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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저축하고 있을까?

욜로, 플렉싱 사이에 끼인 우리 사회 젊은이들

by 다마스쿠스

2010년쯤 욜로 (YOLO, You Only Live Once) 라는 말을 뉴욕의 교회 담임목사님으로부터 처음 접했다.

그러나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플렉싱 이라는 말과 이어져서 있는 돈을 탕진하는 것과 함께 사용될 줄은...


시간이 지나 2025년, 요즘은 ‘욜로’라는 말을 누구나 쉽게 쓴다.
"인생은 한 번뿐이야, 지금 즐겨야지." 라며 사람들은 벌거나 생기는 돈을 "지금"의 즐거움을 위해 써버린다.
물론 인생 한번 사는 것도 맞고, 즐기는 것도 맞는 말이다- 우리는 아무도 내일, 내년을 보장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말은 이상하게 변질된것만 같다.
욜로적인 소비는 ‘즐거운 선택’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도피’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감정이 지쳐 있을 때,
불안하거나 외로울 때,
무언가 작은 것이라도 ‘사는 것’, 당장에 먹는 맛있고 비싼 배달음식으로 지친 하루를 위로받았다.

내 형편에 맞지 않는 여행도 약간의 할부로 간적이 있다.


그러고 나면 남는 건 어딘가 찝찝한 후회였다.
기분은 잠깐 좋아졌지만, 내 계좌와 마음엔 다시 공백이 남았다.

쥐꼬리만한 월급은 통장을 스쳐지나갔고, 10-20달러를 저금하는 바에야 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타가 지독하게 온 나는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다.

"오늘 쓰는 이 돈은, 진정 나를 이롭게 하기 위한것인가? 아니면 나(의 상황)를 잠깐 잊기 위한것인가?"

결국, 의식적이지 않은 소비는 내가 돈을 쓰는 것이 아닌 돈이 나를 쥐고 흔드는 것과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 돈은 ‘버는 것’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


어릴 땐 ‘돈은 많이 벌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쓰는 지는 생각조차 안해봤다.

멋진 집과 예쁜 옷이 가득한 인생만 꿈꾸던 얕은 목표였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돈은 ‘어떻게 쓰느냐’가 곧, 나의 인생을 말해주는 언어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쓰는 모든 돈이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간다는 것도 말이다.


나는 이제, 돈을 쓸 때에도 생각 -> 기록 -> 기억(깨달음)의 순서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 나를 진짜로 행복하게 하는 소비만 하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정말 나를 위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


✔ 저축도, 소비도 '감정'이 아니라 '가치'로 결정하기
(이 소비가 내 가치를 지켜주는가? 의미 없는 소비가 아닌 가치 창출을 하는가?)


✔ 일주일에 한 번 가계부를 작성하고 지출 패턴
(돈이 나를 어떻게 움직였는지 다시 바라보고 점검하기, 고칠 점, 잘한 점 살펴보기)



[저축은, 습관이 감정을 이기는 기술]


나는 성인이 되어 돈이 없어 불안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돈이 ‘없어서’ 불안했다기보다, 어디로 사라지는지 몰라 불안했다.
잔고는 자꾸 월급이 들어오고 얼마 안되 드러내고,
나는 적은 월급과 그정도의 일을 선택한 내 자신이 견딜수 없어 슬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날, 깨달았다.
돈도 ‘관리’가 아니라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날 이후, 나는 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부터 배웠다.
그리고 서서히, 돈이 ‘모이기 시작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오늘은 그 구조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저축의 기술’ 5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크고 대단한 비법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무너질 때마다 다시 보아온 기본기다.


1. 저축은 ‘남는 돈’이 아니라 ‘먼저 떼어두는 돈’이다


"이번 달엔 꼭 남기자"는 생각으로는 절대 모이지 않는다.
저축은 '선택' 과 '습관' 의 결합체이다.
나는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일정 금액을 ‘저축 통장’으로 이체한다.
그건 ‘미래의 나’에게 주는 작은 월급이다. 단돈 만원이라도 떼어 놓는 연습을 하라.

원래는 10프로를 먼저 떼어놓는게 정석이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적은 돈이라도 의식적으로 눈에 안보이게 저축하라.


2. 통장을 쪼개어, 돈의 역할을 분리하라


하나의 통장에 모든 돈이 들어오고 나가면,
내가 얼마를 쓰고 얼마를 남긴 건지 가늠할 수 없다.
소비용 / 고정비용 / 저축용 통장을 구분하자. 결혼하고 나면 더욱더 유용해지는 것을 느꼈다. 비상용 계좌를 만들어서 혹시나에 대비하는 것도 좋다.
군에도 해군 육국 공군이 있듯, 돈도 병사로서의 역할이 명확해질 때 비로소 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3. 작은 성공을 ‘가시화’하라


처음엔 1만 원이 모이는 것도 감격스러웠다.
나는 작은 노트를 하나 만들어, 매달 저축한 금액을 적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노트의 페이지가 쌓이며
내 마음의 부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스스로를 칭찬하고 나도 할수 있다고 늘 격려해라.

내가 나를 안띄워주면 누가 띄워줄수 있을까?


4. 감정 소비를 기록하라


‘기분 전환용’ 소비,
‘나는 이 정도는 써도 돼’라는 보상 소비,
모두가 내가 나를 다독이기 위해 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감정들을 글로 써보면, 충동이 줄어든다.
마음의 구멍을 돈으로 채우기보다, 내 감정을 읽는 것부터가 진짜 저축의 시작이다.

맛있는 커피를 마실때 기분전환용 소비인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러면 그 당시의 기분을 쓰고 행복한 마음을 양껏 느낀다. 그리고 마음에 기분전환이 왜 필요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글을 쓰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언젠가는 정말 기분전환과 그냥 습관적으로 사먹는 커피를 구분하는 날이 오게 된다.


5. 저축은 돈을 쌓는 일이 아니라, 나를 신뢰하는 일이다


계좌에 쌓이는 금액보다 더 중요한 건,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쌓이는 것이다.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을 때, 돈도 나를 떠나지 않는다.

돈은 우리를 주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애 믿음직스럽지 않은 주인은 떠나려고 한다.

우리가 돈을 잘 지배하고 이용하고 적재적소에 쓸때, 우리에게 달려와 안길 것이다.



우리는 종종 ‘돈’이라는 단어에 지치고, 작아지는 통장 숫자들에 마음이 휘청거리곤 한다.
하지만 내가 나의 소비습관을 단련하고 통제할수록, 돈은 나를 따르기 시작한다.


다음 편에서는 **'마음이 흔들릴 때, 소비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루틴'**을 함께 나누려 한다.
돈을 모으는 힘은 결국, 감정이 흐르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힘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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