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으로 육아하는 엄마에게 필요한 3가지

홈스쿨링 하면서 ‘엄마’에서 ‘나’로 성장한다

by 지에스더
정말이지 미쳐버리겠다. 여기를 뛰쳐나가고 싶다. 답답하다.



큰 애는 왜 이렇게 내 말을 안 듣는 거야. 도대체 얘는 몇 번 말해야 들을까? 남편은 왜 이렇게 늦게 와. 왜 도와주는 게 하나도 없어. 애는 나 혼자 키우자고 낳은 거냐고!!!!! 나 너무 힘든데...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왔다. 지하 100층까지 내려간 기분이었다. 육아도 뭐고 다 때려치우고 뛰쳐나가고 싶었다. 그냥 여기에서 내가 없어지면 좋겠다. 애 키울 힘도 마음도 없다.

왜 이렇게 우울하고 외로운 걸까. 바람 부는 벌판에 나 혼자 서서 한없이 울고 있다. 위로를 해주는 이가 하나 없다. 다들 저 살기 바쁘니까. 마음 열고 찾아갈 사람도 없다. 아니, 찾아가고 싶지 않다. 힘들다면서 징징거리고 싶지 않다. 부족하고 우울해하는 내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다. 약하게 보이면 안 된다. 그럼 나를 무시할 테니까.


나는 둘째 아이를 낳고 심하게 우울했다. 하루에도 여러 번 감정의 파도가 심하게 쳤다. 큰 물이 나를 덮쳤다. 숨쉬기 힘들었다. 하루 24시간 7일 독점 육아를 하다 보니 지쳤다. 힘들었다. 남편은 집에 없다. 애 둘과 온종일 보내는 하루가 길어도 너무 길었다. 첫째 아이를 낳고도 외롭고 우울했지만 그때보다 더 심했다. 내가 감당하기에 버거웠다.

왜 이렇게 힘들지? 자꾸 우울하고 외롭다는 생각에 빠지면 안 되는데. 행복하고 기쁜 하루를 보내야지. 이러면 안 돼, 감사해야지. 나한테 지금 얼마나 감사할 거리가 많은데. 애써 감사해보려고 했다. 그때뿐이었다. 마음이 고장 났다. 내 말을 안 듣는다. 다시 우울한 마음이 한없이 올라왔다.








둘째 아이를 낳고 4개월 동안 이런 상태를 수없이 반복했다. 이렇게 가다가는 애를 키우기는커녕 하루를 살기도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우울하다. 외롭다’를 무한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이 수도 없이 올라오는 생활을 계속할 수는 없다. 그러면 나중에 심하게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 뭐라도 해서 이 고리를 끊어내자.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거야. 그러다 보면 1년 뒤, 2년 뒤에 만날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겠지. 분명 이렇게 한없이 우울한 마음에 휘둘리는 사람은 아닐 거야. 해보는 거야.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다. “나를 사랑하는 여행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살고 싶었다. 진정한 나로 잘살고 싶었다. 육아의 의미는 ‘애’를 잘 키우는 것에서 ‘나’를 건강하게 키우는 시간임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냥 끌리는 것들, 나를 성장하게 해주는 활동들. 그러면서 엄마가 아닌 나 자신에 초점을 맞추는 것들로 하루를 채우기 시작했다. 어느새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돌아보니 힘겨워하던 그때에 비하면 조금 더 단단해졌다. 우울하다는 마음도 많이 씻겨 내려갔다. 전처럼 감정 홍수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것도 줄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나를 보고 아이들을 대한다. 이렇게까지 갈 수 있게 해 준 것. 성장하기 위해서 내가 했던 것들을 나누려 한다.






오늘 할 이야기는 홈스쿨링 하는 엄마에게 필요한 것 3가지다. 홈스쿨링하고 있는 엄마뿐만 아니라 육아를 하면서 너무 지치고 우울한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1. 체력 기르기


체력 하나만 달라져도 인생의 많은 것들이 변합니다.


언제라도 손짓하며 지나가는 기회라는 놈의 앞머리를 확 잡아챌 수 있도록 몸 상태를 준비해 놓고 싶다.



<마녀 체력>에 나온다. 우선 체력부터 키우기로 했다. 지인 블로그에서 보고 알게 된 <낸시 홈짐>을 시작했다. 뭔지 모르고 그냥 했다. 하면서 “헉” 소리 나왔다. 힘들었다. ‘아, 내가 진짜 저질체력이구나’를 실감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짧은 시간 동안 강도 높게 하는 운동이었다.

30분 운동하는데 땀이 줄줄 나왔다. 개운했다. 다음 날 근육통으로 ‘아이고’란 소리가 나올지언정. 그래도 좋았다. 잡생각 없이 집중해서 운동하는 내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쉬운 식단 조절도 같이 했다. 신기했다. 살이 빠지기 시작하다니!! 홈트 하고 식단 조절하면서 체력을 길렀고 살도 뺐다.

요즘 유튜브에 정말 좋은 홈트가 많다. 요가든, 홈트든. 내가 끌리고 하고 싶은 것으로 골라서 하면 된다. 코로나로 집 밖에 못 나가는 때 아닌가. 집 안에서 운동하면 충분하다. 준비물도 별로 없다. 요가매트, 운동화, 휴대폰만 있으면 된다. 준비하고 헬스장 갈 시간에 운동 끝낼 수 있다. 집에서 애랑 있으면 긴 시간 운동을 할 수 없다. 짧은 시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만 한다.



2. 미라클 모닝(미라클 나잇)과 애 없이 밖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


엄마~!!!!!


하루에 수도 없이 부르는 소리. 끝도 없이 울리는 알람 같다. 끄기 무섭게 다시 나를 부른다. ‘엄마도 좀 쉬자고.... 그만 부르면 어떻겠니?’하는 마음이 올라온다.

토요일 오전에 남편에게 애들을 부탁하고 나가기 시작했다. 도저히 24시간 7일 육아를 못 하겠다. 산소호흡기라고 끼어야겠다. 나 혼자 나가는 길. 얼마나 행복하고 발걸음이 가볍던지.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먹고 싶은 차와 샌드위치를 먹었다. 일주일 수고한 나에게 상을 주었다. 내가 가장 먹고 싶은 차로 골라 먹었다. 값은 마음 쓰지 않았다. 한주도 애썼다고 나를 토닥여주었다. 대신 남편은 일요일 저녁에 자유시간을 갖는다. 진짜 큰일 아니면 서로 연락하지 않는다. 각자 온전한 시간을 선물한다. 엄마와 아빠에게는 모두 개인 시간이 필요하다.


미라클 모닝으로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6시, 5시. 그러다 이제는 4시에 일어난다. 몸이 적응해서 알람 소리를 들으면 바로 깬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까 저절로 일찍 잔다. 누우면 바로 잠든다. 아이들이 없는 고요한 새벽 시간. 너무 좋다. 온전히 나 홀로 깨어있는 시간에 나에게 좋은 것들을 한다. 박경리의 <토지> 필사, 고전 필사, 블로그 글쓰기 따위를 하고 있다. 올빼미형이라면 미라클 나잇도 좋다. 핵심은 그 시간에 내가 성장하는 일로 채운다. 독서, 글쓰기, 영어, 운동 따위로 1시간~3시간 정도 밀도 있게 쓴다. 아이 키우며 그동안 미뤘던 활동들로 채운다.



3.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고 해빙(Having) 하기


앞날을 보기보다는 지금에 집중하며 살기로 했다. 오늘을 잘 보내면 내일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벌어질 것 걱정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아이와 지금 함께 할 수 있는 것에 눈을 돌렸다. 큰 힘 들이지 않고 애랑 같이 할 수 있는 것들로 하루를 채웠다. 집안일도 혼자 하지 않았다. 큰 애부터 가르쳐서 같이했고 지금은 두 아이와 함께 한다.

아이들 잘 노는 시간에는 누워서 푹 쉰다. 낮잠도 꼭 잔다. 두 아이는 낮잠을 안 자도 나는 잔다. 애가 잘 때 집안일로 시간을 쓰지 않는다. 엄마부터 잘 쉬는 게 먼저다. 그러면서 맑은 정신 상태를 만든다. 피곤하면 애한테 쓴소리를 내뱉는다. 그러니 그전에 쉬면서 상태를 조절한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문제가 생기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내 인생을 내가 책임지는 태도로 지낸다. 최근에는 <더해빙>을 읽고 지금 내가 가진 것에 더욱 감사하며 기뻐하며 살고 있다.







인생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자연스러운 선물이다. 육아를 한 덕분에 나를 더 사랑하고 나다운 길을 찾아갈 수 있었다. 애 키우면서 한없이 우울했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다. 돌아보면 내 인생을 나답게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간이었다. 나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나는 오늘도 성장한다. 나답게 산다.



삶이란 내 안의 여러 가지 ‘나’를 찾아 통합시켜가는 여정이죠. 우리는 결국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해요. 사람은 자신다워질 때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내면의 힘을 발견하게 되죠.

<더 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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