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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륙엠 Sep 24. 2024

4. 남미 1주일, 떠나기 전 준비할 리스트(H/W)

남미에 갖고 갈 필요 물품(하드웨어) 리스트를 확인하자

남미 1주일 다녀오는데, 뭐 준비할게 있어? 그냥 옷 몇벌하고 소지품 정도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맞다. 충분히 옳은 말씀이다. 하지만 여행은 무엇을 얼마나 준비해서 가느냐에 따라서 현지에서의 마음가짐도 행동도 편의성도 경험하는 것이 천차만별이다. 우리 속담에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다. 기왕 빡시게 떠나는 여행, 준비를 좀 철저하게 해서 떠난다면 현지에서의 만족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지금부터 소개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비단 남미 여행 뿐만이 아니고, 어디로 여행을 떠나든지 필요할 수도 있는 준비물임을 미리 밝혀둔다.


1. 하드웨어 준비

의(옷), 식(식사), 주(자는 것)에 관련된 준비물이다. 


1) 침낭

 장기간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 침낭은 반드시 필요한 하드웨어일 수 있는데, 단기간 떠나는 여행에도 필요할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내 생각은 다르다. 단기로 가니까 오히려 더 챙겨야하는 것이 바로 침낭, 즉 Sleeping bag이다. 왜냐하면 짐에 여유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우유니에서 초특급 호텔에 묵는 매우 비싼 호텔을 이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2박 3일 투어를 떠나는 분들은 2박 동안 머물게 되는 호텔이 언제 세탁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침대보와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침낭을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것에 개의치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게 잘 안되더라. 그래서 무조건 침낭을 챙긴다. 침낭도 뻔대기처럼 생긴 것이 있고, 이불처럼 펴지는 것 등 2종류가 있는데, 불처럼 펴지는 것이 크기도 크고 무겁지만 사용하기에는 더 편하다. 이건 어디까지 개인 취향이다. 


노스페이스 홈페이지 침낭 가격(매우 비쌈 ㅎ)


2) 여행용 쿠커(전기 코펠), 멀티 콘센트

나는 1주일 동안은 한국음식 안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은 준비물이다. 하지만 나처럼 한국에서 해외로 가는 비행기를 딱 타는 순간에 김치찌개가 생각나는 분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이 바로 여행용 쿠커(전기 코펠)이다. 여행용 쿠커가 있다면 어느 곳에 숙박하더라도 전기만 공급된다면 언제든지 준비해간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특히 중남미 숙소에는 전기주전자 조차 없는 곳도 많은데, 여행용 쿠커가 있다면 하등 문제가 안된다. 또한 여행용 쿠커는 밤 늦게 숙소에 도착하여 숙소 주위에 식당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을 때에도 갖고간 라면을 끼리서 먹는다면 든든하게 한끼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헌데 아무리 여행용 쿠커가 있더라도 현지 전기용량과 콘센트에 맞지 않는다면 사용할 수가 없다. 따라서 여행용 쿠커는 가격이 있더라도 무조건 100 ~ 230 볼트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한다. 또 콘센트도 각 나라별로 틀리므로, 멀티 콘센트도 반드시 1개 챙겨야한다. 



네이버에서 트레블 쿠커로 검색한 결과

3) 컵반과 라면, 식기 및 설겆이 도구

여행의 재미 중 하나가 현지에서 맛있는 현지음식을 체험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음식은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갖고 가면 된다. 하루 1끼 정도 갖고간 한국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한다면, 컵반(햇반+각종 찌개나 국이 한꺼번에 들어있는 것) 5개와 라면 2개 정도면 충분하다. 거기에 비상용으로 컵라면 작은 것으로 2 ~ 3개 정도 챙겨가면 딱 맞다. 

호텔에서 여행용 쿠커로 물을 끓여서 컵반을 먹거나 라면을 먹은 뒤에는 설겆이를 해야한다. 비누 같은 것으로는 쿠커에 뭍은 라면 기름도 제대로 닦이지 않기 때문에 작은 플라스틱 병에 세재를 꼭 싸서 가는게 좋다. 그리고 1회용 종이 수세미도 몇장 갖고 가면 완벽한 설겆이가 가능하다.


4) 날진 물병(1리터)

 해외 여행을 망치는 것 중 하나가 물갈이다. 각 나라별 물의 특성이 달라서 물이 바뀜에 따라 몸이 적응을 못하고 계속 설사를 하는 것이다. 나도 젊었을 때에는 그런거 몰랐는데, 루마니아에 한번 갔다가 물갈이를 한번 당하고 나서는 계속 조심하게 된다. 

물갈이를 피하는 방법은 한국에서 물을 갖고 가면 된다.^^ 1주일 여행이기 때문에 가방 무게는 분명 여유가 있다. 따라서 본인이 평소 마시는 500미리짜리 생수 3병 정도 넣어서가면 좋다. 그러면 첫날밤 정도는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또 공항 라운지 같은 곳에서 갖고간 물병 1리터 짜리에 물을 채워두는 것이다. 이때 대표적인 물통이 바로 미국에서 만든(made in USA) 날진(nalgene) 물통이다. 네팔 트레커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날진 물통은 미국 FDA에서 승인한 음료수 용기다. 따라서 날진 물통에 물을 충분히 채워서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도 마시고, 내리기 전에도 채워서 내린다면 현지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그래도 현지에서 생수를 구입해서 마시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어느 생수가 가장 믿을만한지 알수가 없다. 이때 내가 쓰는 방법은 스타벅스에서 파는 생수가 무엇인지 확인 후, 그 생수를 마트에서 사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방법은 실패한 적은 없다. 다만 생수 가격이 다른 생수보다 비쌀 수는 있다. 또한 코카콜라 회사에서 만든 생수도 물 맛은 별로일 수는 있지만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생수다.


네이버에서 날진 물통으로 검색한 결과


5) 비상약(고산병에 안걸리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과 바디로션

남미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항상 몸 컨디션을 최고로 만들어서 떠나야한다. 남미로의 여행은 휴양지에서 머무는 여행이 아니지 않는가. 특히 볼리비아와 페루로 떠나는 남미 1주일 여행은 2가지 복병이 있다. 바로 한국과 거의 정반대인 시차(Jet lag)와 3000미터 이상의 고도에서 나타나는 고산병(Mountain Sickness)이다. 


일반적으로 시차는 약 3일 ~ 5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극복이 된다. 1주일 남미 여행에서는 한국으로 돌아올때 시차 적응이 완벽하게 끝나므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남미행 비행기에서 충분히 자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지 도착 첫날부터 현지 시간에 맞추어 밤 늦게 자는 방법으로 해서 남미 시차에 최대한 본인의 신체 리듬을 적응시키는 것이 좋다. 


이에 반하여 높은 고도(3000미터 이상)로 인하여 대기압이 낮아져서 인체의 뇌로 공급되는 산소가 줄어들어 발생하는 고산병은 심하면 목숨까지 앗아가는 무서운 증상이다. 인체의 뇌는 무게는 2%밖에 되지않지만, 산소는 20%를 소비한다. 일반적으로 고도 10km까지 공기 중 산소의 농도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기압은 낮아진다. 따라서 높은 고도에서는 대기압이 낮기 때문에 숨을 쉴 때 뇌 속으로 공급되는 공기 양이 줄어들고(산소포화도 감소), 이로 인하여 뇌에서는 더 많은 산소를 흡수하기 위하여 혈관을 팽창시키면서 머리에 압박을 가하게 된다. 이게 바로 고산병 초기 증세다. 누군가 양손으로 머리를 쎄게 누르는 느낌이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산병이 높은 고도에서 바로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볼리비아 라파스 공항은 4100미터, 페루 쿠스코 공항은 3400미터에 위치하고 있는데, 공항에 딱 내리면 바로 머리가 아픈 것이 아니다. 첫날 낮이나 밤에 도착하여 몸을 움직이면 숨이 가쁜 것을 느낄 수는 있으나, 그것이 두통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숨일 더 깊게 쉬고, 천천히 움직이면 첫날은 평이하게 넘어간다. 문제는 첫날 밤이다. 밤에 잠을 자면 숨을 평소와 같이 쉬게 되고, 이때 뇌로 공급되는 산소양이 줄어들면서 고산병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된다. 숨 쉬기 힘들어서 잠을 깨면, 이미 두통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고산병은 사람에 따라 발생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하루 정도 쉬면 괜챦아지는데, 어떤 사람은 계속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헛구역질이 나고, 나중에는 설사까지 하게된다.  고산병을 없애는 가장 확실하면서 빠른 방법은 고도가 낮은 곳으로 내려가야한다. 일반적으로 고산병은 3000미터부터 증상이 나타나므로, 3000미터 이하의 지역으로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페루 쿠스코(3400미터)에서 마추픽추 인근(2400미터)으로 이동하면 고산병 증상을 훨씬 완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흡사 배에서 멀미를 하다가 육지에 내리면 멀미가 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있다. 


그렇다면 고산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때 가이드는 절대로 하루 1000미터 이상의 고도를 높이지 않았다. 천천히 걸으면서 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충분히 마시고, 천천히 고도를 높이면 고산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남미의 경우 걸어서 도달하는 것이 아닌, 비행기나 버스로 고도가 갑자기 높아지는 경우이므로 이 방법은 사실 무의미하다. 페루 리마는 해발 고도 0미터이고, 쿠스코는 3400미터다. 따라서 다른 방법으로 예방을 해야한다. 


고산병 예방약은 없을까? 배를 타기 전에 배멀미를 예방하기 위하여 키미테를 붙이거나 멀미약을 먹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듯, 고산병도 예방이 가능하지 않을까? 100퍼센트 고산병을 예방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중에는 고산병 예방약을 팔고 있다. 대표적인 알약이 아세타졸아미드다. 아세타졸아미드 약의 원리는 화학적 성분으로 인체의 호흡을 자극(?)하여 혈중 산소포화도 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 약을 먹으면 화학적으로 혈중 산소포화도 농도를 상승시켜 뇌로 공급하는 혈류 속 산소 농도를 인위적으로 높인다는 뜻이다. 1회에 반알씩, 하루에 아침과 저녁으로 복용하면 고산병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효과가 확실히 있기는 하다.  단, 이 약의 복용 조건이 있다. 하루에 물을 3리터 이상 마셔야한다. 약 복용으로 인하여 인위적 과호읍으로 인하여 생긴 노페물을 몸 바깥으로 빼주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시는 방법 밖에 없다. 그래서 고산병약은 모두 이뇨제의 일종이라고 얘기도 한다.


나의 경우에는 고산병 초기에서 찾아오는  두통을 치료하기 위하여 타이레놀을 꼭 챙겨간다. 고산병이 찾아오는 밤에 2알을 먹어주면, 그나마 두통이 완화가 되고 참도 4~5시간을 더 잘 수 있다.


지난 여름 한국은 무척 습하고 더웠다. 헌데 남미는 한국과 정반대인 건조한 겨울이다. 나이가 드니까 젊었을 때는 나타나지 않던 병 중 하나가 피부 건조증이다. 기온이 낮고 건조해지면 손, 발 뿐만 아니고 온 몸이 건조해진다. 따라서 남미 도착 후 샤워를 한 다음에는 무조건 바디로션을 발라줘야한다. 바디로션은 피부 건조를 예방하는 것 외에 한가지 기능이 더 있다. 바로 셀프 맛사지 기능이다. 한국에서 많이 걷지 않다가 남미 여행와서 갑자기 많이 걸으면 온 몸에 안쑤시는 곳이 없다. 특히 종아리, 발바닥 등에 갑작스런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이때 바디 로션을 손에 듬뿍 담아서 종아리, 발에 떡칠(?)을 한 뒤 손으로 정성스럽게 쓰다듬으면서 구석구석 맛사지를 약 10여분 정도 몸에 땀이 나도록 해준다면, 다음날 놀라운 효과를 볼 것이다.


6) 기타


남미는 소매치기가 많고, 비싼 명품은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핸드폰은 예전 것을 가지고 와야하고, 지갑이나 현금도 분산해서 보관해야하고, 화려한 옷이나 값이 나가는 물건 등은 아예 갖고 오지 말아야한다고 말을 한다. 맞는 말이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분은 아이폰 15 프로가 있음에도 도난의 염려 때문에 아이폰 10을 갖고 왔다고 한다. 각자 개인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다르므로 어느 것이 맞다/틀리다의 문제는 절대로 아니다.


다만 여행의 목적에 맞게 제대로 준비물을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두려움과 설레임을 안고 떠나지만, 다녀와서는 남는 것은 추억(사진) 뿐이다. 그러니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에 맞게 잘 준비하고, 신중하고 안전하게 행동한다면, 남미도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하지 않다. 다 사람이 사는 곳 아니던가.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남미에서는 마약상들 간의 총격전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길거리를 돌아댕기면 깡패들이 총들고 서서 소지품 검사해서 값이 나가는 것들을 모두 쫘악 갖고 가는 곳이 일상적인 곳은 절대로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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