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서 자라고 늙어 어머니 대지로 돌아가는 우리의 삶을,
이제 일곱 살인 조카를 보며 돌아보게 된다.
조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처음 조카를 보러 남동생네에 갔을 때
조카는 참으로 작고 연약해 보여
어떻게 안아야 할지 조심스러웠다.
새 생명은 존재 그 자체로 감동이었고,
이 세상에 온 새로운 여행자를 돌보는
올케와 남동생의 노고가 느껴져 눈물이 났다.
그날 내가 두 손에 조카의 조그마한
분홍빛 발을 감싸고 있는 사진이 남아 있다.
그랬던 조카는 쑥쑥 크고 있고,
초등학생이 되고 몇 년 지나면
나보다 발이 더 커질 것 같다.
빠르게 지나가는 이 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조카가 자라는 동안 조카를 만난 날마다
짧게나마 고모일기를 썼다.
이 책은 그 기록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우리에게 사랑을 준 사람들이
언젠가는 눈에 보이지 않게 된 뒤에도,
우리가 받은 사랑은
우리 가슴속에 여전히 흐르고 있다.
조카를 포함해 모든 어린이가
따스한 사랑 속에서 자라나기를 바라며,
누구나 자기 자신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이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