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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Feb 12. 2024

명절과 가족을 대하는 서로 다른 태도의 이유

가족의 달을 보내게 되면서 생각해보기

 올해 초 부터 업무와 개인 일들을 정리하고 재충전을 하고 보니 2월이 시작되었다. 내가 앞으로 보낼 2월은 정해져 있는 편이라서 별 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도 괜찮은 것은 아니었다. 약 2주 정도 부모님과 함께 여행이 계획 되어 있지만, 나는 티켓과 비자 발급 외 준비 한 게 없어서.... 여행 준비와 일정을 짜면서 시간을 꽤 쓰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전보다 엄마 아빠와의 카톡이 늘어나고,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달에 이어지는 설 연휴를 보내며 그동안 명절을 보내고 들었던 회사 팀원 이야기, 연휴에 만난 친구 이야기들을 떠오르며, 각자 가족과 명절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고, 그 이유이자 기준이 머릿 속에서 정리되는 느낌이라 남기고 싶었다. (참고로 모두 환경이 다르고, 그로 인한 경험과 시각이 다르다는 것을 먼저 알려두고 싶다.)


1.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할 줄 아는 성향


  스스로 생각했을 때, 본인이 인내심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인내심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당히 기본적인 펀더멘탈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는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선생님을 정말 리스펙한다..같은 말과 내용을 여러 번 설명할 수 있다니 나에게는 꽤나 쉬운 일이 아니다. (일례로 엄마가 카카오페이나 온라인 결제를 못할 때, 네이버 지도로 검색을 어려워 할 때 인내심이 굉장히 부족하다...ㅎㅎ) 아마도 세대와 생활 환경이 다르기에 가족끼리 서로 아는 것이 다른 경우 많을텐데, 설명하며 이해를 맞춰가는 것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알거나, 설명하는데 친절한 타입이라면 가족 간의 대화가 꽤나 부드러운 것 같았다. 가령 1980년대 한국에서의 대학생활, 회사생활과 2000년대 이후 현재의 모습은 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경험 차이에 대해서 말로 풀어서 잘 전달하면 좋겠지만, 나의 경우는 엄마가 자주 나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불만스러워하곤 한다...^^;;


2.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평상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아주 오래전부터 독립해서 따로 나와 살고 있고, 명절에만 만나는 가족과 간의 시간을 보낸 편이라면, 부모님을 만나는 것이 즐겁지만, 시간이 길어짐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가끔, 짧게 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와 반대로 가족과 함께 생활을 오래하거나,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내는 활동을 많이 보냈던 사람들은 더 함께하려고 하는 편인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결혼한 남녀가 서로 가족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편이라면, 맞춰가는 대화 또는 시간이 있으면 좋은 것 같다.


3. (가족 간 또는 명절 내)노동 강도


 명절에 차려진 음식을 보면, 누군가의 노동이 수반된 것일텐데, 누가 그 노동을 부담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진짜 종갓집에 가까운 가족이거나 음식하는 것을 좋아하는 집(?)을 보면 동그랑땡, 만두피 까지 수제로 만드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두속도 아니고 만두피라니..!!) 한편 우리는 명절이 아니라 제사만 지내는 편인데, 큰 집 큰어머니가 일하는게 싫어서, 수고스럽지 않으셨으면 해서 외식을 하는 편이다. 음식 말고 벌초를 직접하러 가기도 하고, 납골당에 가기도 하고, 외주에 맡겨서 일을 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들었다. 정말 다들 다양하게 명절 보내고 준비하는데, 그 과정에서 누가 많은 노동을 부담하고 있는지, 얼마나 시간을 들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가족 간의 더 배려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만약 나 혼자 많은 노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누가 가족 행사와 명절이 즐거울 수 있을까. 무임승차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는 바른 마음과 함께 서로의 부담을 나눌 수 있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을까.


 (명절 떠올리면 바로 이해가 되긴 하지만) 평상시에서 가족 여행, 행사, 집안일 등을 비추어 봐도 동일하다. 형제자매 유무, 가족 내 역할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가족과 함께 하는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깨끗한 옷과 깔끔한 집을 이용하고 있다면 누군가 그를 위한 수고를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 또는 나 혼자 , 나만 과하게 집안일 또는 가족 행사 제반의 것들을 담당하고 있다면,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달갑지 않거나, 여유로운 태도까지 갖추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어떤 입장으로 가족 내 업무를 얼마나 담당하고 있는지, 합리적인 선인지, 과한 것인지를 떠올려보고 내가 바라보는 명절과 가족의 이미지가 연관성이 없는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4. (만나기 위한)이동 거리

 서울에서만 움직이는 나의 경우는 꽤나 명절을 심플하게 보낸 편이다. 그렇지만, 지방에 오가야 하는 경우, 이동 시간과 에너지, 표 예약 등을 고려하면 모두가 가족과 명절이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았다. 나이에 따라 또는 평상시에 가지고 있는 업무 강도, 체력, 피로도 등도 다를테니 만나는 장소까지 오는 사람을 조금 더 배려하는 태도를 취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외갓집에서 만난 사촌 간의 대화, 곧 이번달 예정되어 있는 친척 결혼식에서 만나게 될 사람들을 떠올리면 늘 그렇듯 시간이 말도 안되게 너무나도 빠르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언제 누가 이렇게 컸는지, 군대에 갔는지, 결혼을 하는지 등 놀라울 뿐이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 때,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갖춘다면 불편하지 않은 그런 가족 간의 시간, 명절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연휴를 마무리 해야겠다. (이번달에 남은 긴 가족 여행 일정도 인내심을 가지고 잘 소화해 보리라는 다짐도 함께!ㅎㅎ)


자리 없어서 따로 차려주신 명절 아침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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