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bari May 18. 2023

내재되어 있는 에너지

목표와 성취감

2주 전에 글모임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리 다님이 모임을 인도했다. 그녀는 전문가답게 그림을 통해 자아를 볼 수 있도록 능숙하게 멤버들을 도왔다. 그녀를 포함한 여섯 명은 거의 3시간 30분 동안 흥미진진한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그림은 현재든 미래든 떠오르는 집을 그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나무를 그렸고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여자와 남자 중에 먼저 그리고 싶은 사람을 그렸다.

미미 씨가 그림을 통해 심리를 파악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기한 것은 100프로는 아니지만  80프로 이상은 꽤나 신뢰감이 생겼다. 그녀의 심리는 대체로 안정적이다. 집에는 커다란 굴뚝을 그렸는데 모락모락 연기까지 피어올랐다. 이 의미는 가정에서 비교적 안정감을 누린다고 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무는 커다랗고 튼튼하게 그렸는데 숲 속 한가운데 우뚝 서 다. 이것은 독립심과 생활력강한 사람이라고 한다. 잎사귀는 하늘을 향해 그렸는데 성취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한다. 미미 씨는 이 부분이 조금 의아스러웠지만 그런가도 싶다 순간, 오만가지 일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졸업을 하면 고향을 떠나 서울로 상경하리라 다짐을 한 미미 씨는 결국 서울에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신학교를 다니는 4년 내내, 주말에는 교회에서 파트사역을 하면서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했다.

안산의 롯데마트에서 막 출시된 유기농 콩나물을 홍보판매를 할 때는 식품매장에 들어온 콩나물을 순식각에 팔아서 이익을 많이 남겼고 춘천의 명동거리에서는 E브랜드 매장의 세일품이던 옷을 부리나케 팔아서 사장님이 창고에 쌓아두었던 재고품까지 꺼내왔다. 그 물건까지도 싹 다 팔다 보니 보너스와 선물까지 받았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미미 씨의 가장 큰 장점은 가진 능력은 별로 없지만 그녀에게 맡겨진 일은 성실과 책임을 다하는 편이라서 성과를 낸다.


한국에서 사역자로 일할 때는 연말이면 새해 1년 계획을 세우고 팀원들을 독려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월말에는 다음 달 일정을 위해 점검하거나 주중 회의 때는 세부적인 일들을 나누었다. 그 일들을  함께 이루어 가면서 희열과 환희 즉 성취감을 얻곤 했었는데 제일 재미있게 일하던 것은 해마다 한 번씩 해외로 선교여행을 떠나는 일이었다. 그 일을 위해서 재정 준비로 일일찻집을 준비하고 선교사님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역을 조율해 가는 것은 참으로 신났다. 그런 미미 씨가 케냐에 오고부터는 성취감을 거의 맛보는 일이 없었다. 이곳에서는 역동성과는 거리가 먼, 소극적인 삶을 살다 보니  자존감이 떨어지무능력하다는 생각에 미치곤 했다.


미미 씨는 그림을 통해서 그녀의 내면에 성취감이라는 감정이, 여전히 작은 불씨로 아 있음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별히 그녀레스토랑과 카페를 방문하기라도 하면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피며 한 달 월세를 그녀 스스로 계산한다. 선교활동을 하는 사람이 왜 자꾸 런 생각을 하는가 싶지만 그녀 안에 비즈니스에 대한 어떤 열망이 있는지 모르겠다.



맥클레랜드(D. McClelland)는 성취 욕구가 강한 사람은 목표 설정을 중요시하고 모험성을 중시해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경향성을 띠게 된다고 한다. 그는 높은 성취동기의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나 사회가 빠른 성장을 보이게 되며, 성취동기가 높은 사람은 훌륭한 경영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출처 네이버


요즈음 미미 씨는 사역에 깊숙이 발을 들여놓으면서 성취감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미미 씨가 회의시간에 생각과 의견을 나누면 헤즈본형제가 그녀의 사역경험을 유심히 듣고 있다가 그의 사역에 적용하는 모습을 볼 때면 무척이나 뿌듯하다. 또한 미미 씨는 자매들과 2주에 한 번씩 주제토론의 시간을 갖는다. 주제는 그리스도인의 결혼관이다. 토론 시간에 한국과 케냐의 문화 그리고 케냐 안에서도 부족 간의 다른 문화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미미 씨가 무엇보다 가장 성취감을 누리고 싶은  부분은 글쓰기이다.

2023년에 벌써 세 군데의 에세이 공모전에 글을 응모했지만 결과는 없었다. 그나마 브런치에 빛을 보지 못한 글을 발행하고 나니 낙심되었던 마음이 가벼워진다. 

미미 씨는 그녀 안에 틀거리는 성취감을 좋은 방향으로 표출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 결과가 때론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목표를 향해 도전하며 살아간다 것 자체가 큰 기쁨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미 씨의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