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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Jun 25. 2016

님 곁에 선 나무

님 곁에 나란히 선 한 그루 나무라면

비 맞으며 더 푸르러지는 나무로

님의 곁에 서 있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님께서

나뭇잎 하나 책갈피에 끼워 보관해주는

그런 작은 사랑으로도

즐거이 행복할 나무이고 싶습니다.     


물도 주지 않고 아무도 돌보아주지 않는

외론나무라 할지라도

님 곁에 머물 수만 있다면

님의 외로움을 나눌 나무이고 싶습니다.     


님 곁에 나란히 선 한 그루 나무라면

더운 여름 님께서 쉬어가는

그늘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는

님만을 위한 한 그루 나무가 될 것입니다.     


겨울이면 님께서 감탄하도록

설화로 온몸을 치장하고

추워도 춥지 않은 듯이

눈을 이고 님 앞에 선 나무이고 싶습니다.     


봄이면 아름다운 꽃을 피워드리고

가을이면 님 드릴 향긋하고 달콤한 열매와

갈색으로 물든 낙엽까지도 님께 드리는

난 무엇이든 다주는 나무이고 싶습니다.

님 곁에서 떠나지 않는 그런 나무가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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