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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Choi 최다은 Apr 11. 2024

모두가 다 각자의 모습대로 예쁜 거야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의 엄마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존중‘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 각자의 언어로 ’존중‘을 표현해 보는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 엄마인 나는 딸아이에게 ‘존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엄마! 존중은 ‘친구의 의견을 들어주는 보석 같은 마음‘이야. 나는 놀이터에서 놀고 싶은데 친구는 집에서 놀고 싶다고 하는 거야. 그때 무조건 내 의견을 주장하기보다 친구의 의견에 대해 좋은 점을 생각해 보는 거야. 밖은 춥고 집에서는 그림도 그리고 놀 수 있는 방법이 많으니까 친구의 의견을 존중해서 집에서 노는 것도 좋겠다!라고 내 생각을 친구에게 맞춰 볼 수 있는 것 아닐까? ”








나는 나의 딸아이가 자신의 고유한 달란트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며 살아가기를 매우 원하는 엄마이지만 동시에 우리 아이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친구를 소중하게 대할 수 있는 인격으로 자라기를 간절히 원하는 엄마이다. 그리고 가정에서 존중받아 본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진심으로 존중해 줄 수 있다고 믿는 엄마이다.


가정에서 아이가 부모에게 존중받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엄마인 내가 아이를 존중할 수 있는 근간이 되는 것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아이가 남편과 나의 유전자에서 나온 생명체이지만 완전히 다른 미지의 씨앗이라는 것이다.


부모는 그 씨앗을 심고 어떤 식물로 자랄 것인지 그저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이다. 마침내 싹이 나면 필요한 것은 없는지 어떻게 생긴 식물인지 등을 발견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우리에게 와 준 선물 같은 존재인 미지의 씨앗이 스스로 뿌리내리고 싹이 나고 자라는 것을 계속 기다려 주면서 필요할 때만 도움을 주면 되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이 인정한다면, 결코 완벽하지 않은 부모의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싹이 나고 있는 식물에게 섣불리 과한 영양분을 부어서도 안되고 부모가 새싹을 끌어올리게 되면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우리 아이가 아이만의 식물 자체의 고유성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진다면 아이를 부모인 내가 이끌어 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끈기 있게 관찰해야 하는 존재로 아이에 대해 더욱 세세하게 알아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엄마인 나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이러한 부모의 시선을 갖지는 못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가정 속에서 여러 가지 아이에게 했던 행동들이 어쩌면 아이가 스스로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가정의 문화가 되지 않았을까?


첫째는 다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에 ‘한 주간 서로에게 바라는 미션’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아이가 엄마인 나에게 이번 주에 요청한 것은 ‘무슨 일을 할 때 조바심을 내지 않기’이다. 엄마가 급하고 서두르는 성격을 알고 있는 딸아이의 요청이라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번 주는 아이와 외출할 때 재촉하지 않는 것을 약속한다. 서로에게 바라는 것에 대해 의견을 내고 그것을 상대가 오케이 하면 한 주간의 미션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 주간 잘 지켜낼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둘째는 부부싸움 후에 (아이 앞에서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우리 부부는 딸아이에게 어떤 상황에서 엄마와 아빠의 의견이 달라 언성이 높아졌는지 분명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어릴 때부터 우리 부부는 늘 아이에게 이해하도록 설명을 해 주고 아이 앞에서 부부가 화해하고 아이에게 큰 두려움을 준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 어쩔 수 없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아이 앞에서 싸웠다면 충분히 설명을 해주는 것이 아이가 괜한 자책감에 빠지지 않게 도와줄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개인의 차이점을 존중하고 공개적으로 애정을 표현할 수 있으며 실수를 학습의 기회를 활용하면서 솔직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양육적인 가정분위기에서만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감정이 활짝 꽃필 수 있다(주).


가정에서 존중받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느끼는 만큼 상대를 가치 있게 여겨주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먼저 존중의 의미를 보여준다면 아이는 스스로를 가치 있다고 여기게 되지 않을까?


끝으로 아이가 엄마인 나에게 물었던 질문의 답을 기록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우리 아이와 우리 아이 친구도 '존중'이라는 의미를 가정에서부터 스스로 깨우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말이다.




“엄마!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알지… 바로 우리 딸!”


“아니야 엄마.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은 없어, 모두가 다 각자의 모습대로 예쁜 거야”

 




주) 버지니아 사티어,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포레스트북스, 2023


*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


월 . 수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15일마다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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