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은 찬란한 튤립을 두르고
개나리꽃을 가득 안고 함박웃음을 지어
봄날의 왁자지껄
나만 못하는 것 같아
난
낙엽 소녀
바스락거리는
산산이 부서지는
존재 같기만 해
어느샌가 말라버렸지
내가 누구인지 모른 채 하루하루
다 미워
그런데
어쩌면
그렇지 않은지도 모르겠어
바람이 속삭이는 말들
사그라졌던 건 나만 바라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 내 마음만 보지 않을래
어쩌면 연둣빛은
그저 한걸음 두 걸음씩 서로를 돌보는 걸지도 몰라
바스락거려도 괜찮아
잘하지 못해도 돼
내 바스러짐 속에 생명이
나와 다른 이를 돌볼거야
낙엽 마음속에도 연둣빛 물방울이 감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