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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노예가 되지 마라.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by 연금술사

예전 살던 집 앞에 5층 신축 꼬마빌딩이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된 2층 건물이 있었던 자리인데, 어느샌가 건물을 부수더니

5층짜리 멋들어진 신식 꼬마빌딩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제법 자리가 좋아서였는지, 1층에 모 은행이 얼른 들어오더군요.

나머지 2,3,4,5층도 금방 채워질 것 같았는데,

5층에 스터디카페 하나 들어오더니

2,3,4층은 제법 꽤 공실 기간이 길어지는 듯 합니다.


그런데 요새 경기가 안 좋아서였을까요?


언젠가부터 1층에 들어와있던 은행이 나가더니,

계속해서 공실입니다.


이제는 1층부터 4층까지 모두 공실이니,

제가 건물주라도 제법 똥줄이 탈 것 같네요.


본의아니게 출퇴근을 하며

그 꼬마빌딩 앞을 계속 지나다니는데요.


텅 비어버린 1층 내부를 슬쩍 보자니,

(안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입니다.)

언젠가부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책상과 의자를 갖다놓고 계속 앉아 있습니다.


무슨 대출상담사인가?

아니면.. 공인중개사인가?

싶긴 했는데,


제가 출근할때도 앉아 있으시고,

퇴근할때도 앉아 있으시니,

어쨌든 대단한 정성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에 늘 앉아 계십니다.


그러다 하루는 그 할머니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나,

그 할머니가 바로 건물주랍니다.


게다가 웬만한 사람들이 1층 입점을 희망해도

은행이나 병원, 약국 같은 우량 임차인이 아니고서는

모조리 다 퇴짜를 놓는다고 합니다.


공인중개사 아님 상담사라고 생각했던 제 예상이 틀렸네요.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그래도 건물주라면,

이것저것 인생을 누리기에도 모자랄 시간 같은데..


매일 하루종일 해당 건물에 나와

책상에 앉아 1층에 들어올 임차인을 기다리고 있다니요..


어쨌든 제 건물도 아니고,

관심을 끊었는데,

웬걸,

언젠가부터 그 할머니가 보이지 않네요.


드디어 포기하셨나?

요즘 경기가 많이 안좋긴 안좋은갑다..

아니면, 1층 우량 임차인을 아직도 기다리고 계시나?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 또 해당 할머니에 대해 들어보니,


어라?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네요?


호기심이 생겨 자세히 들어보니,

원래 암환자셨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매일같이 건물 1층에 나와계셨던 것이었어요.


순간,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더군요.


저렇게까지 해야

꼬마빌딩을 가질 수 있는것인가.

하는 생각부터...


돈이 뭐라고...

그 소중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저렇게 건물 1층에서 보냈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요.


그런데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해도,

저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네요.


돈을 버는 이유는

결국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함일텐데..


왜 언젠가부터

돈이 있어야지만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일까요.


물론 저도 돈을 좋아하고,

부동산, 주식 투자 좋아합니다.

부동산에 대해 책도 썼어요. (부자 아빠 부동산 수업, 세준세환아빠 저, 한국경제BP)


내가 만약 할머니였다면,

암에 걸려 이승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렇게 건물 1층에 나와 있을 수 있었을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행복을 위해 돈이 어느정도 필요한 것은 맞아요.

그러나 돈을 위해 행복을 버려서는 안됩니다.

또 돈이 수단이 될지언정 돈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단지 돈을 모으는 것에만 행복을 느낀다면 이것이 진짜 행복일까요?


어느새 처음 돈을 모으는 목적은 잊은 채,

돈에 매몰되어 돈을 주인으로 받들고,

돈을 모으기 위한 삶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몇백억이 있어도 가족끼리 불화하는 집안보다

가족끼리 모두 모여 하하호호 웃으며 밥먹을 수 있는 그런 집안이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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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Nathan Duml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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