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슬픔을 몰아내고

by 이여름

과오와 실책이 있더라도 실망하지 마라.

자신의 과오를 깨닫는 것만큼 교훈이 되는 일도 없다.

그것은 자신을 교육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칼라일


마태복음에는 남을 비판하지 말라고 한다. 남을 비판하는 것만큼, 나도 비판을 받는다는 것. 사람들은 자신의 눈 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한다. 프로이트는 심리학 용어로 투사를 이야기한다. 투사는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비추는 행위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고 했을 때, 괜스레 ‘그 사람이 나를 미워하니까, 나도 그 사람을 미워하는 거야’하고 생각하는 것.

사람에게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다. 보호 본능의 과잉은 종종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기도 한다. ‘저 친구는 저게 문제야, 그치?’. 제삼자 앞에서 뒷담은 타인을 욕함으로써 그런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은근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뒷담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요. 제가 볼 때는 그렇지 않거든요.

뒷담은 투사와 닮아있다. 자신이 신경 쓰고 있는 부분만 보이게 되는 심리적 성질. 자유로움은 이를 넘어서 관조할 때 얻어진다. 자신의 모순을 자각하는 것. 삶은 모순의 연속이다. 누군가를 증오하기에 사랑하고, 믿기에 불신한다. ‘슬픔은 슬픔을 몰아내고, 기쁨은 기쁨을 몰아내지만(허수경)’. 욕하고 비난할 것 없다. 누군가가 참말로 미울 때, 나의 작은 모순이라 생각하는 여유가 자유를 찾아줄 것이다.


tempImageZn6nJm.heic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콘도와 콘도, 이마와 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