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정주행 중이다. 주인공 홍해인과 백현우는 강렬한 이끌림으로 시작된 달달한 로맨스로 결혼에 골인하지만 홍해인은 자신의 사회적 업적에 눈이 멀어서 백현우는 그런 해인이의 달라진 태도에 상처를 받아 자기중심적인 마음으로 서로에 대해 일관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다가 결국 이혼을 선택한다.
결혼 10년 차 아내인 나는 결혼생활을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을 자기중심적인 마음가짐, 바로 자기 중심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은 마치 암 덩어리 같이 남편 혹은 아내에게 잠복해 있다가 결혼생활과 동시에 점점 세력을 키워간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남편은 요즘 시대 보기 드물게 자신이 가정 경제를 모두 책임지겠다고 선언하고 감당하고 있다. 자정쯤 퇴근해서 새벽 4시 혹은 5시까지 집에서 일을 하고 아내가 기상할 무렵 잠을 청한다. 그동안 나는 남편이 성취욕구가 상당히 강해서 그리 결정한 것이라며 매우 이기적이라 생각했다.
나의 회사 커리어를 내려놓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임무를 감당하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원망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지금 보니 아내인 내가 워킹맘을 치열하게 겪는 것에 대한 지나친 미안함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각오가 아니었을까? 어쩌면 아내인 나를 위한 그의 지나친 희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그의 어깨가 매우 무거워 보인다. 가정을 위해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 그에게 나는 너무 많은 상처를 안겨줬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야 조금씩 나는 그에게서 진짜 사랑을 배운다.
'눈물의 여왕' 홍해인과 백현우는 법적으로 남남이 된 후에야 서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된다.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진짜 사랑이라는 것을 그들을 알아가는 것 같다. 백현우의 바보 같은 모든 행동은 자기중심적이지 않다. 모든 행동의 이유는 결혼생활 중에는 그토록 미워했던 홍해인을 위한 것이다. 그녀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었는지 미처 몰랐던 자신이 미워서 더욱 혹독하게 그녀를 위해 희생한다.
홍해인도 마찬가지이다. 백현우가 다치지 않는 방법을 위해 자신이 희생하더라도 그것을 선택한다. 다소 과장된 스토리이지만 보는 이들은 이러한 그들의 사랑에서 진짜를 느끼고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고전 13:4-5]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유명한 성경 구절이 있다. 사랑은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은 다른 이들의 유익보다 자신의 이해를 좇는 '자기 위주'의 사고방식과 정반대에 있는 덕목이다(주). '진짜 사랑'을 반대로 읽어보면 자기 중심성이다. 이는 조급하고 쉽게 화내고 너그럽거나 따뜻함이 배어 있지 않은 말을 함부로 쏟아내고 형편이 더 나은 이들을 샘내고 헐뜯으며 누군가에게서 받은 지난날의 상처와 아픔을 버리지 않고 곱씹는 증상들이다.
결국 부부는 한쪽이 자기주장을 앞세우고 고집을 부리면 상대는 조급해지고 분에 차서 거칠고 냉담하게 응수하는 것이다. 상대의 자기 중심성을 자신의 자기 중심성으로 받아치는 것이다. 관계의 발전이 없는 자기 연민과 분노와 절망의 구렁텅이로 끌려들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즘 세상은 그 해결책으로 자신에게 유익한 일을 하며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살라고 조언한다. 왜 그렇게 바보같이 사느냐고, 부부생활에서 상처 입은 이들의 자기 중심성을 스스로 들여다 보기 이전에 이들의 상처를 무조건 지지해 준다.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라고 권면하며, 자신에게 맞는 꿈을 찾아서 이뤄 가라고 한다. 다들 그렇게 하는 것이 결혼생활에서 상처받은 부분을 치유하는 길이라고 한다.
[물론 불법적이거나 부도덕적인 이유로 상대에게 감당할 범위 밖의 명백한 이혼사유는 제외하는 것으로 한다]
주)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두란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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