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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 and R Jun 06. 2017

7. 『광장/구운몽』 - 최인훈 - 문학과지성사

★★★★

기간: 2017.5.24~30

한 줄 댓글: 고등학교 때 배웠던 작품인데 지금 읽어도 어렵다...


  최인훈 작가의 작품 두 개를 묶은 책이다. 『광장』과 『구운몽』으로 둘 다 중편소설이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작품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중고등학생 때 국어 교과서에서 최인훈 작가의 광장을 배웠다. 그런데 구운몽은 내가 알고 있던 구운몽이 아니었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했던 구운몽은 김만중의 작품으로 조선시대 때 작품이다.


  우선 『광장』부터 이야기해보자. 『광장』은 4.19 혁명의 성공을 발판으로 쓰였다. 주인공인 이명준은 6.25 전쟁 후 반공포로 석방 때 석방된 포로다. 이명준은 남과 북 둘 다 선택하지 않고 제3세계를 선택한다. 제3세계로 항해하는 중에 이명준의 과거 회상이 주를 이룬다. '밀실/광장'은 개인/집단, 남/북 이렇게 대립적으로 다뤄진다. 우선 남에는 밀실만 존재하는 곳이다. 광장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인의 밀실이 잘 보호되는 것도 아니다. 국가라는 집단 같은 개인에 의해 침범당한다. 이명준은 아버지가 월북했다는 이유로 경찰로부터 의심받는다. 의심을 위한 의심이다. 이것이 사회주의 이념으로부터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 겁에 질린 마구잡이 의심인지, 아니면 자신의 실적을 위한 의심인지 잘 분간이 되지는 않는다. 어쨌든 이명준은 광장이 없고 폐쇄된 밀실만 존재하는 남한에 염증을 느끼고 월북한다. 북에는 광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에는 광장만이 존재한다. 개인의 밀실 따위는 없다. 오직 집단의 뜻만 존재한다. 개인이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말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 국가가 만들어 놓은 광장이니 국가가 허락하는 것만 다룰 수 있는 광장이다. 그 어떤 문제점도 제기해서는 안 된다. 밀실만 있는 곳과 광장만 있는 곳 둘 모두 자유가 없는 곳이다. 북한에서도 염증을 느끼던 중 6.25가 터지고 남한에 포로로 붙잡힌다. 이때 이명준은 남도 북도 아닌 제3세계를 선택한다. 그렇게 제3세계로 가던 중 바다에 투신하여 죽음을 선택한다.

  작품에서는 남한과 북한을 모두 비판하고 있다. 폐쇄된 밀실만 존재하는 남, 밀실은 없고 광장만 존재하는 북. 60년대 당시에 북한의 문제뿐만 아니라 남한의 문제에 대해서도 정확히 진단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물론 4.19 혁명을 통해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그때의 대한민국은 아직 성숙한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정부를 비판하면 공산당으로 몰아세워 국가를 전복하려는 위험인물로 간주하고 처벌을 가했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까지도 정부의 사업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 이념과 색깔 논리에 빠뜨려 논점을 흐리곤 했다. 쉽게 말해 정부를 비판하면 빨갱이, 종북좌파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까지 비판하는 작품을 썼다는 게 대단하다.


  『구운몽』은 5.16 군사 정변 이후 쓰였다. 독재정권 아래에서 개인의 삶이 얼마나 불안하고 위태로운지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독고민의 이름부터 특이하다. '독고민獨孤民' 홀로 독, 외로울 고, 백성 민이다. 국민들의 외로움을 대변하는 인물인 것이다. 『구운몽』은 혼란스럽다. 뭐가 현실이고 뭐가 꿈인지 구분이 안 된다. 문학청년들에게 쫓기다가 꿈에서 깼는데 다시 노인들에게 쫓긴다. 작품 중간에 혁명군과 정부군의 방송이 들리지만 어디서 들리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러다 정부군은 독고민을 혁명군의 우두머리라고 하며 독고민을 잡는다. 독고민은 죽고, 마지막에 독고민은 몽유병 환자로 설명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작품이 깔끔하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몽유병자로 묘사된 독고민의 불안이 너무나도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광장과 구운몽 두 작품 다 자유가 억압된 시대상황을 묘사하는 작품이다.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현재와 과거를 왔다 갔다 할 뿐만 아니라 꿈과 현재를 오간다. 사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서 더 어렵다.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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