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거 다하는 해

by 다정

아직 26이라는 숫자와는 덜 친해졌다. 폴더명도 [25.01]로 만들어둔 걸 한참 있다 발견하고, 노트에 날짜를 쓸 때도 2....6으로 힘겹게 쓰는 중이다. 해가 바뀌었다는 실감은 덜하지만 나에게는 2026년을 온전히 즐길 에너지가 충만한 상태이다. 25년을 돌아보며 이어가고 싶은 일이 많았고 26년에 새롭게 하고 싶은 일도 더 생겼다. 해가 바뀌기도 전부터 설렘이 있었다.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연말이 있었나 싶어 잠시 의아했지만, 이 모든 건 내 안으로부터 시작했기에 유려하게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 이 감각을 즐기려 했다.


올해의 목표는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해'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하고 싶은'과 '다'는 조금 두루뭉술한 표현에 기대어 목표를 정했다. 머릿속을 가득 채운 하고 싶은 것들을 정말로 다 해내고 싶다. 우선, 작년부터 해온 인터뷰 프로젝트와 독서모임을 이어갈 거다. 다정한 인터뷰는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 많고 질문할 에너지가 있어 시작하였는데, 여전히 남아 많고 또 그런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보고 싶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쑥쑥모임은 호스트이면서도 유일하게 걱정이 없는 모임이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완성되는 감각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연말에 처음 열어본 전시도 너무 좋았다. 초대하고 맞이하며 '내가 이 두 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나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해 준 전시를 올해도 또 한 번 하고 싶다. 소설을 쓰고 책을 낸 경험도 좋았다. 책을 낸 직후에도 자신감이 없었는데 지금은 개정판에 어떤 이야기를 더할지,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쓰면 좋을지 재미있게 상상한다. 나아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쓰고 싶다는 생각에 공저 프로젝트도 진행해보려 한다. 함께 쓰고 이야기 나누며 더 채워질 글이 궁금하다. 다양한 곳과의 협업도 활짝 문을 열어둘 예정이다. 동료 창작자 분들도 만나고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고 싶다. 그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할 '나'도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격증 공부도 하고 싶고, 강사로서 긴 주차 프로그램도 이끌어 보고 싶다. 예전에는 이렇게 많은 것을 머릿속에 넣고 있으면 부하가 걸려 힘들었는데, 어쩐지 이번에는 즐겁고 신나는 마음뿐이다. 한 해의 시작이 기분 좋게 기운차다. 샘솟는 에너지를 안에서 밖으로 잘 내보내며 하고 싶은 거 다하는 해로 재미있게 만들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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