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을 출판하기까지 모두 혼자서 하다 보니 처음부터 최고의 작업을 짜잔~ 선보이기보다는 일단 마켓에 내놓고 보니 뭔가 이상해서, 저게 모자라서, 이랬으면 좋겠어서 조금씩 수정을 하면서 상품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을 거쳤다. 다행인 것은 기존 출판 시장과 달리 아마존에서는 왕초보 전사들의 이런 전투 방식을 허용해 준다는 것!
현재의 표지도 여전히 수정보완이 필요한 상태이지만, 그래도 1차 작업물(하단 사진 좌측)과 현재의 작업물(하단 사진 우측) 간에 개선점이 확연히 있었기에 그것을 쭉 훑어 가보려고 한다.
심심풀이로 다른 그림 찾기 ㅋ
무엇이 달라졌나요?
이전 글에서 연거푸 강조했지만 아마존에서 제목, 그리고 그 제목이 쓰이는 책표지는 아주 중요한 마케팅 도구이다. 초반의 내 작업은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한글 워크북의 경우 표지만 봐도 구매자들이 이 상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단박에 알 수 있는 게 좋다. 1차 표지를 보면 내 책의 강점이 뭔지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왕초보 아마존 여전사로 고군분투 삽질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이런 표지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확신이 든다. 우아아아아악!!!
내 책이 다른 상품과 비교하여 학습교재로써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라면......?
책 제작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애 둘 엄마, 우리 아이들에게 영상 보여주는 동안 초집중 작업모드로 녹음버튼 일단 눌렀으면 노빠꾸 정신으로 만들어낸 진귀한 원테이크 오디오 영상 파일! 유튜브에 올리기까지 했는데 그냥 날려버릴래? 안돼!!
아마존 팀이랑 채팅하고 이메일 보내고 기다리고 보내고 기다리고 끝내 Memory Aids라는 단어로 전환하며 살려낸 단어 카드가 교재 안에 버젓이 살아있는데 이 좋은 툴을 구매자들이 알 수 없도록 흘려버릴래? 안돼!!!!
지루한 흑백 학습 교재보다는 알록달록 발랄한 느낌이 들도록 인쇄비가 훨씬 비싼 풀컬러 프리미엄 종이로 제작했는데 돈만 비싸게 잡아먹고 구매자들은 이런 특징을 전혀 모르도록 넘어가버릴까? 안돼!!!!!
Audio for Pronunciation!
Memory Aids for Vocabulary!
Colorful Illustrations for Learning Fun!
Perfect for all beginners와 같은 일반적인 홍보 문구와 오디오/플래시카드/일러스트레이션과 같이 구체적인 특징의 자리를 교체하고 3가지의 특징이 훨씬 눈에 띌 수 있게 리스트형으로 배열을 바꿔주었다.
동일한 특징을 책표지뿐만 아니라 제목에도 반영을 해주어야 했다. 1줄짜리 짧은 제목에서 Book 1. Vowels - Easy Workbook for Beginners with Writing Practice, Audio for Pronunciation, Memory Aids for Vocabulary, and Colorful Illustrations for Learning Fun for All from Kids to Adults 줄줄이 소시지 제목으로 바꿔주고 ISBN에도 업데이트시켜주었다.
나름대로 내가 이 책을 시리즈로 만든 의도는 한글 공부를 차근차근해보는 것에 있었다. 그래서 첫 책은 자음, 2권은 모음, 3권은 자음과 모음, 4권은 받침, 5권은 K-pop문화와 단어로 총 5단계 별 학습을 야심 차게 세워보았다.
일단 김칫국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캔바에서 시리즈물 책표지 선작업을 해보았다. 각각의 책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할 시간은 없으니 색상만 이리저리 변경해 본다. 근데 이게 왠 걸 ㅋㅋㅋ 내 아이들이지만 주르륵 세워놓으니 얼굴색만 다를 뿐 다 똑같이 생겨서 엄마인 나도 누가 누군지 모를 지경이다. 한글을 공부하는 외국인이라면 더 심각할 텐데!
그래서 첫 번째 책은 자음에 대한 책이니까 부제목 아래쪽에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 나름의 이름표(?)를 붙여주었다. 이제야 좀 알아보겠네. 시리즈물을 기획할 경우에는 연속선상에 있는 중요한 특징을 책표지에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모니터에서 보는 거랑 진짜 책으로 인쇄되어 눈에서 보이는 거랑 조금 차이가 있다. 막상 교정본을 받아보니 가운데 그려진 원이 너무 무지막지하게 커다란 거 같아서 크기를 살짝 작게 조정해 주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이 편이 훨씬 안정감 있고 나은 디자인처럼 느껴졌다. 편집 디자이너로 살려면 엄청 꼼꼼해야 할 거 같다. 아주 미묘한 차이가 거슬릴 때가 있고 좀 더 나은 디자인을 하려고 붙잡고 있다 보면 밑도 끝도 없이 계속하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ㅜㅠ 디자인 작업은 어느 정도 하게 되면 그냥 과감하게 고고씽 넘어가야 하는 거 같다.
처음에는 문제없이 출판했다가 제목을 길게 늘이면서 '카드'라는 단어가 아마존 리뷰팀에 걸리게 되었다. 이 단어는 상품(종이책)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오해하게 만들고, 나아가 부정적인 리뷰가 남겨질 소지가 있으므로 이 단어가 명시된 채로는 더 이상 책을 판매할 수 없다는 무서운 소식을 듣게 된다. (재밌는 사실은 채팅 상담의 경우, 사람마다 알고 있는 정보가 조금씩 다르기도 해서 좋은 상담원을 만나는 운빨이 필요하다)
다행히 책 내지에 작업한 단어 암기용 카드 자체를 없애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플래시) 카드' 대신 메모리 에이드(암기 보조 자료?)라는 단어를 차용하게 되었고, 책표지와 제품 설명 등에서 단어를 모두 교체해야 했다.
다른 그림 찾기, 정답은 총 4개였네요! 이제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지나간 거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