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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베이다사는마리우 Nov 01. 2023

Day 347 - "아침단상"

알제이야기

"알제의 시간"


지난 몇주간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알제에서 보낸 시간이 벌써 347일이 되었다. 조만간 1년이 돌아온다. 지난 1년이 지났다니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 것이 무서울 정도이다.


잠시 생각해 보면, 내가 알제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았는지 아니면 다른 고민이 더 많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반반이 아닐까. 그러나, 알제에서 생활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았고, 그동안 나를 나의 관점으로만 바라 보았다. 이제는 나를 제 3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일도 생겼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나를 돌아본다.


아내가 제 3자의 입장에서 나를 설명해 줄때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올해에는 힘든 일이 많아서 인지, 아내의 말 하나 하나를 곱씹어 보게 되고, 내가 좀 더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바라 보는 나는 지극히 정상적이며, 주변에서 나를 몰라 준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남의 이야기를 잘 안 듣는 고집불통이라고 한다.


아내는 이런 나에 대해서 20년을 이야기 했다고 하는데, 올해 처음으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내가 그 동안 아내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거나, 아내의 말을 무시한거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내가 많이 무시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의 말을 더 경청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아내에게 카톡이 왔는데, 몽튼에 첫 눈이 온다고 한다. 10월 마지막 날부터 눈이 오기 시작하다니, 역시 캐나다는 춥고 겨울이 긴 눈의 나라가 맞다. 이래서 첫 눈이 오면 바로 스노우 타이어로 갈아야 한다는 글을 카페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눈오는 겨울이 시작된다고 한다.


첫 눈을 맞으며 아내는 일하러 갔고, 퇴근하면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 줬다. 눈이 거의 7센티 이상 쌓였다. 11월에 캐나다에 갈 계획인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필자는 눈을 너무 사랑한다. 그래서, 눈 오는 날 동네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알제는 눈이 거의 오지 않아서 그 부분이 아쉬웠다.


조만간 아내를 만날 수 있고, 눈을 볼 수 있어서 좋다.


7센티 정도
뒷마당은 이미 한겨울


"여행"


11월 1일은 혁명기념일로 국가 공휴일이다. 목요일 휴가를 내면, 4일간의 시간을 만들 수 있어서 오랜만에 파리에 있는 친구부부를 만나러 가는 계획을 짰다. 친구에게 연락을 하니, 프랑스도 11월 1일이 혁명 기념일로 공휴일이라서 이태리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데, 목요일에 돌아 온단다.


수/목은 일단 나만의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목요일 저녁부터 친구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며, 에어 알제리로 항공권을 예약했다. 비행기 가격은 30만원정도 나왔고, 비행시간은 2시간 반이다. 매번 모로코 출장 갈 때, 환승만 하던 곳이었는데, 이번에는 공항을 벗어나서 시내 구경도 할 수 있게 되었다.


항공권을 예약하고 난 후에 업무가 너무 바빠서 파리 여행에 대한 계획을 안 세우다가 갑자기 예약은 하고 가는게 맞아서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루브르와 오르세이는 미리 인터넷으로 입장권을 예약해야 한다고 한다.


퇴근 후에 책상에 앉아서 루브르 박물관은 11/1일 오후에 가고, 오르세이 미술관은 자전거 나라에 투어 예약을 했다. 비몽사몽에 예약을 했더니, 루브르박물관 예약을 11/2일로 한 것이다. 11/2일에는 자전거나라 투어가 예약되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예약할 수가 있나. 거기에 오디오 장비는 11/1일에 예약되어 있고, 뭔가 뒤죽박죽 되었다.


최근 나의 생활을 반영하는 일들이 줄줄이 일어나니까 오늘 아침에는 멘탈이 약간 흔들렸다. 나름 미리 계획하고, 실행하는 습관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잠도 잘 못자고, 먹는 것도 불규칙해져서 생활 루틴이 흔들리고 있나보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정신줄을 꽉 잡고, 보다 딴딴한 루틴을 만들고, 목표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겠다. 지금까지 너무 회사를 위해서 달려왔는데, 이제는 나를 위한 길을 돌아 볼 시간이 되었다.


어제 밤에 친구에게 카톡을 해서 집 위치를 받았고, 공항에서 우버로 이동하기로 했다. 내일 출발하기 전에 좀 더 세부 계획을 짜야겠다. 사실 이번 여행은 박물관이나 파리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닌 친구부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목적이다. 그동안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들에게 조언을 구해 볼려고 한다.


살다보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고, 그것을 대처하는데에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멘탈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이럴 때는 주변 친구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나의 길을 다시 되돌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바라보는 나와 내 친구들이나 아내가 읽어주는 나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루브르 입장권

오늘도 출근해서 떠 오르는 생각을 써 봤는데, 사실 아직도 정리가 잘 안된다. 퇴근 후에 좀 더 정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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