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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Choi 최다은 Apr 18. 2024

엄마의 인내는 아이를 스스로 키운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의 엄마이다. 아이는 엄마표 학습코칭 프로그램으로 영어를 집에서 습득하고 있다. 2년 3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다 마치기까지 보통 5년이란 시간이 소요된다. 반 정도 한 셈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영어를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것을 매일같이 집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엄마와 아이의 강한 의지를 요하는 것이기에 쉽지는 않다.


누군가가 왜 학원을 보내지 이 고생을 사서 하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무엇일까? 엄마인 나는 아이의 조력자이지 아이의 인도자가 아니다. 엄마인 나는 늘 조력자의 입장에서 아이를 관찰하려고 노력한다.


첫째,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학습은 아이가 스스로 흥미를 보일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6세 정도 되었을 때 영어로 된 미디어를 스스로 찾아보면서 영어로 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엄마의 욕심에 아이에게 억지로 이것저것 주입하기가 쉬운데 나의 경우는 아이의 성향과 기질을 고려해 강압적인 방식이 우리 아이에게는 매우 큰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을 한다. 양육에는 정답이 없다. 우리 아이의 성향과 기질에 맞는 방법이 정답이 아닐까?


우리 아이는 자신의 주관이 강한 편이고 주변 친구들이 무엇을 배우든 간에 자신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마이웨이 성향이 강한 기질이라 가능한 양육방식이다. 아이의 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엄마가 따라가 주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었다. 기다림이라는 인내만 엄마의 몫이 된다.


둘째, 외국어에 흥미를 보인다면 모국어인 한국어를 습득한 방식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모국어 습득방식은 아가들이 엄마 혹은 아빠의 말을 꾸준히 듣다가(리스닝) 어느 순간 "엄마"하고 부르기 시작하지 않나? 리스닝이 쌓이면 스피킹이 되고 결국 기다리면 한글 리딩이 된다. 그리고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쓰기를 시작한다. 리스닝-스피킹-리딩-라이팅의 순서가 자연스러운 모국어 습득 방식인데 아이가 영어 애니메이션을 듣고 보는 것을 즐겨하니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가 아이가 학교 갈 무렵 우연히 지인에게 엄마표 학습코칭 프로그램을 소개받고 우리 아이와 나의 성향으로 봤을 때 가장 좋은 방식인 모국어 습득방식으로 영어를 배우는 방법이라 선택하게 되었다.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우리 아이 기질을 알고 그것에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아이가 요즘 보는 영어책이 비문학 영역이라 모르는 영어단어가 나오면 스스로 그 단어의 뜻을 찾고 적으며 공부한다. “엄마 가지가 왜 영어로 'egg plant'일까?” "음.. 엄마도 모르겠다! 우리 한 번 찾아볼까?"

네이버 출처: egg plant 가지의 생김새

엄마인 나는 딸아이와 인터넷 검색을 해 본다. 서양 가지가 흰색 달걀모양인 것도 처음 알았고 그래서 에그플랜트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도 알게 된다. 에그플랜트가 익으면 노랗게 돼서 독성이 생기니 익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정보도 습득한다. 우리가 먹는 보라색 긴 가지는 중국에서 개량된 것이라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이렇게 아이는 영어 단어를 궁금해하며 하나씩 찾아간다. 엄마와 아이가 영어로 가지를 'egg plant'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될까? 궁금해하며 함께 찾아보는 단어는 결코 잊히기 어렵겠지?


어떤 날은 엄마도 아이도 바깥활동으로 상당히 피곤한 날이 있다. 그런 날에도 주 6일 목표를 채우기 위해 힘들고 괴롭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엄마도 아이도 포기는 하지 않는다.


어느 날은 아이가 너무 하기 싫다며 1시간 동안 내내 울면서 스스로와 싸우기도 하였다. "이것도 견뎌내지 못하는 나 자신이 싫어!" 아이는 스스로 작은 '나'에서 허물을 벗고 조금 더 큰 '나'로 가는 고통을 이겨내고 있다.



아이가 집에서 학습을 하니 함께 궁금한 것을 찾아보는 일도, 힘든 날에도 포기하지 않게 옆에 앉아 있는 일도, 스스로를 이겨내며 우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모두 엄마의 몫이다. 엄마인 내가 선택한 일이기에 인내하며 감당해야 한다.


“엄마는 하나님께서 너에게 분명 기회를 주신 것이라 생각해. 네가 언젠가 무엇이 되고 싶을 때 영어를 모국어처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무기가 될 거야. 시험을 보기 위한 영어 스킬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단다. 오늘 하루 다시 한번 힘을 내서 해보자!”


엄마인 내가 조력자로서 아이가 스스로 해내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쉽지는 않다.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이왕 힘든 양육의 길인데 아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는 것이 옳은 길이 아닐까? 나는 아이가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몸부림을 기꺼이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아이의 엄마이니까. 우리 아이는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기적 같은 선물이니까 말이다.


여자가 해산할 때에는 근심에 잠긴다. 진통할 때가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 때문에, 그 고통을 더 이상 기억하지 않는다. -요한복음 16장 21절-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수       [WEAR, 새로운 나를 입다]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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