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말라카에서 만난 예스퍼
고속도로 위에 치켜둔 엄지손가락.
한국에서 몇 번 해봤다고는 하지만,
세계여행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리라 생각도 못 했다.
설렘으로 올려세운 엄지손가락이
앞으로 내 여행의 일부 방식이 될 줄은 더욱 몰랐다.
역시 여행은,
역시 인생은,
이래서 재밌다.
*히치하이킹: 지나가든 모르는 사람의 차량이나 운송수단을 목적지, 또는 도중까지 얻어타는 것을 뜻한다.
카우치서핑 알림에서 히치하이킹으로 말라카에 간다는 공고를 본다.
마침, 말라카에 가려고 생각해 둔 찰나, 공고를 올린 이에게 연락한다.
글쓴이는 독일-스웨덴계 유럽인(이하 예스퍼)으로
오로지 히치하이킹만으로 동남아시아를 여행하고 있다.
예스퍼는 부랴부랴 그랩에서 내리며 늦어서 미안하다며 연신 사과한다.
나도 방금 왔기에 괜찮다며 말하는 사이
그는 짐칸에서 낡은 배낭을 꺼낸다.
예스퍼가 준비한 상자와 매직으로 목적지를 적는다.
찌익 소리를 내며 내려가는 매직은
내 가슴을 설렘으로 요동치게 한다.
"예스퍼, 나 해외에서 히치하이킹이 처음이야!
너무 설레!
어떤 일이 펼쳐질까?"
설렘을 오랫동안 느낄 새도 없이
엄지를 올린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성공한다.
운전자와 갈림길에서 헤어져
다시 올린 엄지는 3분도 채 되지 않아 성공한다.
버스를 탄 것보다 일찍 말라카에 도착한 것이다.
스친 인연이 내준 호의에
감사하면서도 어리둥절해하는 나에게
예스퍼는 말한다.
"히치하이킹이 이렇게나 쉬운데,
왜 사람들은 안 하는 거야?"
말라카에 도착해, 우린 거리를 걷는다.
말라카는 관광 도시를 자랑하는 듯,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다.
한 카페 앞에 달콤한 케이크가 전시되어 있는 걸 바라보는 내게 예스퍼는 말한다.
"내가 케이크를 아주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줄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눈을 감고,
온몸다해 케이크를 음미하며 냄새를 들이마신다.
"모든 건 네 뇌에서 움직여.
그냥 저 케이크를 먹는다고 생각하며
누구보다도 맛있게 음미하는 상상을 하면
너의 몸은 케이크를 먹었다고 착각할 거야."
음식을 먹는 그의 방식이 참 좋다.
나도 케이크 진열장 앞에서
있는 힘껏 케이크 냄새를 먹는다.
"(깊게 냄새를 들이마신 뒤)
이 케이크, 정말 맛있다."
"너는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인이랑은 매우 달라.
너는 왜 주류 한국인이 아닌 거야?"
"네가 말하는 '주류 한국인'이 뭔데?"
"보통 한국인들은,
의견 표출에 소극적이고,
계속 조용히 웃기만 하던데,
너는 네 의견도 표출하고
무엇보다 생기가 넘치잖아.
그리고 조금 엉뚱한 거 같아."
그는 여타 한국인과 다른 나를
가짜 한국인(Fake Korean)이라 부르곤 한다.
독일에서 지내다 15살에 스웨덴으로 넘어간 그는,
대학교와 맞지 않는 걸 깨닫고,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공장은 그에게 세상의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
심지어 영어도 못 하는 이를 보며
그는 흥미를 느꼈다.
"다양한 형태의 사람을 보면서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어?"
"아니.
스웨덴에서는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져.
가난한 사람들에게조차도.
네가 공부하고 싶으면 할 수 있고,
일도 할 수 있고,
일하면서 졸업장을 받을 수도 있어.
돈도 쉽게 벌 수 있어.
그들은 그저
자기의 길을 걸을 야망이 없는 거지."
덧붙여 그는 말한다.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사실이 있어.
첫번째, 삶은 불평등해.
두번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생물학적으로, 유전적으로 기회가 다른 거야.
모두는 자기만의 한계와 운명, 그들의 역할을 갖고 있는 거야.
못생긴 사람은 미스코리아에서 상을 탈 수 없어.
누구도 탈 거라고 예상하지도 않지.
그 사실을 우린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고,
걱정하지 않는 거야.
자기가 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하는 거지.
자기가 할 수 없는 거에 집중하기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하는 거야.
우리는 삶의 끝에 도달하기 전까지,
우리 삶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몰라.
그 삶의 끝에는, Life is over.
그때가 되어서 우린 당시 선택들이 '좋았다, 아니다'를 이야기할 수 있지."
"그 사람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외롭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그가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야.
그를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 건,
그가 누군가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 사회구조이지.
그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야.
그가 어떤 문제를 받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
그를 행복하지 않게 만들지.
내가 살았던 독일 같은 경우는,
무언가 잘못됐다면 바로 항의하고 투쟁할 수 있지.
그렇지만 여기서(말레이시아)는 그러지 못하잖아."
예스퍼는 독일 교육을 받은 사람답게
굉장한 반골 기질을 타고났다.
연신 질문을 퍼붓는 내게 그는 단호히 말한다.
"데이지. 너는 질문하는 걸 잘하지만,
대답하는 걸 못 해.
내가 음식 먹을 동안에 내 질문에 대답해"
언제나 사람들에게 질문하곤 했던
나는 내가 뱉은 질문에 대한 내 답을 찾지 못한다.
그의 날카로운 질문은 종종 내가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한다.
"네가 대학교에 진학하고 싶던 이유가 뭐야?"
예스퍼의 질문을 받기 전까지,
진지하게 대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나만의 답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대학에 가지 않는 내 삶을 한 번도 그 일말의 가능성도 두지 않아 왔다.
왜 나는 대학에 가야만 했을까?
왜 나는 대학이라는 틀 밖 세상에
나를 한 번도 두지 않았을까?
"내가 대학교에 들어간 이유는···,
선생님이 말하곤 했어.
네가 학생이라는 신분이면,
너는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고,
다양한 경험은 무료로 할 수 있다고.
또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고.
사람들의 인식, 좀 더 나은 생활,
열린 사고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우물쭈물 나름의 이유를 말하며 예스퍼의 반응을 살핀다.
예스퍼는 오물오물 중국 면을 마시며 말한다.
"나를 쳐다보지 마.
너 스스로에게 대답해."
"음···, 만약 내가 학생이 아니라면,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어.
예를 들어 내가봉사하고 싶으면,
나는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지.
(머뭇거리면서) 사회에 나가기 전에 학생으로 머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야."
"사회적 이유구나.
대학교 이외에 다른 무언걸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 있어?
만약 네가 대학교에 안 갔다면,
넌 뭘 했을 거 같아?"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나는 아마도 나만의 사업을 시작했을 거야.
프리랜서처럼...
아니면, 여행을 더 일찍 시작했으려나."
"너는 어떤 종류의 사람이었어?"
"나는 언제나 시간을 잘 보내고 싶어 했어.
활발하고, 열려있고,
··· 언제나 무언가를 배우고 싶어 했던 거 같아."
"고등학교 때 한 번도 포기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
"고등학교 때 울면서까지 공부한 이유가 뭐야?"
"네가 했던, 살면서 했던 가장 미친 짓이 뭐야?"
"제일 처음으로 취했을 때가 언제야?"
"···"
나는 예스퍼의 연신 질문에 대답했고,
내 대답을 쭉 듣더니
예스퍼는 말한다.
"너는 네가 진짜 하고 싶다기보다
너 주위의 반응, 사람들의 반응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구나."
예스퍼가 남긴 한마디 한마디는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그와 있으니 나는 틀에 박히며
여전히 남의 눈치를 신경 쓰는 사람이다.
한국에 있을 당시는 전혀 듣지 못한 소리인데,
그 옆에 있으니, 나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난다.
여행을 하면서도 무언가 성과를 내려고 하는 내 모습은,
히치하이킹으로 근 3년을 여행해 온 그의 삶에,
바람 가는 대로 흐르듯이 살며 계획 없이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는
쾌락주의자 예스퍼의 모습에 확연히 반사되어 돌아온다.
그는 내게 '여행'이란 개념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자유분방한 그의 모습에 그동안 틀에 갇혀 살았던
내 순간이 느껴지기 때문일까.
나름 자신을 자유로운 사람이라 여겨왔지만,
나는 사회라는 인식에 갇혀
걱정하는 인물일 뿐이란 생각이 강하게 든다.
계획대로 살지 않아도,
물 흐르듯 살아도,
다 살아지는구나.
좁은 어항에서 헤엄치던 물고기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수영하는 물고기를 만난다.
어항 물고기는 자신의 어항이 얼마나 작은지
태평양 물고기를 통해 깨닫는다.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면,
폐허를 탐방한다는 예스퍼를 따라간다.
예스퍼가 말라카에 오기 전,
지도에 미리 표시해 둔 폐허 중 한 곳을 찾아간다.
바닥에 가득 찬 유리 조각을 밟으며 우린 계속 대화를 나눈다.
"기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기록에 몰두하다 보니, 아름다운 것을 보면
그 아름다운 것 자체에 음미 되는 게 아니라,
이걸 영상으로 남겨야겠다.
이걸 기록해야겠다 같은 생각이 드는 게 싫어.
물론 기록의 이점도 많지만,
기록이 나의 감상을 잠식하는 느낌이 싫단 말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온전히 내가 순간을 음미할 수 있기 위함과
공유할 수 있기 위함의 경계를 조절할 필요가 있지."
"우리는 이렇게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운이야."
예스퍼의 말에 나는 대답한다.
"여행하지 못하는 남들과 비교하며
우리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건 그다지 좋지 않은 생각 같아."
"맞아. 동의해.
그러나 때로 우리는 우리 위에만 바라보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우울해하곤 해.
그것보다 아래도 보고 위도 보며
균형 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어?"
우린 말라카 도시 곳곳을 걷는다.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앉고,
앉아서 쉰다.
쉬며 이야기 나눈다.
꿈은 중요해.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한다는 점에서 정말 중요해.
실패는 생각하지 마.
It dosen't fucking matter.
실패는 너의 전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게 아니야.
가장 중요한 건 너 자신이야.
너의 삶이라고.
It's your fucking life
삶은 굉장히 빨리 끝나.
It's over very fast
네가 실패를 걱정하고, 두려워한다면,
집어치워.
그냥 하는 거야.
Fuck up. Just do it.
다시 걷는다.
이 여행이 나는 좋다.
어느덧 껌껌해진 거리에서 보름달은
가로등이 되어 우리의 식탁을 비춘다.
휘영청 보름달 아래 이야기를 나누던 중
1 링깃(약 300원)으로 휴지를 팔러 한 아주머니가 다가온다.
예스퍼는 눈길을 주고는 휴지를 산다.
휴지를 팔았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아주머니는
나와 예스퍼가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선물로 준다.
"사실 나는 이런 걸 산적이 없어.
그게 옳고 그르고가 아니라, 그냥 안 샀어.
근데 이번에는 다르게 생각했어.
그가 우리를 방해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에게 정말 설명하려고 이론적으로 노력한다고 느꼈어.
너는 왜 안 샀어?"
"나는 휴지가 필요 없으니까.
또, 나는 그에게 연민을 갖고 있지 않아.
만약 내가 이걸 사거나,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기부를 한다면,
그들은 오직 구걸하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이야.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돈 버는 게 잘못된다는 걸 알아야 해."
"아이들의 경우는 동의해.
그렇지만, 그는 은퇴자야.
그리고 그는 무언가를 팔려고 했던 거잖아.
일반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행운을 가진 사람이야.
우리는 특권자라고."
"그렇게 생각해?"
"완전히.
너는 당연히 너보다 잘난 사람들만 생각하면 안돼.
우린 이렇게 여행한다는 사실부터 당연히 특권을 가졌고,
언제나 기꺼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지.
그들은 무시하는 건 용납되지 않아.
어떻게 무시할 수가 있겠어?
그건 끔찍해."
"그치만, 우리가 기부한다면,
이런 방식은 좋지 않아.
내가 고작 이 휴지 조각을 산다고 해서
그를 도왔다는 사실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지고 싶지 않다는 말이야.
그는 가난하고, 나는 그를 도와야 하니까
마땅히 휴지를 사야겠네.라는 생각이 나는 싫어.
이것보다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나도 동의해.
그치만, 이건 더 의무인 거야.
가치 있는 거라는 거지.
나는 히치하이킹으로 쭉 여행을 해온 행운을 돌려줘야 하거든.
언제나 받으려고만 해서는 안돼.
누군가가 무언가를 팔려고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면,
거기서 어떻게 거절하겠어.
거절할 마땅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
그래 네 말이 맞아. 나는 어쩌면 여행하기보다 모든 돈을 기부할 수 있어.
복잡한 문제야. 더 큰 구조로 생각하면 이기적인 거지."
"나는 내가 행운이라고 생각한적이 한번도 없어."
"그게 되게 웃겨.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 위에만 바라보지.
실제로 자기가 맨 위에 있는 사람도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위를 바라보지."
(웃음)
"그래.
그치만 비교를 통해,
아래를 비교하면서 나의 처지에 안도하고,
기뻐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 "
"만약 네가 위에만 보며 네 삶을 비난한다면,
당연히 너는 아래도 보면서 너를 중간으로 놓아
균형을 잡아 자신을 존중해야지.
하지만 너의 말에 동의해.
너의 행복은 다른 이들과의 비교를 통해
이루어지는 게 아니야.
그게 작동 방식이지.
비교로 얻는 건 절대 작동하지 않아."
쾌락주의자인 예스퍼는
삶을 나눌 동반자와
성적 쾌락을 나눌 상대방이 따로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성적 쾌락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 내게는 꽤나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에게 묻는다.
"사랑이 뭐야?"
"사랑은, 환상 (illusion)이야.
나는 사랑을 믿지 않아.
누구도 사랑하지 않지.
나는 단순히 누군가에게 매력을 느껴
앞으로도 그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이지.
그냥 사실에 대해 생각하는 거지.
나는 그녀가 보고 싶고,
그가 만나고 싶고,
그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그 사실.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의무는 없어.
상대에게 흥미를 잃는다면, 그저 멀어지는 거지.
그러다 새로운 인연이 또 등장하는 거야.
그냥 삶을 사는 거지.
그냥 너는 좋은 시간을 갖는거야.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야."
예스퍼는 내게도 묻는다.
"너에게 사랑은 뭔데?"
"사랑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
그중에서 우리가 지금 말하는
상대방에 대한 로맨틱한 의미의 사랑이라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서로에게 궁금해하는 거 아닐까.
그가 지금 무얼 하는지 궁금해하는 거."
고개를 끄덕이며 예스퍼는 말한다.
"빛이 물에 번지는 그 순간을 난 정말 사랑해."
blind lights.
maybe you can show me how to love.
크루즈를 타고 싶다는 나의 말에
크루즈가 지나는 길을 따라 걷자고 말한 그의 사고가 좋다.
유람선의 배가 부둣가를 지나가는 소리는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예스퍼는 가져온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를 튼다.
말라카 강 옆,
우리는 꿀물 음료를 마시며
The Weekend 노래를 듣는다.
큰 보름달이 빠르게 지나가는 구름 뒤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내가 할 수 밖에 없는건 오로지
이 순간의 밤공기를 들이마시는 일 뿐이다.
그리고
밤공기를 내뱉으며 행복하다 생각하는 일 뿐이다.
은은히 강 위를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며
그에게 삶의 이유를 묻는다.
내 삶의 이유라.
나는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동시에 겪을 수 있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느낄 수 있지.
인생은 짧고, 죽음은 확실하잖아.
내가 앞으로도 좋은 경험을 할 거라는 희망이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살 거야.
삶을 끝내는 건 낭비잖아. 자살은 내게 용납되지 않아.
난 앞으로도 내 경험과 지혜를 후세에게도 보존하고 싶어.
더 많은 세계를 탐험하고 삶의 동반자를 찾고 공동체를위해 번식을 하는 거지..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이바지하려고 노력해.
너도, 그리고 나도.
"희망을 믿어?"
"믿지."
"희망이 뭔데?"
"믿음.
더 나아질수 있다는 믿음."
"예스퍼 너의 희망은 뭐야?"
"건강해지고, 계속해서 엄청난 사람들을 만나는거야.
너 같은"
"마지막 말,
한번 더 해봐 (웃음)"
말라카 여행은 예스퍼와의 대화로 가득 찬다.
말라카의 작은 마을은
우리 대화를 채우는데 조그만 세트장이 된다.
함께 먹은 중국 음식, 길거리 음식은
우리 대화를 위한 좋은 소품이 되고,
예스퍼의 장난기 어린 말과 연기는
우리 대화를 위한 훌륭한 연출이 된다.
비포선라이즈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예스퍼도,
말라카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도
안녕.
데이지 (신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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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데이지]는 21살 신예진(데이지)이
대학교 휴학 뒤, 1년 간 전 세계 45개국을 여행하며 만난 이에게 '삶의 이유'를 묻는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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