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손끝에 자꾸 힘이 들어갔다.
슬라이드에 넣을 문장을 정리하고,
자료를 붙이고, 구성하는 모든 과정이—
이상할 만큼 설렜다.
‘그저 과제를 하고 있는 건데...
왜 이렇게 심장이 자꾸 뛰는 걸까.’
옆자리에 앉아 있는 김현우.
이제는 같은 조, 같은 팀.
엊그제까지만 해도 과 동기였을 뿐인데—
이람에게 그는,
처음 강당에서 그를 본 순간부터
단 한 번도 ‘그냥 동기’였던 적이 없었다.
‘같이 있는 이 시간이 그냥 과제 시간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현우는 말이 많지 않았다.
조용히 필요한 자료를 찾아주고,
이람이 정리한 슬라이드에 몇 줄을 덧붙일 뿐.
가끔 고개를 끄덕이며 흐름을 맞춰주는 모습.
그런데 그 모든 동작이—
참 이상하리 만치 좋았다.
편안했고, 따뜻했고, 그래서 더 설레었다.
‘너무, 좋다…’
이람은 모니터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이 부분은… 사진으로 나타내면 더 좋을 것 같지 않아?”
말하면서도 느꼈다.
자신이 조금 들떠 있다는 걸.
그리고 그걸 깨닫는 동시에
문득 고개를 들어 현우를 바라봤다.
…그 순간. 현우가 이람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가만히. 그러나 깊은 눈빛으로.
그 시선에 이람의 숨이 턱 막혔다.
‘지금… 나, 보고 있었던 거 맞지…?’
그 짧은 눈맞춤 이후,
이람은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걸 느꼈다.
'혹시.
혹시 정말로,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 아닐지도 몰라.'
마음 한 구석에서 아주 작은 희망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두근두근, 조용히. 하지만 분명하게.
한참을 그렇게 두근거리다가—
식지 않는 볼을 손으로 감싸며
이람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이 순간…
진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
필름의 끝에는 언제나 네가 있었다. [필.끝.너]
- 달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