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er (full) peace

by 달달혬

남편을 만나기 전, 나는 아름다웠고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었다.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고, 한창 우월감에 젖어 있던 시절이었다. 자존감이 한껏 올라 있었지만, 마음 한편은 늘 허전했다.

친구들과 놀다가도 집에 돌아오면 공허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허무함이 커졌다. 나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내 안에서 무언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끊임없이 사랑받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20대의 나는 저녁을 먹지 않았다. 약속이 있는 날이면 밤늦게라도 한 시간씩 사이클을 탔다. 점심은 늘 샐러드뿐이었다. 너무 많이 먹어 질려버린 고구마와 양념 없는 닭가슴살은 아직도 싫다.

매일 새로운 옷을 샀고, 경락 관리를 받기 위해 코피를 쏟아가며 투잡을 뛰었다. 새벽까지 디자인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침이면 다시 출근했다. 책을 읽어 치우기 바빴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체력도 부족했다. 늘 예민했고, 날카로웠다. 나는 사나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남편을 만난 순간, 내 안의 텅 빈 조각이 마침내 맞춰지는 기분이 들었다. ‘빼곡한 행복’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다. 마침내 완전해진 느낌이었다. 마치 테트리스의 마지막 한 개의 블록이 맞춰지며 모든 것이 소멸하듯, 내 인생에 더 이상 공허함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고 실제로 그렇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는 이제 탐나는 것이 없다. 결혼 5년 차, 더 이상 누구를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내가 부드러워졌다고, 유해졌다고 말한다.


늦은밤 친구와 놀고 집에 돌아오는길 생각해본다.

노력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 내 삶에 필요한 건 많은 사람이 아닌 단 한 명이었다. 오늘도 나는 결핍이 없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