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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Feb 14. 2023

고백

마음의 빗장을 열다

손님으로 온 두 아이 중에

한 아이는

유독 가족에게

무관심하다

부모님에 대해서

형제들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것이

무정하다 싶었다


 아이들이 기숙사로 들어가던  

점심을 먹기 위해서

 일식집에 들렀다

7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이들은

 군대 이야기를 남편에게 물어왔다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며

차근차근 남편이 설명했지만

아이가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아빠하고 군대 이야기를

종종 하냐고 묻자

아이는 조그마 난 목소리로 

제가 어렸을 때 아빠가

자주 매를 드셨어요

나중에 아빠가 용서를 구하셨지만 

아빠 하고는 필요한 말만 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잘 비빈 회덮밥을

입안으로 넣으려는 찰나

아이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목이 매였다

아이 바로 앞에 앉아있나는

흔들리는 눈빛을 감추기 위해서

얼른 을 삼키고는

미소국으로 눈을 떨구고 말았


왜소하고 말수가 적은 아이는 

우리 집 거실에 앉아서

오래도록 그림을 그렸었

세 번째 만남, 마지막 날 식사시간

마음의 빗장을 열어준

 아이의 깊은 상처가

아물어서 새살이 돋길 

두 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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