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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사이로 뛰던 우리는...

by 담은

어깨 위로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비를 피해 비사이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빗줄기는 굵어졌지만 행복한 웃음은 더 커졌다.

너의 시원한 웃음도 더 크게 번져 갔다.


차가운 빗줄기 사이로,

서로의 체온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우리가 나란히 달리고 있었고

그 짧은 순간,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었다.


한참 동안 비는 멈출 줄을 몰랐다.

마치 우리를 온전히 감싸려는 듯,

한동안 더 쏟아져 내렸다.


결국 달리는 걸 멈추었을 때,

잠시 정적이 찾아왔다.

마주 본 너의 눈빛은

여전히 내 마음에 따뜻하게 남아 있다.


젖은 마음 사이로

알 수 없는 감정이 고여 있었다.


비가 그친 뒤에도,

그날의 마음은 쉽게 마르지 않았다.


기억은 흐릿해질지라도,

그 빗속을 지나오던 마음만큼은

오래도록 선명하게 남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여름비를 지나

이제 서로 다른 곳에

도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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