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원한 - 잊혀진 아이

우리는 사라졌어, 아주 오래 전에.

by 벗곰

- 이것은 아주 오래 전, 오래 전 이야기이다.


오늘은 조금 서글픈 이야기를 하나 꺼내 볼까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친구가 없었다. 그래도 나는 공부를 제법 잘했다. 몇몇 담임 선생들은 나를 총애했다.

아이들은 나를 싫어하면서도 반장인 나의 명령에 대부분 복종했다.


그러나 내 동생은 나와 상황이 좀 달랐다.


내 동생은 언젠가부터 진짜 왕따였다. 내 동생은 아주 어릴 때 틱 장애를 앓았다.


의사는 그에게 ADHD 약을 처방했다.


그는 학교에서 대부분 엎드려 잠만 잤다.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으며, 선생으로부터 무시당했다.

그것은 은연중에 그가 또래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동생의 진짜 비극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쯤, 우리는 그때까지 살고 있던 깡촌에서 벗어나 인근 도시로 이사했다.


내 동생은 건강상의 이유로 1년 정도 집에서 쉬었다.


전학 간 첫날이었다.


그는 또래의 양아치 같은 동기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했다.


아마 그 양아치들은 내 동생이 1년 정도 학교를 쉬었다는 이유로, 그가 자신들과 비슷한 부류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들은 내 동생을 학교 뒤편으로 불렀고, 두 명이 내 동생을 붙잡아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중에서 우두머리 양아치가 내 동생을 집중적으로 때렸다. 내 동생은 이빨이 서너 개 부러졌고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어 응급실에 실려 갔다.


내 아버지는 학교에 항의하러 갔다.


처음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아버지는 책상을 뒤엎고 난동을 피웠고, 그제야 누군가 그를 말렸다.


가해자의 부모가 합의를 위해 찾아왔다. 그는 내 어머니의 동정심에 호소했다.


다 같이 자식 키우는 부모가 아니냐고, 자신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라 합의금을 지불 할 수 없다고, 자식을 감옥에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내 어머니를 설득했다.


부모님은 합의금도 받지 않고 그들을 용서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훗날 종종 나에게 말했다.


‘그때 그 새끼 뺨이라도 한 대 때렸어야 했는데. 왜 등신같이 그걸 그냥 용서해 줬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내 동생은 끝났다.


그렇게 그는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었다.


그 이후로 동생은 소위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방에 틀어 박혀 있다.

17살 있었던 그 일 이후로, 곧 마흔이 되는 지금까지 줄곧.


그는 세상에서 거의 완벽하게 사라졌다.

그는 이제 우리의 작고 소박한 ‘집 안’에서만 존재한다.


동생은 아주 드물게 외출한다.


외출 하기 전에 한 시간 정도 샤워를 하고, 돌아와서 샤워를 한 시간 정도 더 한다. 화장실을 다녀 온 후에는 한참 동안 손을 씻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 한다.


그에게 세상은 불결한 곳이다.

그는 자신의 방에 컴퓨터와 책상, 작은 옷장 하나, 침구 하나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지금에 와 나는 후회한다.


나는 왜 그때 그렇게 내 동생에게 무심했던 것일까?


나는 살면서 어리석은 실수를 수도 없이 저질렀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 중 한 가지다.


내 동생의 비극은 상당히 오랫동안 우리 가족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다시 말해, 이것은 꽤 오랫동안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우리 가족의 패배의 역사’였다.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회. 불공정과 비극을 단순히 눈앞에서 치워버리는 것으로 해결했다고 마무리 짓고 끝내는 사회.


나는 상당히 오랫동안 내가 속한 사회를 증오해 왔다. 당연히 나 자신도 포함해서.


나는 때때로 생각에 잠긴다.


언론이나 방송에서 내 동생과 비슷한 사연이나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생각에 잠긴다.

‘죽지 않은 그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라고.


때때로 혼자 거리를 걷는다.


나는 내가 걷는 거리를 용서할 수도 없고, 사랑을 그만둘 수도 없어서 우울하다.


거리에서 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가끔 나를 쳐다본다.

그들은 마치 여전히 내가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틀렸다.


내 동생처럼 나도 유령이다. 이제는 나도 유령이 되었다.


이따금 누군가 나를 미소지으며 바라볼 때마다, 나는 종종 그들을 붙잡고 묻고 싶었다.


‘누가 우리를 도축했지?’라고.


신앙심 깊은 나의 부모는 결국 두 자식을 모두 잃었다.


나는 언젠가 도서관에서 작은 책을 집어 들었다.


지금은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그 책은 나에게 말했다.


어느 날 부처님에게 한 여인이 찾아왔다. 그녀는 자식을 잃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부처님께 간청했다. 그녀는 죽은 자식을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여인의 말을 다 듣고 난 이후 부처님이 말했다. "자식을 잃지 않은 집을 찾아라. 그리고 그 집에 가서 겨자씨 한 줌만 얻어 와라. 그러면 내가 너의 죽은 자식을 다시 살려주마."

그녀는 단 한번도 자식을 잃어 본 적 없는 행복한 가정을 찾아다녔다. 그녀는 집집마다 돌아다녔다.

그러나 어느 한 집 하나 자식 잃지 않은 집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깨달음을 얻었고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나의 어머니에게 들려주었을 때, 그녀는 거의 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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