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
이모 집의 식탁이나 다른 집 식탁에 둘러앉았을 때는 배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내 육체를 살 찌운 진짜 원천은 바로 누군가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내가 듣기 좋아하는 이야기는 반드시 대단한 결론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이야기나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아니어도, 누군가의 인생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전달될 때 느껴지는 그 안락함이 좋다.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줄거리가 아니다. 바로 상대의 이야기가 말할 가치가 있고, 또 들을 가치가 있다는 서로 간의 동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