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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Jan 04. 2018

시월 한티성지에서

시월이 가면

갈맷빛 잎새에

외로움이 가을로 물들고     


그리움에 젖은 잎새

눈물처럼 낙엽 되고     


서늘바람 휑하니

낙엽진자리에

그리움이 쌓인다.     


노을마저 져버린 하늘가에

붉은 빛 홀로 초승달이 섧다.     


달그림자에 기대고 퍼더앉아

보암보암 살아낸 삶을

찬찬히 살펴보니     


세월의 더께처럼

덕지덕지 내려앉은 검부락지가

내 맘을 감춰안는다.     


의미 없는 것과

다른 의미 없는 것이 만나서

새로 만들어진 또 다른 의미는

세월만 흘려보냈다.     


바람에 떨다

표표히 날아오른 낙엽은

아무도 보지 않는 밤,

한티 성지 순교자 묘위에

먼지처럼 조용히 내려앉았다.          


정규석 유스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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