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륙엠 Sep 18. 2024

2. 그런데 남미를 꼭 길게 다녀와야할까?

일주일 휴가내고 남미를 다녀오는 일정 제안

남미(라틴 아메리카)로 떠나는 여행은 최소 2주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그래서 추석이나 설 명절이 주중 3일로 딱 자리를 잡는 그때가 바로 남미처럼 먼 곳으로 떠나야할 시기라고. 


아니, 2주도 너무 짧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태반이다. 남미는 적어도 1달은 가야한다고 말한다. 요즘 대부분의 남미 패키지 여행은 베이비부머 은퇴시기와 겹쳐서 인기가 엄청나게 많고, 나이대도 평균 60대 분들이 주류이고, 비용도 1,500만원 이상이나 하며, 기간도 28일짜리가 최고 인기라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머나먼 남미로 어짜피 1번 갔다오는거, 제대로 다 돌고 오자는 것이 대세다.  


맞는 말이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직항으로 남미까지 갈 수는 없어서 무조건 중간에 경유를 해야한다. 태평양을 건너 북미(미국, 캐나다), 혹은 중미(멕시코)를 1차로 경유한 뒤에 남미로 가거나, 유럽이나 중동을 1차로 경유한 뒤 남미로 가는 방법 외에는 없다. 이렇게 될 경우 순수 비행시간만 가볍게 20시간이 넘으며,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보통 30시간 가까이 필요하다. 환승을 한번이 아닌, 두번을 한다면 30시간 넘게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남미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가는데 2일, 오는데 2일, 총 4일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직장인이 5일 휴가를 낸다고 했을 때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으므로(앞뒤 토요일과 일요일을 모두 붙인다면) 순수 남미에서 머물 수 있는 여행시간은 단 5일이 된다. 그런데 2주 이상을 가게 된다면 남미 체류기간이 최대 12일까지 늘어나므로 보고 싶은 것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장점이 확실하게 있다.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2주든, 1달이든 맘껏 남미를 여행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직장인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2주 휴가는 매우 힘든 일이다. 그래서 네이버 카페 남미사랑에 이러한 고민을 올리는 분들이 꽤 있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마추픽추를 보는 것이거나 우유니 소금 사막을 보는 것인데, 1주일 동안 다녀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글들이 있다. 대부분의 댓글은 부정적이었다. 너무 기간이 짧다는 것!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사람은 영원을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순간을 살고 있다. 지금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가 나중에 편안하게 여행다니기 위함이 아닌, 지금 내가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다. 30시간 넘게 비행기타고, 또 현지에서 야간 비행기타고 버스타고 기차를 타서라도 그거 하나 보고 온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행에 나중은 없다. Right now, or Never!


1주일 동안에 남미(라틴 아메리카) 전체를 다 구경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남미에는 크게 4가지가 핵심이다. 1) 페루 마추픽추, 2)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3) 브라질(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 4)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트레킹(모레노 빙하 포함)이다.  보통 1) 마추픽추와 2) 우유니 소금사막이 가장 대표적으로 사람들이 남미까지 가서 보고 싶은 1 순위다. 간 김에 트레킹도 하고 폭포도 보는 것이지, 1)과 2)를 빼고 3)과 4)를 위하여 남미가시는 분은 10%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1)과 2)는 1주일만에 보두 보고 올 수 있을까? 당연히 가능하다.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매우 무리가 따른다. ㅎ 이건 어쩔 수가 없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한다.


그럼 일정을 한번 제시해보겠다.


(1안) 페루 마추픽추와 볼리비아 우유니를 5일 휴가로 다녀오는 방법

1일차(토): 한국(항공 출발) --> 미국(혹은 멕시코) 경유 --> 페루 리마(항공 도착), 리마 숙박 (해발 0미터)

2일차(일) : 페루 리마 (항공 출발) --> 페루 쿠스코 도착(항공 도착), 쿠스코 숙박 (해발 3400미터)

3일차(월) : 잉카레일(철도, 버스 등) 이용하여 마추픽추 당일 왕복, 쿠스코 숙박 (마추픽추 해발 2400미터)

4일차(화) : 페루 쿠스코 (항공 출발) --> 볼리비아 라파스(항공 도착), 라파스 숙박 (해발 3700미터)

5일차(수) : 볼리비아 라파스 (항공 출발) --> 볼리비아 우유니 (항공 도착), 우유니 투어(선셋) 및 숙박 (해발 3600미터)

6일차(목) : 볼리비아 우유니 1데이 투어(선라이즈 및 데이투어), 우유니 숙박 (해발 3600미터)

7일차(금) : 볼리비아 우유니 (항공 출발) --> 볼리비아 라파스 경유 --> 페루 리마 (항공 도착), 리마 (항공 출발)

8일차(토) : 미국(혹은 멕시코 경유) -->

9일차(일) : 한국(항공 도착) 


매우 빡빡하고 숨돌릴 틈도 없는 일정이지만, 단 5일의 휴가로 마추픽추와 우유니 소금사막까지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일정이다. 다만 시차적응과 고산병이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자칫 무리한 일정으로 인하여 처음 일정 외 나머지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는 단점도 있다. 


위 일정에서 조금 여유를 부려보면 어떨까? 무슨 말인고 하니, 페루와 볼리비아로 나누어 한번씩 다녀오는 일정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서울에서 페루 리마, 혹은 칠레 산티아고까지 왕복 100만원 전후로 가격이 형성되어있었다. 지금은 거의 2배 가까이, 심지어 3배 가까운 요금을 지불하고 떠나는 경우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항공요금은 작년보다는 올해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저렴할 것이다. 따라서 페루와 볼리비아를 나누어서 가는 일정도 한번 고려해봄직하다. 그렇게 한다면 페루와 볼리비아를 조금 더 자세히 여유롭게 느낄 수 있게 된다.


(2안-1) 페루 마추픽추와 비니쿤카, 티티카카 호수를 5일 휴가로 다녀오는 방법

1일차(토): 한국 (항공 출발) --> 미국(혹은 멕시코) 경유 --> 페루 리마(항공 도착), 리마 숙박 (해발 0미터)

2일차(일) : 페루 리마 (항공 출발) --> 페루 쿠스코 도착(항공 도착), 쿠스코 숙박 (해발 3400미터)

3일차(월) : 마추픽추 1박 2일 투어(1일차), 버스 등으로 마추픽추 인근까지 이동 (마추픽추 해발 2400미터)

4일차(화) : 마추픽추 1박 2일 투어(2일차), 마추픽추 구경 후 쿠스코 귀가, 쿠스코 숙박 (해발 3400미터)

5일차(수) : 비니쿤카(무지개산) 당일 투어 (해발 5100미터) 후 야간 버스로 푸노 이동

6일차(목) : 푸노 도착, 티티카카 호수 반나절 투어 및 실루스타니 반나절 투어, 푸노 숙박 (해발 3800미터)

7일차(금) : 푸노 -> 줄리아카 공항(셔틀 이동), 줄리아카 (항공 출발) --> 페루 리마 (항공 도착), 페루 리마 (항공 출발) -->

8일차(토) : 미국(혹은 멕시코 경유) --> 

9일차(일) : 한국 (항공 도착)



페루 리마로 도착해서 리마로 아웃하는 일정이며, 쿠스코의 마추픽추 뿐만 아니라, 무지개산 비니쿤카, 푸노의 티티카카 호수 및 고대유적지 실루스타니까지를 구경하고 오는 최상의 일정이다. 단 1회의 야간 버스 일정을 포함하고 있는데, 페루가 자랑하는 크루즈 델 수르(Cruz del sur) 버스 1층 좌석을 재빨리 예약한다면, 숙박비도 1회 아끼면서 쾌적하게 푸노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2안-2)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과 라구나, 칠레 아타카마를 5일 휴가로 다녀오는 방법

1일차(토): 한국(항공 출발) --> 미국(혹은 멕시코) 경유 --> 페루 리마(항공 도착), 혹은 콜롬비아 보고타(항공 도착)

2일차(일) : 페루 리마 혹은 콜롬비아 보고타 (항공 출발) --> 볼리비아 라파스 도착(항공 도착), 라파스 숙박 (해발 3700미터)

3일차(월) : 라파스 시내 환전, 시내 구경(마녀시장), 전망대, 달의 계곡 등, 라파스 숙박 (해발 3700미터)

4일차(화) : 라파스 (항공 출발) --> 우유니 (항공 도착), 우유니 투어(선셋, 스타, 선라이즈 등), 우유니 숙박 (해발 3600미터)

5일차(수) : 우유니 2박 3일 투어(1일차) - 우유니 소금사막 데이투어 후 소금호텔 수박 (해발 3600미터)

6일차(목) : 우유니 2박 3일 투어(2일차) - 알티플로나 고원(라구나, 화산, 플라밍고 등), 저녁 후 온천 (해발 4400미터)

7일차(금) : 우유니 2박 3일 투어(3일차) - 오전에 칠레 국경 통과 및 산페드로 데 아타카마 도착, 아타카마 - 칼라마 공항(버스 이동), 칠레 칼라마 (항공 출발) - 칠레 산티아고 (항공 도착), 칠레 산티아고 (항공 출발) -

8일차(토) : 미국(혹은 멕시코) 경유 -->

9일차(일) : 한국(항공 도착)



볼리비아 소금사막을 제일 먼저 보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일정이다. 라파스에서의 환전(요즘 볼리비아 환율은 길거리 환율과 공식환율 사이에 거의 2배 차이) 후 항공으로 우유니 이동, 우유니에서 선셋, 스타, 일출 투어 후 3일 간의 우유니 소금사막과 알티플라노 고산지대를 모두 구경한 후 칠레 아타카마로 넘아가서 칠레 산티아고까지 항공 이동 후 바로 한국으로 귀국이 가능하다.


어떠신가? 남미로 1주일 휴가를 내고 떠나실 마음이 생기셨는가?


앞으로 나의 이야기는 2안-2를 기반으로 약간의 변형이 있는 일정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정말 빡셌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확실하게 다녀온 보람은 있는 남미로의 여행이었다...


이전 01화 1. 왜 하필 남미(라틴 아메리카)로 떠나야하는 것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