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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Choi 최다은 Apr 26. 2024

여행 아니면 어쩔 뻔했을까?

여행이라는 친구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고 너무 소홀하게 대한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다. '여행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여행을 꼭 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그동안 내가 갔던 여행은 일상을 떠나 새로운 곳을 가 보는, 여행이라는 단어보다는 관광에 어울릴 만한 경험이었다. 관광하고 다시 집으로 복귀하는 것이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그렇다면 진짜 여행은 어떠한 것일까? 사람들은 진짜 여행을 통해 삶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다고 한다. 여행이라는 선물을 통해 성장해 간다고. 그렇다면 나도 여행을 가보고 싶은데? 집이 나에게는 가장 좋은 여행지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좋은 여행지도 있을 수 있으니까 호기심이 생겼다.


답을 구하러 갔다 질문을 얻어 온 열여섯 소년 임하영의 여행 이야기를 읽고는 이런 여행이라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홈스쿨로 학교에 다니지 않고 학교 밖에서 세상을 공부한 친구, 임하영. 어릴 때는 부모님께 영어와 수학을 배우고 중학교 돼서는 도서관에 하루 종일 있었다. 또 강연회를 들으러 다니기도 했었고.


홈스쿨링을 하며 자라온 아이든, 그렇지 않든 질문을 많이 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면 혼자서도 충분히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문제의식을 키울 수 있구나! 아니 어쩌면 질문에 질문이 거듭되면서 관련 책들을 계속 읽어가며 진짜 공부를 한 것은 아닐까?


임하영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주체적으로 형성하는 방법이 세 가지 있다고 하는데 첫째는 폭넓은 독서, 둘째는 열린 자세로 토론하는 것, 셋째는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자신의 생각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그가 여행을 떠난 진짜 이유도 2014년 세월호의 침몰 후 자신과 우리 사회에 대해 돌아보게 된 계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당시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십 대 소년인 그가 떠난 여행은 '우리보다 나은 사회는 어떨까'라는 궁금증으로 유럽에 가서 답을 구하고 싶었던 것이다.  



파리하면 샹젤리제 거리의 즐비한 상점들.. 명품거리들 그리고 관광지로 유명한 루브르, 오르세 미술관 등을 떠올리기 쉬운데 그가 다녀간 곳은 파리의 기메 박물관(Muse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 - Guimet)이다.


조선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 홍종우라는 분이 처음으로 일하게 된 곳이 바로 기메 박물관이다. 프랑스에서 그가 과연 1890년에 무엇을 배우고 느꼈을지 굉장히 궁금했다는 그. 벨 에포크라 불리던 시절 파리가 세계 문화와 예술, 경제의 중심지이던 시대에 홍종우가 과연 이곳에서 제국주의의 감춰진 이면을 봤을까 궁금했던 그.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배울 수 없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는 것이 여행이라는 말을 남긴 그이다.


그의 최근이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이라는 출간한 책에 의하면 미네르바라는 대학에 입학했다고 한다. 4년간 7개의 도시를 옮겨 다니며 캠버스는 없고 온라인으로만 수업하는 신박한 대학이라니. 그답다.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어쩌다가 여행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여행 아니면 어쩔 뻔했을까?라는 소중한 추억이 있는 것인지? 왜 여행이 삶에 유익한 것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무엇이든지 의미가 있어야 되는 것이라면 여행도 나에게는 휴식이 아닌 공부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주)여행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손미나, 씨네 21 북스, 2016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수       [WEAR, 새로운 나를 입다]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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