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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카페에서

두 번째 파친코

by Habari Oct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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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가 어두운 카페는 막 문을 열어서 그런지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케냐 카페에서 샹송이 흘러나오니 조금은 의아했으나 이내 카페 안에 책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 벽에는 색체가 화려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창가 쪽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방 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어 사진을 찍어본다. 카운트 앞 놓여있는 키 은 의자에는 30대 전후의 남자분이 앉아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내 귀를 의심하며 그를 쳐다보자 다시 한번 정확한 발음이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존이라고 소개하그는 케냐 작가인데 몇 해전에 한국에서 열렸던 스토링텔링이라는 행사에 초대를 받았다고 한다. 존은 서울과 경주와 광주의 도시를 기억했다. 나는 아마추어 작가라고 존에게 소개했다. 그것도 당당하게 말이다. 존이 작가들의 모임이 있을 때 나를 초대하고 싶다며 전화번호를 건 내주

 잠시 망설여졌다. 늘 내 발목을 잡는 그 영어라는 놈 때문에 나는 뻘쭘하게 말을  꺼냈다.

  “고맙기는 한데 내가 영어를 못해서 문제야.”

  “그것은 문제가 안됩니다. 스왈리어를 할 줄 알 괜찮습니다.”

  존에게서 연락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나 스스로를 작가로 소개했다는 자체가 뿌듯했다.  

북 카페에 전시된 사진

  시스터들이 커다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J가 준비해 온 것은 파친고 책 중 한 부분이다. 그녀는  내용이 뒤로 갈수록 읽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빨리 마무리했다 한다. 오늘 우리가 공부한 내용은 파친코 p184~p187이다.

  경희와 선자는 김치를 사겠다는 한국 남자분의 식당을 찾아가게 된다. 도착한 식당에서 형님 경희와 동서인 선자는 잠시 실랑이를 한다. 경희는 극보수적인 남편인 요셉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렸다. 조심성이 많은 경희는 끝내 처음 찾아간 식당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선자를 기다리는 것을 선택한다.(p184)     

*ajar:살짝 열려 있다, despite:불구하고, reasonably:상당히, skeptical:회의적,

coming along:따라가던, patting:두드리다, calmly:조용하게, reliable: 신뢰, 안정감

stared:빤히 쳐다보다, occurred to :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선자가 들어간 식당은 부산의 우동 가게보다 5배나 큰 곳이었다. 식당 안에는 쾌쾌하게 묵은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고기  냄새와 담배 새가  뒤섞여 그녀의 목구멍에 스쳤다. 부엌에는 십 대 소년이 러닝셔츠만 고 맥주잔을 닦고 있었다. 그는 잔을 부딪치며 설거지를 하고 있었기에 선자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온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선자의 눈에 김창호는  보이지 않았다. 선자는 그와 시간 약속을 잡지 않고  식당에 온 것이다. 결국 소년이 선자를 알아본다. 선자가 김창호 씨가 김치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며 말하자 소년은  부르러 나간다.

  이른 아침이라서 식당 앞을 지나가가는 사람들은 없었고 약국도 문을 열지 않았다.

  경희는 여전히 밖에서 모세를 돌보고 있었다. 선자는 김창호를 기다리며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벌써 김치를 팔았을 텐데 라는 아쉬운 마음과 이곳에서 김치를 팔 수 있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밖에서 식당으로 들어온 김창호는 선자를 반갑게 맞아 다. 또한 그는 벙어리처럼 말이 없는 아름다운 여자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녀는 바로 경희였다. (p185~p187)     

*lingering smells: 오래된 냄새, throat: 목구멍 또는 목감기, sharp profile:옆모습,

concentrated:집중, specified:특정하다, susceptible:느끼기 쉬운, trouble:힘들게 하다,

exhausted:피곤, faded:낡은, come by :들리다, grinned: 이를 드러내고 웃다, relief:안도,

toothless granny:이가 없다, dashed:밀치고 나가다, brow:이마, passersby:지나가는 사람,

enthusiasm:열정적, briskly:활기차게, little startled:놀랐다, nervous mute:긴장한 벙어리,

merchants:상인, numerous occasions:수많은 상황, incapable:할 수 없다, before getting:오기 전에     


  기침으로 목이 불편한 J는 돈을 받고 일하는 과외선생님처럼 열심히 수업을 인도해 주었다. Y는 역시 많은 단어를 알고 있었다. 나는 파친코를 쓴 이미진 씨의 글의 섬세함과 관찰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주문한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는 맛이 좋았다. 카푸치노 위에 올려진 우유 거품이 생크림처럼 보였다. 음식은 팔지 않고 음료만 판매되는 북카페에 어떤 사람들이 들락거릴까 궁금했다.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존은 한참 전에 카페를 떠났다.

  1940년 오사카에서 김치를 만들었던 선자 그리고 2022년 나는 케냐에서 김치를 담근다. 선자의 김치는 어떤 맛이었을까? 김치 안에 젓갈과 고춧가루, 마늘, 생강 그리고 대파가 들어갔을까? 나의 김치 한국 액젓이 아닌 태국의 피시소스와 사과, 양파, 파프리카, 무, 마늘과 생강을 모두 갈아 넣는다. 고명으로 대파 대신에 릭이라는 서양의 파와 당근을 준비한다. 오사카에서 선자가 만든 김치는 살기 위한 생존 요리였다 면 나는 가족을 위해 그리고 취미 삼아 김치를 담근다. 그러나 이유가 어떠하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인은 김치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북 카페의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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