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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Jan 14. 2023

바닷냄새

차 한잔 값

바닷냄새가 가득한 딜리버리 박스가 

24시간 만에 나이로비로 상경했다

커다란 G4S차량이 배달 중에 고장이 나서

박스 위에 생선이라고 쓴 것만 작은 차로 이동시켰다는데

해가져 어둑어둑한 시간에도 

도무 연락이 안 온다

저녁에는 G4S회사는 딜리버리를 안 하는 게 원칙이란다


해안가에서 물건을 보낸 이와 나이로비에서 기다리는 이는 맘을 졸인다

몸바사 생선 사장님의 다그침과 애끓는 마음이 배달회사에 닿았는지  

 9시가 되어서야 소형 G4S차가

비탈길을 어그적거리며 올라온다 

차례씩이나 포장을 한 박스를 열었다

냉동되었다가 녹아버린 오징어와 조기가 비릿한 바다냄새를 흠뻑 쏟아낸다


떠나는 차 안으로 

케냐티 한잔씩 드시라

작은 돈을 사람들의 손에 쥐어준다

컴컴한 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검은 얼굴을 보니

저녁 내내 긴장하던 마음이

눈 녹듯이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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