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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Choi 최다은 Apr 04. 2024

아이의 언어로 대화하는 엄마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의 엄마이다. 아이의 하교 후 학교생활을 색깔로, 동물로, 아이가 좋아하는 '별의 커비' 캐릭터 등등으로 표현하며 물어보는 놀이에 즐겁다. 엄마인 내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예전처럼 “학교는 어땠어?라는 예/아니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닫힌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사랑하는 딸! 오늘 학교생활은 어떤 컬러야?"아이는 엄마의 호기심 있고 재미있고 상상해 볼 수 있는 질문에 어떻게 반응할까?

"엄마 나는 지금 빨간색, 파란색 그리고 핑크색이야!” “빨강은 수학시간에 3 자릿수 더하기 빼기 하는데 어려워서 눈물이 조금 날 뻔했어. 그리고 파란색은 오늘 하늘 봤어? 구름이 너무 예쁘고 가까이에 있는 것 같아. 분홍은 매우 행복하고 폭신한 느낌이야. 쉬는 시간에 친구랑 운동장에서 뛰어놀았는데 기분이 너무 좋고 재밌었어.”쉼 없이 대답이 나오는 것이었다.

아뿔싸! 엄마인 나는 닫힌 질문으로 아이의 생각과 표현까지 닫아버렸었구나!. 아이는 얼마나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우리 아이가 말이 적은 아이가 아니었구나…


위와 같이 우리 아이 언어로 아이에게 물어볼 때 아이는 신나서 대답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언어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질문을 하게 된다.




아이는 이 대화가 재미있었는지 등교 전, 먼저 엄마에게 요청을 한다.


“엄마! 오늘은 나의 학교 생활을 어떤 것으로 물어볼 거야?”


“음… 오늘은 학교생활은 어떤 꽃이었어?라고 물어볼까?”


“그럼 오늘은 아마도 민들레라고 대답할 것 같은데?”


“왜? 오늘 민들레가 될 것 같아?”


“민들레는 거칠잖아. 잡초처럼 아무 데서나 자라고, 아스팔드 바닥 사이에서도 자라기도 하고. 학교생활이 아이들의 다툼으로 늘 시끄러운데 나는 거기서 민들레처럼 아름답고 거칠게 보낼 것 같아서”


딸의 언어를 듣고 있노라면 아이의 학교생활을 짐작하여 느끼게 된다. 실제로 학교 상담시간에 담임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어보니 딸아이는 아름답고 꿋꿋하게 민들레처럼 친구관계를 잘해나가고 있는 듯 보이니까.





지인들에게 아이의 언어로 대화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그들의 아들 혹은 딸의 반응이 이랬단다. “엄마 뭐라는 거야?” “엄마 갑자기 왜 그래요?” ㅎㅎㅎ


아이들은 아이마다 흥분하고 즐거워하는 표현법이 있지 않을까?


우리 아이의 경우는 어떤 현상을 단어로 비유하며 표현하는 것, 자신만의 언어로 상상하고 재해석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아이인 것이다. 엄마인 나는 아이가 신나는 것을 알고자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 우리 아이의 언어를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언어를 안다는 것은 상대방을 유심히 관찰하고 상대방이 즐거워하는 지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나는 우리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를, 눈을 마주할 때 눈으로 말하는 언어를, 말하는 표정에서 느껴지는 기분을, 말투를 더욱 자세히 들으려고 노력하는 엄마일 뿐이다.



아이에게 훈련이 잘 된다면 남편에게도 남편의 언어를 유심히 파악했다가 사용해 봐야겠다! 상대의 언어를 발견하고 그 언어로 상대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이 관계를 지혜롭게 만들어 나가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나는 아이와 어릴 때부터 관계를 잘 만들어 나가고 싶다. 나중에 우리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에도 종종 찾아와 엄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은 것이다.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


월 . 수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목       [엄마도 노력할게!]



15일마다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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