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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만하 Aug 18. 2024

돈,돈,돈 하는 요즘 사람들

나라고 예외일까. 예외가 되려면?

 글쓰기 모임 주제로 '돈'이 등장했다. 글을 쓰는 습관을 기르고자,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기 위해서, 아무래도 내가 익숙하고 친숙하고 애정이 담긴 소재가 글을 쓰는데 장벽이 낮추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돈'이 주제로 나오게 되다니, 역시 '돈'이랑 떨어질 수 없는 삶이라는 것이 다시금 자각되었다.


 '돈'

 참 아이러니한 가치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평일에 휴가를 내고 방문한 북카페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에 '돈'은 인간의 신분을 상승시키고 힘을 갖게 해준 개념이자, 모든 것을 파괴하고 인간이 욕망에 눈을 멀게도 했다는 내용이 나왔다. 옳은 말인데, 요즘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너무 '돈'에 치우쳐져 있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2024년 한국 사회를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입장으로써 '돈'이 없으면 많은 것이 무너지는 세상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유 재산이란 개념이 생기고 (신분과 종교가 주요 가치에서 열외가 된 이후로) '돈'이 곧 힘이 되어서, '돈'이  없어서 삶이 고단해진 경우는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느낌이었을까? '돈'이 없다고 혹은 부족하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결혼','연애','출산','취업','학업' 등을 인생에서 제거하려고 했었을지 모르겠다. 어디선가 보고 들었던 것 같은데, 요즘 우리나라는 많은 가치들 중에서 오직 '돈'만 추구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과거에는 '명예','지위','개성','가치관 등 사회에서 여러 가지 가치를 추구하곤 했는데, 요즘은 다양성이 훨씬 줄었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돈'을 제1의 가치로 두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최근 10년을 돌아보면 이해되지 않는 말은 아니다. 일례로 부동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이해할수도 있을 것 같다. 신입으로 취업한 나는 마포의 나름 네임드, 대장아파트인 '마래푸' 근처에서 일을 했다. 내가 입사 당시에 집값은 10억 전후 였던 것 같다. 그것도 처음에 입주할 때 회사 과장님이 8억 언저리에 샀는데 올랐다는 말을 들었다. 막 신입인 나는 누가 집을 샀구나 하며 흘러들었고, 아직 젊고 어리고 열심히 일하면 어디든 집을 살 수 있겠다는 아주 세상 물정 모르는, 패기 넘치는 마음 뿐이었고, 매일  '마래푸'상가 스타벅스를 가고, 점심을 사먹었다. 그리고 내가 그 회사를 다니는 2년 반 동안, 그 '마래푸'는 14~15억을 넘나들었다. 그 때 알았다. 내 연봉은 2년 반 동안 몇 백 남짓 오르는데, 집은 2년 반 동안 몇 억이 오르는구나. 자산을 사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낀다고 아낀 돈으로 집을 사기는 많이 부족했다. 코로나 시기여서 영끌하면서 다들 부채를 당겨오는데 동참하려고 노력했다. 안타깝게 부동산을 미리 공부해두지 못했기에 안목이 부족했던 것은 내 책임이었었기에, 확실히 관심을 더 많이 가지고 기회를 노리는 계기가 되었다. 궁극적으로 의식'주'를 해결이 어려워지는 요즘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먹고 쓰는 물가가 바로 체감되는 것도 한 몫한다. (판교보다 여의도가 더 하다고는 들었는데..) 21년도 코로나 시기 때, 오피스 출근하러 갔다가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이 9000원, 10000원 했던 것을 보고 놀랐던게 생각이 났다. 24년인 지금은 너무 익숙해진 가격이지만, 당시 짜장면이 10000원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치킨값도 20000원이 넘은 가격이 당연해지고, 삼계탕도 20000원이 납득이 되고 있다. 커피는 조금 앉을 자리가 있으면 프랜차이즈를 제외하고 5000원 이상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렇다고 해서 그만큼 스스로 버는 돈이 많아졌다면 축하한다. 이직, 승진, 사업을 제외한 일반 직장인, 공무원이라면 물가 상승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지 않을까. 물론 성과급도, 법인카드 등 급여 외로 수당, 복지 혜택도 있겠지만, 상승율에 만족하는 사람보다 불만족하는 사람이 크지 않을까 싶다.(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도 하고..) 오르기만 하는 물가를 보고(원래 오르면 안 떨어진다...) '돈'이 안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지 않을까.


 '결혼'에서도 '돈'은 빠질 수 없는 주제였다. 최근 3년 동안 팀원 3~4명이 결혼을 했다. 누구랑 어떻게 왜 결혼하게 되었는지 등도 중요하지만, 그건 이미 당사자들이 결정한 부분이니 차치하고, 꽤 오랜기간 계속 이야기가 되는 것은 '결혼식 준비 과정'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율 보다는, 예식장, 스드메, 신혼여행, 신혼집 등이 이야기 하기 쉬운 소재였다. 기혼자 분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고, 예비 신랑, 신부는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다만, 많은 부분 돈이 개입되어 있다 보니 가령, 신혼집 가격 혼수 가격 등으로 대략 예상되는 삶의 이미지가 보이기도 했고, 계속 이야기를 들으면서 묘한 감정이 들었다. 미혼인 입장에서 결혼 상대를 어떻게 만났고, 결혼하기로 했는지가 궁금하고 부러움이 굉장히 크지만서도 '결혼'까지의 여정이 거의 '돈'으로 커버되다 보니 '돈'이 대단해보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지금 한국 사회에서 '돈'을 빼놓고는 사회 현상 또는 트렌드를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여기서 내가 가져가야할 포지션 또는 내가 원하는 포지션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잡아야할 것 같다고 느꼈다. '돈','돈','돈'하는 세태에 피곤하거나 질릴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내가 아예 '돈'과 등지고 살 수 있을까? 또는 '돈'이 때문에 '결혼','출산'도 포기할 용기가 있을까? 라고 자문하면 답은 명백하게 '아니오'였다. 그럼 뭐 피할 수 없으면, 그저 이겨내는 수 밖에. 뭐 어떻게 해. (ㅋㅋ)


 그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막연하게 내가 서울사람이라서 서울 어딘가 집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할 수야 있겠지만 나의 머릿속의 그림과는 굉장히 거리가 멀 수 있을테니까, 조금 더 과감하게 또는 숫자가 명확하게 계획을 세우는게 필요한 것 같다. 정찰병을 보내는 주식 투자가 큰 보탬은 되지 않고, 믿음직한 기업에 투자하기에 그런 기업을 찾지 못한 것 같아 노동 소득에 기대고 있는 지금은 나에게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마치며, 여름 휴가를 여가로 채우기 앞서, 재정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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