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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Feb 28. 2016

2층 침대

2층 침대...
내가 처음 2층 침대를 사용한 것은 한국전력의 입사 시험에 합격하고, 부산 고리원자력 발전소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 발령 난  그곳 숙소의 2층 침대를  배정받았을 때였다.
난생처음 써보는 2층 침대,

왕성하게 활동하며 자는 습관이었기에...
자다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그게 고민이었다.
침대에 난간이 있기는 하였으나 낮아서 있으나 마나 였다.
급한 대로 교수실에 가서 끈을 구해다가 침대의 난간과 난간 사이에 끈을 묶어 놓고 그 사이에 들어가서 잠을 청하면서 안심하고 잤던 기억이 난다.


현재의 직장에서도 교육을 가면 2층 침대를 써야 하는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때 연수원으로 교육을 가면 제일 먼저 챙기는 것은 2층 침대 중 1층 침대 자리였다.


오늘 문뜩 잠에서 깨어 침대를 보았다.

매트리스 밖으로 아무런 막음 장치가 되어 있지 않았어도 그동안 침대에서 떨어지지도 않고 잘 자 왔음을 깨달았다.
잠귀가 밝은 아내가 잠자면서도 떨어지지 않도록 나를 자주  잡아당겨 주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내 몸이 침대라는 곳에 적응해서 침대 밖 경계선에  몸이 이르면 스스로 몸을 추슬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릴 적 몸이 아플 때 잠을 자면 항상 꾸는 꿈이 있었다. '나를 쫒아 굴러 오는 큰 바위를 피해 달리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2층 침대에 대한 두려움은 그 꿈의 탓일까?


요즘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꿈과 성장 과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아 알게 되면서 드는 생각이다.
심리학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입문했으나, 요즘은 오히려 마음보다는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심리학 공부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2년.

앞으로 더 공부하다 보면 더 많은 것을 깨닫고 알게 되겠지...?
지금까지 해 온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침대에 누워서도 이렇게 심리 공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으니 더 소중하다.
2층 침대에서 자야되는 부담도 없으니 행복하다.

모르지, 어느 때엔가는 2층 침대가 그리워질 수도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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