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은 도전기의 첫 글을 쓴 날은 9월 7일이다. 막 시작한 영어공부에 대한 도전기를 브런치에 올린 글이 프로젝트를 만나게 되면서시간이 아쉬울정도로 빨리 지났다. 이 글은 마치 완성되지않은 그림을 전시관에 걸어 놓은 것처럼 부족한 점이 많다.
나의 영어실력은 케냐에서 꽤 많은 세월을 살아가는 사람치고는 부끄러울 정도이다. 그런 내가 몇 주 동안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해서 귀가 튀였거나 말이 술술 나오는 것은 아니다.
2022년 브런치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도전에 대한 열망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큰 수확이다. 나의 부족한 영어 실력을 인정하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손을 잡아주는 이들을만나게 된다. 그래서 움츠렸던 어깨를 펼 수 있었고 강의와 성경공부를 인도하게 되었다.
나이로비 대학 여대생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동양인 아줌마의 형편없는영어에 귀를 기울여 주었고 화요일 아침, 1시간 30분씩 시간을 내어준 베티와 나보다 한참 어린 J와 Y의웰컴이 있었기에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오십 둘에 시작한 도전의끝이 언제가 될지알 수는 없지만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기대와 소원했던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생뚱맞은 도전기 2화(훗날, 후회하지 않으려면)에서 영어만 잘하면 혼자서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글을 썼다. 그 꿈이 먼 훗날이 아닌 5주 만에 이루어졌다. 신은 나에게 기회라는 선물을 주었고 나는 그것을 감사하게 넙죽 받았다고나 할까. 가슴이 설렘으로 가득 차올랐다.
결혼 생활 21년 차가 되어가는 나는 케냐에서 처음으로 남편과 아이들 없이 케리어 하나와 노트북만 들고 여행을 떠났다. 케냐의 인도양 부근에 있는 와타무라는 바닷가로.
와타무는 아랍,인도,이태리,현주민이 거주한다. 특별히 여행객은 유럽인들이 많다.
나이로비를 떠나는 순간부터 늘 함께했던 가족은 잠시 마음 한쪽에 접어 두기로 했다. 이타적인 마음과 생각과 삶 또한 살짝 내려놓았다.
헤밍웨이와 그의 아내가 머물며 노인과 바다라는 책을 썼다는 호텔에서 3박 4일간의 시간을 가졌다.
한참이나 그리고 오랫동안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해가 뜨고 지고 썰물과 밀물이 교차하고 저 멀리에는 여행객을 태운 배들이 한가롭게 지나갔다. 비릿한 바람이 코코넛 나무 잎사귀를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헤밍웨이 호텔에서 헤밍웨이처럼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