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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태용 Jun 11. 2024

한가한 소리 하고 자빠졌네!

너는 나를 몰라.

무기력한 공허함이 나를 잠식한 적이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매일을 보내던 나에게 어느 날 찾아온 우울증은 나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뜨렸다. 티브이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이 "우울증은 한가한 사람들이나 걸리지"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을 때, 어이가 없었다. 분명 바쁘게 살던 직장인의 삶에서 우울증을 겪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야근을 반복하며 바쁘게 일상을 보내던 나는 겉으로 보기엔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내면은 점점 텅 비어갔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과도한 업무, 인간관계의 갈등 등은 점점 지쳐가게 만들었다. 일은 끝이 없었고,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는 한계에 다다랐다.

어느 날, 출근길에 갑작스러운 무기력감에 휩싸였다. 일어나서 출근하는 것이 고통스러워졌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회사에서는 항상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집에 돌아오면 공허함이 밀려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결국 나는 병원을 찾게 되었고, 의사로부터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우울증은 한가한 사람들이나 걸린다는 말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병이다. 특히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에게는 더욱 쉽게 찾아올 수 있다. 열심히 일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일을 통해 도망가려 하기 때문에, 더 심각하게 발전할 수 있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난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일하고 있었는지,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내 삶의 방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더 이상 일을 통해 나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내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치료를 받으며, 나는 천천히 나아지기 시작했다. 나를 이해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의 지원, 그리고 전문적인 치료 덕분에 조금씩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공허함이 남아 있었다. 완전히 나아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이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에게 더 많은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 싶다.

우울증은 한가한 사람들이나 걸린다는 편견은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우울증은 단순히 시간이 많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와 압박, 그리고 다양한 심리적 요인들이 결합되어 발생하는 복잡한 질병이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고통을 이해받고,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우울증은 결코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와 압박 속에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병이다. 이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나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우리의 삶은 무기력하고 공허할 때도 있지만, 서로의 지지와 이해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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