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은 한 단체에서 장으로 봉사하며
재정과 마음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그곳에서 그녀의 이름과 얼굴을
마주 대한 것은 처음이었다.
외모만큼 매너가 깔끔한 R은
본인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에게
예의를 갖추고 존댓말을 쓰는 모습이
꼰대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녀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단체를 위해서 애를 썼다.
R과 단체 일 때문에 연락을 주고받다가
그녀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다음 해부터 다른 단체에서 봉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지인을 통해 전해 들었기에
감사와 응원을 위한 인사였다.
그녀가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고 한다.
R에게 마음을 단단히 먹고
조금은 뻔뻔하면 안 되겠냐고 말하자
본인은 뻔뻔하지 못하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고 했다
전화기 너머로 R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심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상처를 받지 않길 바란다는 나의 말이
그녀에게 얼마나 위로가 될까 싶었지만
안쓰러움에 가슴이 뭉클하다.
좋은 뜻으로 봉사를 하고 싶었던 곳
윤리라는 잣대가
피해 가기는 힘들겠으나
지나 친 파헤침은
그 또한 정의로움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