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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마스쿠스 Nov 01. 2024

사막, 셀렌타르 (2)

로맨스 판타지 소설 "스콜피온"

"여기는 불의 산 '카르노스'와 바다의 산 '오세안트리스' 사이의 사막, '셀렌타르'다. 이제 내가 묻겠다. 너는... 누구지?"


아직도 내 턱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은 채, 그는 내 눈을 정확히 응시하며 물었다.   





황금색과 올리브 색이 섞인, 불타는 듯한 눈동자가 가장 먼저 시야를 장악했다.

곧이어 높고 오뚝한 매끄러운 코... 그 아래의 피처럼 붉고 탐스러운 입술. 이마에서 흘러내려 한쪽 눈을 가린 어두운 금발이 어슴푸레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입술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너는 누구길래 지금 셀렌타르에 있는 것 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남자는 마침내 내 턱아래의 손가락을 거두었다.

긴장한 나머지 목소리가 안 나오지만 씩씩하게 대답했다.


"나는 니사이고, 여기는 집 Jeep 차를 타고 올라왔어요. 분명히 산이었는데, 일어나 보니... 여기에요."


"어느 부족 사람이냐. 너 같은 모습의 부족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 부족이라니?

애리조나에 부족들이 아직 있다더니 이 사람은 네이티브 인디언 Native Indian인 건가.

미국에 오래 살았어도 이 사람 같이 생긴 원주민이야 말로 나도 못 봤다.

… 미디어로 접한 모습이랑도 너무 다른데...?


"저는 한국 사람이에요....??"


그제야 알아차렸다. 이 사람에게서 나오는 말을 모르는 언어다. 그리고 내 입에서 나오는 이 언어도, 나는 모르는 그것이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눈앞의 남자는 한동안 말이 없다.


무엇을 골똘히 생각하는 듯하다가 곧이어 몸을 일으키는 남자.

이미 내 두 눈은 어둠에 익숙해진 탓인지, 수없는 별빛에 길들여진 것인지 그의 모습이 꽤 뚜렷하게 보였다.


"나와 함께 가겠나."


그가 망설임 없이 서서 곧게 팔을 내쪽으로 내려 잡으라는 시늉을 했다.


"네?"


"아니, 일단 나와 함께 가야겠다. 여긴 위험해."


그는 장신이었다.


족히 190센티가 넘어 보이고, 덩치도 산처럼 높고 크게 느껴졌다.


넓고 두꺼운 어깨 위로 부드럽고 굵은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자리 잡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오래 엎드려 있었는지, 한참 못 일어나고 있자 그는 다시 무릎을 꿇어 내쪽으로 몸을 내렸다.

그리고 천천히 갈비뼈 쪽에 손을 넣어 나를 일으켜 주었다.

내 몸이 그의 몸과 매우 가까워 지는 순간

그는 멈칫- 하다가, 이내 끝까지 일으켜주고 이쪽을 내려다보았다.

올려다보는 나와, 내려다보는 그 눈빛이 마주친 그때,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 쉭, 쉬익 - 휘잇-!


"거기 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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