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튜브를 시작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 많은 내적 과정들을 통과해야 했다. 그 과정을 아는 친구들이 나의 도약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선물과 마음을 전해주었다. 하트 티셔츠와 사랑한데이~라는 문구와 함께 배달된 하트 모양 복숭아, 그리고 많은 응원의 말들이 내게 큰 사랑으로 전달되었다.
친구들의 축하 선물 며칠 전에는 오랜만에 하와이에 살고 계시는 수가님과 통화를 하는데, 나의 여정을 가만히 경청해 주시던 수가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삶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가슴 깊이 전해진 따스하고 진실된 말과 사랑이 태평양 바다를 순식간에 건너와 내 영혼을 울렸다.
수가님께서 그리신 그림 수가님께서 찍으신 하와이 풍경
몇 차례의 우울증을 깊이 겪으며 최근 내가 느낀 것은 '단절은 고통이고, 연결은 행복'이라는 것이다. 우울의 감정은 나의 감각과 동시와 나를 둘러싼 세상과도 차단시켜, 마치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갇혀있던 곳에서 뚫고 나왔을 때야, 다시금 다른 존재들과 이어져서 혼자가 아님을, 사실 내가 결코 혼자 일 수 없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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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웃어 아이들에게 웃음꽃 선생님이라 불리기도 하고, 평소 생기 넘치고, 밝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그런 내가 우울증을 겪어왔다고 하면 의아해하는 이들이 있다. 나조차 외면해 왔던 상처와 트라우마들을 아무에게나 쉽게 꺼내 그 뿌리를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아무리 도망가려 해도 나는 결국 그 뿌리를 만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가장 피하고 싶고, 지우고 싶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은 정지화면처럼 멈춰져서 내 삶의 다음 장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했다. 결국 진짜 바닥이라 느낄 만큼 진저리를 치며 온몸으로 그를 마주하고 나서야, 내 안의 얼음 같은 기억들이 녹으며 내 삶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오랜 내면 치유 작업을 이어오며, 최근에는 우리가 이처럼 고통을 겪은 이유는 그 고통을 머리가 아닌 몸과 가슴으로 이해하고, 나와 비슷한 고통을 겪는 이들과 더불어 자유로워지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No mud, no lotus!
진흙 없이는 필 수 없는 연꽃처럼,
밤이 있어 낮이 있고, 어둠이 있어 빛이 있는 것처럼,
고통이 있어 진정한 자비와 사랑이 있다는 그 역설과 모순을 이제는 가슴 깊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가슴 가득 피어나는 사랑의 꽃들을 안고서, 나와 인연이 된 모든 아이들을 씨앗처럼 소중히 품겠다는 마음을 기억한다. 우리의 인연과 삶이 언제 다할지 모르기에, 가능한 매일 마지막날, 마지막 수업을 하듯 최선을 다해 수업하려 한다.
오늘 과학 시간에는 교과서에 나오는 비행기 만들기 활동 등을 응용해서 종이비행기 만들기 대회를 열었다. 마침 최근 올림픽이 열렸기에, 동전초콜릿으로 메달도 만들어주었는데, 아이들이 정말인지 너무나 행복해했다. 그 모습에 나는 또 행복해졌다.
그 마음 아는지, 아이들의 눈빛이 나날이 빛난다. 굳어있던 표정에서 미소가 번지고, 구부정한 몸이 곧게 펴지고, 수업을 들으며 울고, 웃는 아이들이 볼 때마다 가슴의 꽃들이 만개한다.
내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안기거나, 멀리서도 달려와서 인사를 하거나, 조용히 다가와 작은 사탕을 내 손에 지어주고 가는 아이들을 볼 때면 나는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낀다.
순수하고 용감하게, 아낌없이 사랑을 나눠주는 아이들과 함께라면, '삶이 나를 사랑하고 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를 믿고, 응원해 주고, 사랑해 주는 이들의 존재에, 그리고 작고도 어여쁜 나의 스승들과 함께 성장하는 나날이 가슴 벅차게 감사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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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달리아스쿨'에서 만나요 :)
https://www.youtube.com/@dalia_sch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