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템플스테이에 관심이 많은 나는 종교를 떠나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였다. 시간을 내서 예약을 하고, 세 자매가 모여 같이 일상을 탈출하듯 도심 속에 있는 묘각사에 도착했다. ‘나 혼자 산다’에 박나래가 템플스테이에 다녀온 이후 유행처럼 번지고 체험을 하고자 하는 젊은 사람들도 많았고, TV 촬영팀까지 와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스님의 설명으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이마를 바닥에 대고 나를 낮추는 연습, 108배를 가장 먼저 했는데, 하고 나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스님의 환하게 웃는 얼굴은 세상 걱정 없이 편안해 보인다. 하시는 말씀 또한 버릴 것이 없었다. - 비교하기 시작하면 괴로움이 생긴다. - 몸 근육은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마음의 근육은 왜 키우지 않을까요? 몸의 근육보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시작하면 근육이 더 잘 붙습니다. - 수긍하고 받아들이면 감사함이 생긴다. - 나이가 40 정도 되면, 얼굴이 마음의 상태를 대변한다. - 남의 탓이 아니라 나를 되돌아봐야 한다. - 부부로 살아가는 것과 아이를 키우는 것은 보통 인내심이 필요한 게 아니지요. 어떤 노부부가 있었는데, 너무 다정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늙어가냐고 내가 물었는데, ‘의리’로 산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부부 사이에 ‘의리’라는 단어가 싫었다. 부부가 그래도 사랑으로 살아야지 의리라니… 화도 나고, 슬프기까지 했다. 스님이 말씀하신 ‘의리’라는 단어 속에는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 곧 책임감이며 인내심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말씀에 날 선 마음이 녹아들었다. 템플스테이를 통해 이른 새벽에타종하는소리에 온 몸이 전율하는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절이 아니어도 집이 절이 될 수 있고, 하루를 살아내고 많은 것을 담아내는 이곳이 천국이지 않을까. 나는 천주교인이지만, 종교를 떠나 마음을 비우는 것에는 명상이나 기도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