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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움 Jun 17. 2023

5. 공간

다친 마음은 안전한 상대에게만 드러내야 한다.

다친 마음은 안전한 상대에게만 드러내야 한다.

늦은 아침, 간판 기사가 사다리를 놓고 심상의 간판을 달고 있었다. 시연이 사다리를 잡고 서 있다가 뒤로 물러나 간판의 위치를 확인했다. 여정이 휠체어를 탄 채 집에서 나왔다. 리암이 휠체어를 밀며 뒤따라 나섰다.

“시연!”

여정이 팔을 흔들며 밝고 활기찬 목소리로 인사했다. 시연이 돌아보자 리암이 말갛게 웃었다.

“언니! 컨디션 좋아 보이네? 리암 효과인가?”

시연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여정이 환하게 웃었다.

“그러게, 리암 효과 있네!”

여정이 리암을 올려다보자 리암이 여정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미소 지었다.

“어머, 간판 예쁘다! 그치, 리암?”

리암이 고개를 끄덕이며 시연을 바라보았다. 시연이 따뜻한 시선으로 리암과 마주했다. 둘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자 여정이 둘을 번갈아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어, 이게 누구야?”

진오가 장바구니를 들고 골목을 걸어오다 리암을 발견했다. 리암이 진오를 돌아보고 두 팔을 벌려 안으려 하자 진오가 몸을 뒤로 뺐다.

“삼촌, 잘 지냈어요?”

“이야, 리암이, 되게 오랜만이다! 이렇게 빨리... 어떻게 온 거야?”

진오가 리암의 손을 잡고 어색하게 말을 더듬자, 여정이 진오를 빤히 쳐다봤다.

“너구나? 리암이한테 말한 사람이.”

여정이 진오를 째려보며 딱딱하게 말하자 진오가 리암의 뒤에 섰다.

“아니, 내가 작정하고 말한 건 아니고 애가 어찌나 다그치던지. 리암이는 누나를 똑 닮았더라.”

진오가 리암을 쿡쿡 찌르며 눈치를 주자, 리암이 여정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여정의 두 볼을 감쌌다.

“엄마, 이제 다 괜찮아질 거야. 내가 도울 게. 나 의료로봇 만드는 사람이잖아. 엄마 일어나게 할 거야. 오케이?”

리암의 말에 진오를 힘껏 노려보던 여정의 표정이 풀어졌다. 여정이 다섯 살 아이처럼 맑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이 풀린 진오가 시연에게 말을 걸며 심상의 간판을 둘러봤다. 여정이 생각난 듯 진오와 시연에게 소리쳤다.

“저녁에 고기파티 하자!              


별이 심상의 문 앞에 굳게 서서 심상의 내부를 빤히 쳐다보았다.

“별아, 저 방에 장난감도 많아. 선생님이랑 재미있게 놀 거야.”

진오의 설명을 듣지 않는 듯 별은 꼼짝하지 않았다. 진오는 답답해져서 별의 등을 살짝 밀었지만 별이 밀리지 않으려 힘을 주며 버텼다. 시연이 놀이방에서 나오다 둘을 발견하고 멈칫했다. 그러나 재빠르게 표정을 바꿔 별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별이 왔구나!”

시연이 시계를 보니 약속한 시간이 아직 사십 분이나 남아있었다.

“별이 아버님, 별이 시간이 4시부터 맞죠?”

“아, 마음이 급해서 일찍 왔어요.”

진오가 멋쩍어 머리를 쓸어 올렸다. 시연이 별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테이블 아래의 큰 상자를 잡아당겼다. 별이 볼 수 있게 상자 뚜껑을 활짝 열었다.  

“별아, 나 좀 도와줄래? 상자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서 나한테 주면 돼. 해볼래?”

상자 안에는 색색깔의 크레파스, 물감, 컬러 점토 등 다양한 재료가 있었다. 별이 상자를 흘끗 보더니 고개를 끄덕했다. 그러곤 시연 옆에 쪼그리고 앉아 상자에서 크레파스를 꺼내 들었다. 시연이 멀뚱히 서있는 진오를 올려다보았다.

“별이 아버님은 40분 후에 말씀 나눌게요.”

“아, 네네.”

대답은 했지만 진오는 여전히 별을 보고 서 있었다. 시연이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 진오를 보고 문밖을 가리켰다. 진오가 멍하니 시연을 바라봤다.

“별이 아버님은 밖에서 기다려주세요.”

시연이 일어나자 진오가 뒤로 물러나 별을 쳐다봤다. 별은 상자에서 물감을 꺼내 캐릭터 그림을 보고 있었다. 시연이 여전히 입꼬리만 올라간 미소를 지으며 문을 닫으려 했다. 진오가 아쉬운 듯 별을 계속 바라보며 뒷걸음으로 밀려 나갔다.   

“별이 물감 꺼냈구나. 별이가 좋아하는 티니핑이네?”

시연이 별의 옆에 앉자 별이 물감을 시연에게 내밀었다.

“고마워.”

시연이 물감을 받자 별이 이번에는 클레이 봉지를 꺼내 꾸욱 눌렀다.

“별이는 무슨 색깔 좋아해?”

별이 시연을 빤히 바라본 후 상자에서 분홍색 클레이 봉지를 꺼내 내밀었다.

“분홍색 좋아해?”

시연이 봉지를 받으며 묻자 별이 헷갈리는 표정으로 시연을 빤히 쳐다봤다.

“핑크색 좋아해?”

시연이 말을 바꿔 다시 묻자 별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핑크색 뜯어볼까?”

별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봉지를 잡으려 손을 빠르게 뻗었다.

“잠깐만.”

시연이 클레이 봉지를 뒤로 빼고 별과 눈을 맞추며 천천히 말했다.

“우리 저기 놀이방에 가서 뜯어보자. 가자, 가자!”

시연이 놀이방을 가리키자 별이 벌떡 일어나 뛰어갔다. 시연이 문을 열어주자 별이 장난감에 시선을 뺏긴 채 뛰어 들어갔다.

“별아, 여기는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해. 별이 혼자 신발 벗어보자.”

시연이 단호하게 말하자 별이 조금 망설이다 다시 나왔다. 허리를 구부려 작은 손으로 샌들의 찍찍이를 뜯고 발을 뺐다. 별이 방 안에 우뚝 서서 장난감들을 노려보듯 탐색했다. 시연이 클레이 봉지를 들고 뒤따라 들어갔다.  


풍이 마당에 앉아 별의 웃음소리에 귀를 쫑긋했다. 진오는 심상의 창문에 딱 붙어 서 있었다. 별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들리자 진오도 따라 웃었다.

“바보가 따로 없네.”

여정이 휠체어를 끌고 심상의 마당에 들어섰다.

“별이 되게 재미있나 봐. 엄청 웃어.”

“그러니까 걱정 말고 앉아서 느긋하게 좀 기다려.”

여정이 무릎에 있던 탄산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진오가 목이 말랐는지 반기듯 다가와 탄산수를 집어 들었다. 진오가 벌컥벌컥 들이켜자 여정이 뒤로 물러났다. 여지없이 진오가 크게 트림을 했다. 여정이 찝찝한 표정을 지었다.

“야, 얼굴 좀 돌리고 해. 상대방은 생각을 안 하냐? 나이를 먹어도 어떻게 바뀌질 않아. 별이 사춘기 돼봐라. 아빠 근처에도 안 갈걸!”

진오가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고 울상을 지었다.

“별이 크면 나 싫어하겠지?”

“그런 행동을 싫어한다는 얘기지. 왜 아빠를 싫어해...”

진오가 고개를 푹 숙이자 여정이 진오의 모습이 꼴 보기 싫은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도 나보다 풍을 더 좋아하고 내 앞에서는 저렇게 웃지도 않는데. 크면 더 하겠지, 뭐.”

“그러니까 네 생각만 하지 말고 별이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뭘 원하는지, 뭐가 필요한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인지. 그런 걸 좀 고려하라는 말이지.”

“어려워. 그런 거 너무 어려워.”

진오가 답답한 듯 머리카락을 쥐어짰다. 그때 심상의 문이 열리고 별이 튀어나왔다. 풍이 별에게 달려가자 별이 풍을 안았다. 진오가 울상으로 둘을 바라봤다.

“별이 아버님, 들어오세요.”

“별이는 내가 봐줄게.”

시연이 여정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자, 여정이 웃으며 말했다.

진오가 끄덕이며 터벅터벅 힘없이 심상 안으로 들어갔다.  


“제가 별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어서요. 이거 작성하셔서 다음 시간에 주시면 돼요.”

시연이 진오에게 문답지를 내밀었다. 진오가 문답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제가 별이 태어나고 2년 후에 만난 거라. 태어날 때 어땠는지, 언제 걸었는지, 그런 건 잘 몰라요.”

진오가 문답지를 넘겨보다 난감한 듯 시연을 쳐다봤다

“알고 계신 것만 써주시면 돼요. 그리고 혹시... 별이 엄마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시연이 주저하듯 묻자, 진오가 문답지를 멍하니 바라봤다. 시간이 멈춘 듯 미동이 없었다. 별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시연은 생각했다. 진오는 별의 엄마에 대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시연은 별이 그린 그림을 진오에게 내밀었다.

“별이 그린 거예요.”

시연이 별의 그림에서 사람을 가리켰다. 눈사람에 팔, 다리가 붙은 모양이었으나 두 명 모두 머리카락을 길게 칠했다. 한 명은 크고 한 명은 작았다. 둘의 머리에 왕관이 그려져 있었다. 진오가 눈을 꿈뻑이며 무심히 그림을 보다가 놀란 눈으로 시연을 빤히 쳐다봤다.      

“별이 엄마를 그린 건가요? 둘 다 여자 같은데... 누나는 아닐 거고.”

“저도 그런 거 같아서 물어봤는데요. 처음엔 말을 안 하다가 나중에 작게 ‘엄마’라고 말하더라고요. 한 번 그린 걸로 단정 지을 수는 없고, 별이 어머니에 대해서 제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

“웃고 있네요.”

진오가 시연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멍하니 그림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림 속 두 사람은 행복해 보였다. 진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시연을 바라봤다.

“그 여자는 밝고 즐거워 보였어요. 제가 그 여자를 본 건 6년 전쯤이고 고작 5, 6일 만난 게 전부지만... 저는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고 그 여자는 여행 중이었어요.”

시연이 진오와 눈을 맞추고 간혹 고개를 끄덕였다. 진오의 시선은 시연과 마주했지만 진오의 영혼은 과거에 있는 듯 눈빛이 흐렸다.

“그리고 삼 년쯤 뒤에 아동보호소에서 연락이 왔어요. 처음 별이를 봤을 때, 별이는 잔뜩 화가 나서 웅크리고 있었어요. 엄청 예민하고 경계하고 노려보고... 근데 울진 않았어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죠. 보호소에서 얘기 들었던 건, 애가 소리 지르고 우는 소리가 계속 들려서 이웃이 신고했다는 거였어요.”

“별이 엄마를 만나보셨어요?”

“아뇨. 그런 여자 만나고 싶지 않아요.”

진오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시연이 몸을 뒤로 젖히고 형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모레 또 뵙죠.”

시연이 테이블을 정리하고 천천히 일어났다. 진오는 머리가 복잡한 듯 꼼짝하지 않았다.

“별이 그 여자를 보고 싶어 하는 건가요? 별한테 물어봐야 할까요?”

진오가 앉은 채로 시연을 올려다보았다.

“한 번 나온 걸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어요. 별한테 그림에 대해서 묻는 것보단 아이를 잘 관찰해 주세요.”  

시연이 마당으로 나가자 진오가 찜찜한 듯 어기적거리며 일어났다.


리암이 중형 세단의 문을 열고 여정을 안아 태웠다. 시연이 여정의 휠체어를 밀어 트렁크로 가져가 접었다. 리암이 얼른 달려와 시연에게서 휠체어를 낚아채고는 트렁크에 넣었다.   

“무거운 건 제가 할게요.”

리암이 트렁크를 닫으며 미소 지었다. 시연은 리암의 미소가 참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시연도 덩달아 미소 지어졌다. 시연이 차 안에 있는 여정에게 다가갔다.

“잘 다녀와, 언니! 아파도 참고! 고통을 찢어야 싹이 난다!”

“어이구, 무서워라! 예썰! 이따 봐!”

시연과 여정이 주먹을 쥐고 마주쳤다. 시연이 한 발짝 물러나 손을 흔들자 차가 출발했다. 차를 향해 손을 흔들던 시연이 이상한 듯 주변을 살폈다.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시연은 멀어지는 세단을 바라봤다.

“언니한테 든든한 가족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부럽다!”

시연은 마당에 앉아 빨간 장미를 쓰다듬으며 햇빛을 쪼였다. 건너편 그늘 아래에 한 여자가 시연과 진오의 집을 번갈아보며 서 있었다.

“이모! 시연 이모!”

두 손 가득 짐을 든 진가가 골목에 들어서며 시연을 불렀다. 시연이 진가를 발견하고 뛰어 나갔다.

“진가! 오랜만이야. 그동안 고생 많았지!”

시연이 진가의 손에 들린 봉지를 들어주자, 진가가 한 손으로 시연을 안으며 울먹였다.

“이모~! 나 일 년 동안 진짜 많이 힘들었어. 엄마한테는 말도 못 하고, 엄마 짜증 다 받느라, 십 년은 더 늙은 거 같아.”

시연이 진가의 등을 토닥여주다 뒤로 물러나 진가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늙기는! 더 멋있어졌는데? 엄마 덕분에 우리 진가가 잘 익었나 보다!”

“에~ 잘 익기는! 내가 무슨 과일이야?”

“잘 성장했다는 얘기지. 성숙인가? 숙성?”

시연이 장난스럽게 웃자, 진가가 웃으며 시연을 안았다.

“이모랑 형이 와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오래오래 있을 거지?”

“그래, 근데 이건 다 뭐야?”

시연이 웃으며 봉지 안을 살폈다.

“엄마가 오늘 고기 파티 한다고 사 오랬어. 삼촌네 갖다 놓게. 이따 봐, 이모!”

진가가 시연의 손에서 봉지를 잡아들고 진오의 집으로 들어갔다. 진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시연이 다른 시선을 느끼고 돌아봤다. 그늘에 있던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의 눈은 망설였으나 몸은 단호하게 서 있었다. 시연은 고개를 꾸벅하고 돌아섰다. 여자가 시연을 빤히 쳐다봤지만 시연은 모른척하고 심상으로 들어갔다. 삼십 분쯤 흘러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저기...”

여자가 열려있는 출입문을 살짝 밀고 들어왔다. 사무실에서 차를 준비하던 시연이 여자를 보고 미소 지었다.

“앉으세요.”

시연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찻잔 두 개를 들고 나왔다. 여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카모마일이에요. 뜨거우니까 천천히 드세요.”

“저... 별이 엄마예요.”

여자가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시연이 담담하게 카모마일의 향을 맡으며 끄덕였다. 여자가 고개를 들고 시연을 바라봤다.

“선생님이랑 별이 같이 있는 걸 봤어요. 별이는 괜찮나요?”

여자가 궁금한 듯 시연에게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그러나 시연은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잠자코 있었다. 여자는 점점 조급해지는 것 같았다.

“밥은 잘 먹는지, 울지는 않는지, 잠은 잘 자는지...”

여자는 울컥했는지 목이 메어 입을 다물었다. 고개 숙인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시연이 한쪽에 있던 갑 티슈를 여자 앞에 놓아주었다. 여자가 티슈를 꺼내 얼굴을 덮었다.

“제가 별이를 많이 본 건 아니라서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우는 건 못 봤어요. 가끔은 잘 웃고요. 자주 입을 다물지만, 풍이한테는 말도 곧잘 해요. 풍이는 강아지예요.”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티슈로 얼굴을 닦고 표정을 정돈했다. 하얀 피부에 밝은 갈색의 눈동자가 이국적으로 보였다. 반 묶음 한 짧은 단발과 하얀 니트에 청바지 차림이 단정한 인상을 주었다. 시연이 수납장에서 별의 그림을 꺼내 여자의 앞에 놓았다.

“별이 그린 그림이에요. 여기 큰 사람이 엄마고 작은 사람이 별이래요.”

여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림 속 별을 쓰다듬으며 여자가 흐느껴 울었다. 시연이 천천히 일어나 사무실로 들어갔다. 여자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그 사이사이에 말소리가 들렸다. 시연은 무슨 말일까 귀를 기울였다. 여자는 어린아이처럼 소리 내 울며 ‘엄마가 미안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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