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장. 그 사랑 안에서, 오늘도 미소 짓는다.

by 달이음


병원 앞.


택시가 병원 입구에 멈춰서자,

현우는 잽싸게 결제를 하고 병원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휴대폰을 꼭 쥔 채, 숨을 몰아쉬며 로비를 가로질렀다.


‘제발… 많이 다치신 거 아니었으면…’


그때,


로비 너머로 세 사람이 천천히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엄마는 다리를 절뚝이며,

양옆에서 아빠와 서준이 엄마가 부축하고 있다.


현우는 “엄마!” 하고 단숨에 달려간다.

“엄마! 괜찮아요? 어디 심하게 다치신 건 아니죠?”


현우의 엄마는 현우의 얼굴을 보자마자,

진심으로 안쓰러운 표정을 짓고는 아빠를 째려보며 말한다.

“내가 걱정 끼치지 말라고 했잖아요!

현우한텐 연락하지 말랬더니, 참 말 안 들어요.”


“아까 당신 못 일어나는거 보고 좀 걱정 되더라고. 아무래도 현우한테 연락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현우엄마가 아빠를 살짝 흘기더니 현우를 보고 말한다.

“현우야, 걱정 안해도 돼. 다행히 인대만 살짝 늘어난 거라네. 며칠 조심하면 금방 나아질 거래.

괜히 오느라 고생했네.”


‘휴… 진짜 다행이다.’

현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현우는 곧장 엄마와 아빠 사이로 끼어들며

엄마의 팔을 조심스레 자신의 어깨에 얹는다.


“제가 모실게요. 집까지 조심히 가요.”


“우리 아들 어깨가 이리 듬직했나?

그나저나, 너 잘 지냈냐?

이왕 온 김에 하룻밤 자고 내일 가.

오랜만에 우리 아들 얼굴 좀 실컷 보자.”


현우는 웃으며 알겠다고 답한다.


옆에 있던 서준 엄마가 그 모습을 부러운 듯 보다가 현우에게 말한다.

“현우야 오랫만이네. 그나저나 서준인 잘 지내?

걔는 도대체 뭔 일이 있어야 연락을 하니, 답답해서 원…”


현우는 웃으며 대답한다.

“하하… 서준이 스타일 아시잖아요.”


“알긴 알지.

휴ㅡ 서준이가 너의 반의 반만 닮았으면 좋겠다.”


현우는 멋쩍게 웃음 짓고는 엄마를 부축해 가던 길을 걸어갔다.




조심스레 귀가한 세 사람.


현우는 곧장 엄마를 소파에 앉히고 말한다.

“엄마는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오늘은 제가 저녁 차릴게요.”


현우 엄마는 웃으며 손사래를 치며 대답한다.

“아이고, 됐다~ 배달 음식 시켜 먹자. 나 오늘 같은 날엔 그런 게 더 좋더라.”


잠시 후, 간단한 배달 음식이 도착하고,

가족은 식탁에 둘러앉는다.


엄마는 젓가락을 들며 슬쩍 물어온다.

“근데 너, 요즘 이람이랑 좀 친해졌어?”


현우는 잠깐 멈칫하고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대답한다.

“음… 조금요.

근데, 아직 13살 때 얘기는 안 했어요.”


아빠가 옆에서 물었다.

“널 못 알아 본거야?”


“네…

수의학과 가기로 한 이유는 들었는데,

그때 그 강아지 구해줬던 친구가 자기라는 건 전혀 눈치 못 챘어요.”


엄마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현우를 바라본다.

“그래도 많이 친해졌다며? 오늘도 약속 있었다며?”


“네… 있었는데…

그냥… 엄마 다쳤다는 말 듣자마자, 그 순간엔 엄마가 우선이더라고요.”


엄마는 흐뭇하게 웃으며 현우의 손등을 살짝 잡는다.

“그랬구나… 근데 말이야.

나는 말이지…

너 이람이랑 결혼하고 애도 낳고, 애 다 크는 것까지 보고 죽을 거다.”


현우는 당황해서 젓가락을 들다 말고 얼른 엄마를 본다.

“아니… 고백도 아직 못했는데…

엄마 너무 앞서가시는 거 아니에요?”


현우 아빠도 거들며 웃음을 지었다.

“그래, 나도 너 이람이랑 결혼하는 거 꼭 보고 죽을란다.”


현우는 얼굴이 붉어지면서 웃으며 대답했다.

“네… 알겠어요.

…꼭 그렇게 할게요.”


식탁 위, 조용히 흐르는 가족의 웃음소리.

창밖엔 밤공기 사이로 벚꽃이 바람에 스치듯 흩날렸다.





필름의 끝에는 언제나 네가 있었다. [필.끝.너]

- 달이음


이전 23화22장. 그 사랑이 나를 단단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