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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 기록

《아몬드》를 읽고

독서 기록

by 퀘렌시아

나를 위한 글을 쓴다.


이 책, 베스트셀러라 안 읽고 있었다. 사 놓긴 했지.

오늘 읽었다. 음.....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떠오른 두 가지.

1.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수용할 수 있는 부모

2. 세상 다른 사람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행동하는 사람

이것이다.


1에 대해 생각해 본다. 아이를 낳고 아이가 빨빨 기어다닐 때, 너무도 갑작스럽게, 그꼈다.

'아..... 아이가 어떤 모습일지라도... 이 아이를 품을 수 있겠구나. 극악무도한 사람이 되어도 내 아이를 내가 품을 수 있겠구나. 내가 부모니까.'

그 느낌. 마음에서 올라왔다. 그 걸 느끼고, 연이어 학교의 아이들이 떠올랐다.

'세상에.... 학교의 모든 아이들. 그 말썽꾸러기, 특이한 애로 보이는 그 모든 아이들도... 이런 사랑을 받는 귀한 아이들이구나.'

이런 깨달음. 내 인생, 인상적인 깨달음의 한 순간이 된 그 순간.

이 책에 그런 메시지가 있다. 작가가 엄마가 되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 난 공감한다.


2. 이 책의 중요 메시지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 아이가 오히려 진정 느끼는 아이이다. 다른 이를 사랑으로 건져내는 아이이다. 그런 사람이다. 세상의 따뜻한 그 모든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하지 않는 일을, 주인공 아이가 한다.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을 수 있는 '감정 느끼지 못하는 아이'가 말이다. 작가의 메시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의 메시지가 인위적이든, 구조화 되어 있든.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전해 주는 그의 메시지. 최소한 작가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이구나. 나는? 나는? 오늘 아침, 두 아이가 떠 올랐다.

내 마음 속에 있는 그 아이들. 난 그 순간, 그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었다. 이 순간, 세상 어느 곳에 살고 있든, 잘 살고 있길. 잘 살아가길 얘들아.

슈바이처처럼, 이태석 신부님처럼, 테레사 수녀님처럼 그렇게 멋지게 훌륭하게 살 수 없다. 그럴 마음도 없다. 그들의 아우라를 보며 거룩한 그들의 삶을 좇는 삶? 난 그런 걸 따라할 마음 없다.


그냥, 내 앞에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돌볼 수 있는 대상들에게 마음을 주며 살고 싶다.

나의 삶이 아름답기를, 그들이 삶이 아름답기를 바랄 뿐이다.


가벼운 책? 강한 충격으로 독자를 훅 치는 책? 이런 느낌을 안고 이 책을 잡았지. 그냥 술술 읽고 싶어서. 그런데, 생각보다 매우 좋았다. 오늘 아침, 나를 브런치로 이끌어 주었다.


아, 책 초반 부분 읽으며 동시성 때문에 웃었다. 젯밤 읽은 이주헌의 '역사의 미술관'에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디오게네스 얘기가 나왔는데, 아몬드 초반에도 그 얘기가 바로 나온다. 난 이런 동시성을 좋아한다. 재미있거든.


독자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척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쓴다. 그러고 싶다.


브런치,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공간.

나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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