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울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들

by 봄봄

"선생님~ 저 요즘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평온하게 살아본게 요 근래 처음인거 같아요.

하나 걱정이 있다면, 다시 이전처럼 우울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요."


이런 염려가 들기 시작했다면, 저는 현재 정말 좋아진 상태라 할 수 있는 고민이라고 진심 어린 축하를 해줍니다. 그리고 앞으로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생활을 하면 좋을지 대화를 나눕니다.

우울을 예방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진료실에서 설명할 때 가장 공감을 많이 받고 효과가 좋았다고 하는 방법 세 가지를 공유해볼까 합니다.

첫 번째는 '스트레스 물컵을 늘 생각하라'입니다.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평소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하나하나 인지하지 못하는 작은 스트레스들이 물컵 위로 똑똑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스트레스의 정도가 물컵의 2/3 이상 차버리면 안 됩니다. 갑자기 예기치 못한 스트레스가 왔을 때 받아줄 여력이 없어지니까요. 찰랑찰랑 넘칠 듯 말 듯 유지하고 있으면, 작은 스트레스에도 물이 넘쳐흘러 감정을 주체 못 하는 상태가 됩니다. 내 스트레스 물컵은 어느 정도 차있는지 상상해 보고, 물컵 아래 작은 구멍을 내서 스트레스를 흘려보내줘야 합니다.

스트레스 푸는 자신만의 활동이 있습니까?

바로 몇 가지 주르륵 생각이 난다면, 평소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고 있는 분입니다.

없어도 괜찮습니다. 지금부터 자신을 돌아보고, 어떤 활동을 할 때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지 찾아가면 됩니다.

두 번째는 '감정 돌보기'입니다.

우리의 감정은 0점을 기준으로 위아래로 파동 치며 흘러갑니다. 너무 일직선으로만 가면 오히려 정신과적으로 문제시되는 상황입니다. 기분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고 출렁출렁 흘러가는데, 그러다 쭈욱 떨어져서 우울삽화라고 하는 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의 우울로 가기도 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감정의 출렁임을 관찰하며, 내 기분이 쭈욱 떨어지기 시작할 때의 초기 징후를 잡아내는 것입니다. 이미 훅하고 떨어진 후에 올리는건 쉽지 않지만, 초기에 잡아서 다시 끄집어 올리는 것은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초기 징후들은 작은 일에도 예민해져요, 안 씻어요, 방이 지저분해져요, 친구들 보기가 싫어져요, 많이 먹어요 혹은 잘 못 먹어요 등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과거 우울증 초기에 어떤 증상들이 있었나 돌아보고 미리 메모해 두면 좋습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인지 파악해봅시다. 기분이 울적할 때 친구를 만나고 오면 기분전환이 되는 분도 있고, 반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회복이 되는 분도 있습니다. 정답은 없으니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세 번째는 '인지왜곡 줄이기'입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수많은 생각들 중에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어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 못하면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거야, 이러다 회사에서 잘릴지도 몰라, 나는 역시 부족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부정적 생각들을 하면서, 나를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우울해지기 시작하면 나 자신에 대해서도, 내 주변에 대해서도, 내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상은 투명빛인데, 회색 안경을 끼고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시로 생각의 방향을 점검해 보고, 올바르게 이성적인 생각을 하도록 다시 끌고 올 필요가 있습니다.

기분을 의식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많이들 놀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기분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지만, 그냥 알아서 움직여지고, 내가 조절할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시로 내 기분 상태를 살피고, 내 스트레스 물컵을 점검하고, 생각의 방향을 점검하다 보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잔잔하게 감정이 유지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감정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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