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계획이 없다고 답하는 한국 청년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 10명 중 6명은 결혼 계획이 없다고 한다. 그중 절반은 향후 자녀계획이 없다고 하니 대한민국의 인구절벽은 직면해야 할 현실이다.
나는 어떠한가. 딱히 ‘절대 결혼 따윈 하지 않겠어!’의 마음가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열정이 넘쳐흐르지도 않는다. '결혼할 좋은 인연이 생기면 하는 거고 뭐 아니면 말지',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정도의 마음가짐을 갖고 있달까. 이런애매한 인간도 결국 결혼 계획이 없는 6명에 포함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연애가 끝난 후누군가를 새롭게 알아가고 맞춰 나가는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졌다. 새로운 사람이 궁금하지도 않고 더욱이 연애를 하며 더 이상 울고 짜고 싶지 않아 졌다. 그런 이유로 소개팅을 해준다는 고마운 제안이 들어와도 고민하지 않고 싹둑 거절해 왔다. ‘비혼주의자’로 인식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확이 말하자면
나는 비혼주의자가 아닌 ‘비적극적 혼인주의자’이다.
연애도 결혼도 인연이 있으면 언젠가는 하겠지란 마음가짐으로 살다 보니어느덧 30대 중반의 '미혼여자 사람'이 되었을 뿐이다.
'연애를 안 해도 인생이 너~무 재밌고 하고 싶은 게 아직은 많거든요~!' 뭐 그런 건 아니고 그냥연애를 하기가 귀찮았을 뿐이다. 시작점을 찾기가 어렵기도 했다. 귀차니즘이 사랑의호르몬을 능가했달까.
지각변동은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고 나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 들었을 때 발생했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을 때마다 미묘한 초조함이 쌓여갔다. 와중에 머릿속으로 자꾸만 셈을 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가령 지금 당장 누군가를 만나 사계절을 보내고결혼하려면 어이쿠 내 나이가 벌써 00살이네...?늦었구나. 뭐 이 따위의 생각. 마음만 번잡해질 뿐이었다.
출산을 할지 안 할지 또한 주요 고민리스트에 있는 사항이다. 지금으로서는 낳지 않는다에 마음이 기울었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 하지만 아이를 낳는다고 하더라도 퍽 고민스럽다. 갓난아이를 어느 세월에 키워 대학까지 보낸단말인가? 생각이 여기까지 닿자 자동적으로 한숨이 나온다. 아니, 도대체 결혼도 안 한 사람이 일어나지도 않은 먼 미래를 생각하며 이러는 거죠?안 그래도 서먹한 ‘결혼’이라는 단어가 더욱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모든 어려움을넘어설 인연을 만나고 싶다. 이제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졌달까. 혼자도 좋지만 함께있을 때의 시너지를 듬뿍 받고 싶다. 영혼의 단짝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주 미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