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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e Aug 25. 2022

2.식상한 모나리자 거품 걷어내기(1)

-미술계의 슈퍼스타 모나리자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자는 성모마리아가 아닐까요?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마리아는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면서부터 현재까지 가장 많이 그림으로 그려진 여성일 겁니다. 덕분에 명작도 정말 많습니다. 그러면 가장 유명한 그림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모나리자겠죠. 이탈리아 비단상인의 부인이었던 리자여사가 (모나는 마돈나의 약자로 이탈리아어로 여자를 높이는 존칭입니다.) 어쩌다 전세계 사람들이 얼굴을 알아보는 명화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참!!! 사람팔자는 다 살아봐야 안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럼 팝의 여왕하면 누가 떠오르셔요? 약간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항상 명단에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죠. 바로 섹시스타 마돈나입니다. 58년생 개띠인 그녀는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그녀의 사진과 이미지는 미디어상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가끔 20대의 잘생긴 연하랑 사귄다는 기사를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사생활이 아직도 화제가 되는 걸 보면 그녀가 세기의 슈퍼스타인건 분명하네요.     

성모마리아, 모나리자, 마돈나 이 세 명의 여성은 모두 같은 이름 마돈나로 불립니다.      

 성모마리아(마돈나)는 중세시대 천 년간 그리스도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었던 시대의 아이콘이었습니다. 부유한 비단상인의 부인이었던 마돈나 리자는 이제 다시 인간이 중심이 되기 시작했던 르네상스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팝 아티스트 바스키아의 연인이기도 했던 가수 마돈나는 모든 것이 상품이 되는 세상의 아이콘입니다. 1960년대에 팝아티스트 앤디워홀이 깡통도 세제도 예술이라고 하기 시작하더니 1980년대가 되자 마돈나는 성적인 매력까지도 상품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렇듯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은 세상에 따라 바뀌었지만, 그녀들의 이름이 모두 마돈나라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같은 이름의 그녀들이지만, 그녀는 세상에 따라서 성녀였다가 인간이 되었다가 슈퍼스타로 사회적 위치는 바뀌었네요.

 마돈나가 당시 세상의 아이콘이라면 팝가수 마돈나는 누구나 슈퍼스타가 되고 싶어 하는 지금의 모습과 너무 딱 맞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딱히 배우나 가수가 아니더라도 작가, 의사, 정치인, 건축가, 변호사, 아나운서, 유튜버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스타를 꿈꿉니다. 스타가 되면 부와 명예 모든 것 이룰 수 있기 때문이겠죠. 유명인이 하는 말은 영향력을 미치고 유명인이 입거나 쓴 패션이나 생활용품들을 품절사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앤디 워홀, 마돈나 1963년

 영리한 팝아티스트 앤디워홀은 자신의 작품은 옷장 속에나 처박아 놓으라고 하면서 작품이 아니라 자신이 스타가 되겠다고 나선 첫 번째 아티스트였습니다. 그는 TV에도 출연하고 영화도 찍었습니다. 말 그대로 스타가 되었죠. 그 덕분일까요? 그가 금방 잊혀질 거라는 예측과는 달리 옷장에나 집어넣어 놓으라고 했던 그의 작품들은 티셔츠에 그림을 찍을 때 쓰는 스텐실로 찍어낸 판화에 불과하지만 수백억씩 합니다. 앤디워홀에 작품을 볼 때 속으로 이게 도대체 왜 이렇게 비싼 거야? 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구태여 따져 물을 만한 생각도 없습니다. ‘뭐! 유명하니까’라고 생각해 버리고 마는 거죠.

 그래서 세상은 모나리자를 슈퍼스타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조차도 파리여행 첫날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서 루브르박물관 입구에 네 번째로 줄을 섰습니다. 모나리자 앞에 사람들이 몰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빨리 가서 인증샷을 찍겠다는 일념이었죠. 지금 제게 남은 건 모나리자 앞에서 찍은 사진 한 장과 다른 사람들과 모나리자 이야기를 할 때 '난 일찍 가서 바로 앞에서 모나리자를 봤자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두 가지뿐입니다. 사람들 틈에서 저는 모나리자의 작품성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제 머릿속 어디에도 그날 모나리자에게 받은 감흥 따위는 없습니다. 솔직히 본 순간도 기억이 안 납니다.

 루브르박물관에는 일 년에 관람객이 100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대부분 저 같은 사람들일 겁니다. 우리는 그까짓 유명한 게 뭐라고 말하지만, 유명한 것에 눈길이 가고 추종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그것에 대해서 그렇게 깊이 생각을 안 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딱 한 마디면 끝나죠, ‘유명하니까!’


 우린 아니라고 하지만 유명한 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우리는 유명한 것에 대해서는 더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이 1000만 관객 리자여사님을 슈퍼스타 그녀의 아우라를 걷어내고 찬찬히 살펴보기는게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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