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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교 Dec 18. 2021

그 꽃 사진을 업로드하지 마오

나이에 숫자 1을 더할수록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그래, 인정하자' 자포자기하게 되는, 사실에 가까운 통념이 있다.



가장 와닿았던 건 꽃이 좋아지기 시작하면 나이 들었다는 증거라는 말.



꽃집 딸로 자란 나에게 꽃은, 엄마의 부러진 손톱, 아침마다 퉁퉁 부은 손... 꽃을 다루느라 고생하던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붉게 타오르는 마음을 대신 전할 장미 100송이를 보고도, 어휴 저거 시들면 어떻게 버린대, 했던 꼬마가 나다.



그랬던 내가, 조금씩 꽃이 예뻐 보인다. 자기만의 색깔, 피어난 꽃잎의 모양, 풍기는 향기까지. 가만히 보고 있자면 너 참 예쁘다, 혼잣말이 나온다. 활짝 피어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산책길에 발견한 꽃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아이는 기어코 아빠의 손을 잡아끈다. 저렴한 값에 파는 대신 포장비는 별도. 신문에 둘둘 말아 건네는 꽃이 이상하게 더 예뻐 보이네.



벤치에 앉아 이리저리 돌려가며 소중하게 눈에 담고 있는데, 남편이 툭 한 마디를 던진다.



"그 사진 프로필에 올릴 거 아니지?"

"응? 왜? 그러려고 했는데... 지금 나이 들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치, 뭐 어때. 꽃이 예쁜 줄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지."



그런데 프로필에 만개한 꽃을 올리는 그 마음,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사느라 바빠서, 아이를 길러내느라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을 예쁘고 아름다운 줄도 모르고 지나친 세월. 이제라도 실컷 감상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라도 이제는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일지도.



2021.12.10


(사진은 11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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