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가면
갈맷빛 잎새에
외로움이 가을로 물들고
그리움에 젖은 잎새
눈물처럼 낙엽 되고
서늘바람 휑하니
낙엽진자리에
그리움이 쌓인다.
노을마저 져버린 하늘가에
붉은 빛 홀로 초승달이 섧다.
달그림자에 기대고 퍼더앉아
보암보암 살아낸 삶을
찬찬히 살펴보니
세월의 더께처럼
덕지덕지 내려앉은 검부락지가
내 맘을 감춰안는다.
의미 없는 것과
다른 의미 없는 것이 만나서
새로 만들어진 또 다른 의미는
세월만 흘려보냈다.
바람에 떨다
표표히 날아오른 낙엽은
아무도 보지 않는 밤,
한티 성지 순교자 묘위에
먼지처럼 조용히 내려앉았다.
정규석 유스띠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