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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Sep 17. 2021

River Boy의 울림

이런 글읕 써보고 싶다

    리버보이(River Boy)     

저자 : 팀 보울러 지음

      1997년 해리포터와 함께 영국 카네기 메달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해리포터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메달을 수상함.


  열다섯 살 수영을 좋아하고 잘하는 소녀 제스는 부모님과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제스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는데 자신을 지켜보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심장에 문제가 생겨서 쓰러진다. 제스의 할아버지는 아픈 몸을 끌고 자신이 자란 고향으로 가고 싶어 한다.

  할아버지는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였다. 그는 손녀에게는 따스했고 그림의 영감을 손녀 제스로부터 받았다. 둘은 서로 통하는 면이 많았고 관계가 특별했으나 자신의 아들에게는 무뚝뚝하고 사랑을 표현하지 않았다. 부모님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는 고향 방문을 고집스러울 만큼 원했다.


  할아버지의 고향은 큰 강물이 흐르고 나무숲으로 둘러싸인 시골이었다. 15살에 부모님과 가족을 잃고 도시로 나온 뒤로는 한 번도 고향을 찾지 않았던 그가 병환 중에 그렸던 미완성인 그림을 자신의 고향에서 완성하길 원했다. 그 미완성 작품 명은 리버 보이라고 엄마가 제스에게 귀띔으로 말해 주었다. 그림 속에는 강물이 힘차게 흘렀지만 리버보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몸과 손에 기력이 다 빠져나가 붓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약해졌다. 제스는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매일 쇠약해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너무 슬프고 괴로웠다. 녀는 강가에서 수영을 하며 슬픔을 떨쳐버리곤 했다.  숲 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


  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그림을 완성하고 싶은 간절함을 읽은 손녀 제스는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손을 빌어 그림을 완성시키라고 한다. 결국 할아버지와 제스는 오랜 시간 동안 그림을 완성하지만 할아버지는 기진맥진해져 자리에 눕게 된다. 남아있던 힘과 삶의 희망을 그림에 온통 쏟아부은 것이다. 제스는 완성 작품에서도 리버보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어렸을 때 친구를 통해서 그림 안에 할아버지의 15살의 모습인 리버보이의 얼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15살의 리버보이는 자신이 사랑한 강가에서 수영을 하며 강 끝에 바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강물이 흘러 흘러 바다를 만난다는 것을 보며 미래에 대한 꿈을 가졌을 것이다. 강에 시작점은 작은 물줄기지만 물이 모아져 강으로 흘러가고 먼 길 여행 끝에 바다를 만난다는 것을 말이다. 부모님과 가족들을 잃었던 곳을 떠나 온 그의 아픈 기억 속에서 그는 늘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했을 것이고 다시 삶의 마무리를 위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손녀 제스와 이별여행을 고향으로 선택한 것이다. 그 이유는 유난히 자신을 의지했던 손녀에게 자신은 떠나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강물처럼 흘러가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리버보이의 존재였던 할아버지는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아들하고 화해를 하며 숨을 거둔다.


  밤마다 고요 속에 들려오던 강물 소리, 아침이 되면 찬란한 햇살과 새들의 지저귐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가의 글에서 나의 유년시절 ‘산 아래의 집’이 겹쳐졌다.

  얼마나 소박하고 아름다웠던가? 남들이 보기엔 초라한 집이었지만 행복을 선물로 주었던 그곳에서의 삶은 선명하게 내 마음과 머릿속에 남아있다.

  팀 보울러의 리버보이의 글을 읽으며 내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그 기억과 느낌을 글로 써보고 싶은 강한 울림이 내 안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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