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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캘리에세이

by 달숲


그 날을 닮은

바람이 불어


세월이 소복이 쌓인

오래된 기억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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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렸던 과거가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기억이란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도마뱀처럼

아픈 기억을 버리고

시간 속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동품을 모으는 사람처럼

오래된 추억을 모고 있는지도 모른다


-


오늘은 문득


무슨 일이

그렇게 되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


현재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

오롯한 삶을 만드는 것임을 알기에


어여쁜 모습만을 간직한

불완전한 과거를 뒤로하고


깊은 세월에서 걸어 나온다


-


글/캘리그라피 * 어메

사진 * Unsplash(@Victor 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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