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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마스쿠스 Sep 17. 2024

2.2 흑인, 백인, 동양인, 그리고...  

미국은 "멜팅팟" 그 자체다.

내가 처음 본 흑인 친구 브리트니의 눈은 크고 맑고 깊었다.


이상하게도 어떠한 인종을 보아도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나부터가 이방인이라 그런 것인지... 백인이든, 흑인이든, 동남아인이든, 미국 인디언이든, 남미인이든...

 

한국에 살 때는 워낙 학교 집 학원뿐인 동선이라 외국인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고, 뉴질랜드의 학교도 백인이 95%, 나머지는 피지인과 동양인이 차지하고 있었다.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다는 것을 고등학교를 들어가서야 알게 됐다. 재미있는 것은 흑인 친구들이 알려준 것들인데...!  


흑인 여자애들이 남자애들을 지칭하며 이야기할 때,

- 정말 피부가 검은 흑인: 다크 초콜릿

- 조금 피부가 검은 흑인: 초콜릿

- 덜 검은 흑인: 모카

- 혼혈이어서 피부가 흑인보다는 덜 검은 흑인: 캐러멜

- 백인:  바닐라

- 동양인을 좋아하는 다른 인종의 남자나 여자: 옐로 피버


이렇게 알려준 것이다...


나를 백지의 순수(?) 상태라고 생각한 이 재미있는 친구들은 이런 말 말고도 미국 욕지거리도 다양하게 알려주고 학교에서 읽으라는 책 읽지 말고 요약해 놓은 스파크노트라는 웹사이트도 알려주고... 선생님들 별명도 알려주며 알게 모르게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었다.


문화충격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팬픽에서나 볼만한 성소수자들을 다 알려주며 누구는 게이, 누구는 레즈비언 - 누가 누구랑 사귄다는 가십또한 알려주었다. 딱히 나한텐 다를 것 없는 똑같은 사람이었고, 우린 다들 고등학생이었기에 튀지 않고 조용히 다들 존중해 주었다. 한 번도 놀리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없던 것이 인상 깊었다. 내가 떠나올 적의 20년 전 당시 한국에서는 타부시 되는 성소수자들이었고 은근히 괴롭힘 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학교에서의 자유로움과 인정받는 개인 의사는 내게 멋지고도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11학년의 기숙사 우리 방은 나를 포함하여 여자 3명이서 한방을 썼는데, 나 빼고 두 룸메이트는 양성애자로, 둘이 서로를 처음 만나자마자 좋아하는 것도 오픈하여 알려주곤 했다... 그 사실 또한 신기하기도 했지만 더 신기했던 건 한 달 후 그들은 각자의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것(!) 드라마에서 보는 하이틴 로맨스.. 난 고등학교를 다니며 질리게 대리 경험했다.


내가 경험한 고등학교는 멜팅팟이라는 미국을 잘 대변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미국 아이들이 아침마다 "비타민"이라며 먹는 ADHD 약들, 믿기 힘들겠지만 고등학생인 이 아이들이 다니는 알코올중독 극복모임인 AA Meeting에 대해 배웠고, 입양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두 룸메이트 둘 다 아기일 때 입양이 되었다고 했고, 학교에 적어도 20프로는 그 당시 입양아였다.


친구들은 부모님들이 본인들을 감당하지 못해 기숙고등학교에 보내버렸다며 별짓을 다해봤지만 자기들의 비행(?)을 막지 못해 이곳으로 보냈다고 한다.

그 당시는 그런가..? 하며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뭔가 씁쓸하다.

정말 부모님들은 건사하기가 힘에 벅차서 보낸 걸까?  

일 년에 5만 달러를 주고 자식을 보낼 때의 부모 심정은 어떠했을까?


모두 다 있는 집 자식들이다. (90프로, 나머지는 선생님, 스태프의 자녀)

심지어 미국재벌들도 다니던 학교다...

소의 "문제아"들이었던 다수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자연 안에서 많이들 건강하게 나갔다.

학교 선생님들의 정성스러운 케어와 한 수업당 7-10명의 학생수. 학습에 최적화된 환경이었다.


다음 이야기는 이 학교만의 독특한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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