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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미 Jan 24. 2024

우리 가족의 미용실 루틴

힐링 공간과 코스의 탄생

두달에 한번 일요일은 우리 가족이 미용실에 가는 날입니다. 

엄마는 뿌리염색을 하고, 각기 필요한 사람은 커트를 하는데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여러 미용실을 돌고 돌아 한곳에 정착한지 2년째. 제가 먼저 들러보고 동네 미용실답지 않은 샴푸실과 편안한 분위기에 반해 아이들도 데리고 가고, 직장 근처 미용실을 가던 남편도 어느덧 같이 정착했습니다. 


아이들도 다른 미용실과 다른 인테리어와 편안한 샴푸실에 반해서 정말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인테리어라함은 벽에 페인트가 듬성듬성 칠해져 처음 아이가 방문했을때 귓속말로 '엄마, 여기는 왜 페인트를 칠하다 말았어? 오래되서 벗겨진거야?' 라고 물었던 그런 느낌입니다. 샴푸실은 편하게 누워서 샴푸실만의 아늑한 조명과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쉼'이라는 느낌을 받을수 있어 아이들도 즐기고, 저 역시 제일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들이 모여 머리가 곤두서고 저릿저릿한 느낌이 올때, 샴푸실에 누워 풍성하게 낸 거품속 두피마사지와 지압을 받고 나면 어느덧 복잡한 머릿속이 개운해집니다. 나의 힐링 코스로 명명하고, 이곳을 다녀오면 난 정말 스트레스가 풀려! 라고 정해놓은 것도 크게 도움이 되는것 같습니다. '여길 다녀오면 난 머릿속이 개운해지더라' 라는 생각은 정말 신기하게도 큰 힘을 발휘해서 힘든 일이 있을때 다녀오면 머릿속이 맑아지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유독 힘들었던 지난 주말, 샴푸실에 누워 '아, 이제 다 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는거야!!'라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면서, 이런 공간을 다른 분들도 한두곳씩 만들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용실에서 각자 머리를 하고 개운한 모습으로 만난 우리는 

다음 코스인 미용실 건물 1층의 떡볶이집으로 갑니다. 아직 매운걸 먹지 못하는 둘째아이와 떡볶이를 좋아하는 첫째아이 모두의 욕구를 만족시킬수 있는 돈까스도 파는 떡볶이집입니다! 

큰아이가 좋아하는 떡볶이에 야끼만두를 넉넉히 주문하고, 둘째아이가 좋아하는 돈까스를 주문해서 가족 모두 배부르게 먹고 나면 두달에 한번 있는 일요일 루틴은 끝이 납니다. 


오늘은 미용실 가자 하면 자연스레 큰아이는 오늘도 떡볶이랑 야끼만두 먹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가족이 모여 두달에 한번 하는 루틴이 만들어졌네요.  

가족끼리 늘 행하는 의식이 생겼다는 것은 우리 가족만이 공유하는 무언가가 생긴거 같아 가족을 더 단단히 하는 느낌입니다. 소소한 생활을 공유하며 추억이 되고 행복이 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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