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기도편지를 쓰는 날은 2023년 12월 19일(화)입니다. 성탄절이 지나지 않았는데 2024년 새해를 생각하며 편지를 쓴다는 것이 낯설기만 합니다. 동네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던 큰 노랫소리는 오늘따라 유난히 조용하다 못해 한산하기까지 합니다.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가족명절 같은 성탄절 연휴로 고향을 방문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케냐쇼핑몰에서는 찬송가를 자주 틀어주니, 성탄절 분위기를 느끼려면 마트라도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편지는 2023년 한 해를 뒤돌아보고 다가 올 새해 사역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한 해 동안 동역자님들은 영육 간에 강건하셨는지요? 저희 가족은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한 사람, 헤즈본 형제
저희의 동역자인 헤즈본 협동간사는 데이스타 대학교 경영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수업은 거의 온라인으로 하다 보니 사역하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헤즈본 간사는 센터에서 4명의 형제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성실한 삶의 모습으로 지체들에게 영향력을 주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고아원에서 자란 헤스본은 이곳에서 독일선교사님을 만나게 됩니다. 선교사님은 고아원에서 지내는 남학생들 7명을 학교로 보내기 위해서 경제적인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거의 모든 학생들이 공부를 포기해 버렸지만 헤즈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한 형제를 통해서 헤즈본과 저희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헤스본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며 성실하고 정직한 청년으로 성장하였습니다. 헤즈본이라는 충성스러운 한 사람이 성장하기까지 하나님께서는 쉬지 않으시고 사람을 통해 역사하셨습니다. 앞으로 헤즈본의 미래를 인도해 가실 하나님의 선하심이 기대가 됩니다.
센터의 유용성
코로나 팬데믹 전에 센터는 매주 금요채플과 TTS훈련, 수련회 장소와 형제 공동체로 사용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는 센터에서 주일예배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많은 학생들이 센터에서 거의 생활을 하다시피 합니다. 금요채플은 나이로비대학 4개의 학교의 학생들이 참석을 합니다. 센터에서 가까운 상경대와 농대의 학생들은 걸어서 오고 메인캠퍼스와 교육대 학생들은 한번 또는 두 번의 버스를 타고 옵니다. 매주 30명의 학생들이 금요채플에 참석하는데 대부분은 토요일 아침부터 디모데훈련학교(TTS)에 참석을 합니다. TTS 졸업생 선배들은 식사를 준비하며 훈련생들을 돕고 있습니다. 훈련이 끝난 후에도 학생들은 캠퍼스로 돌아가지 않고 센터에 머물면서 주일예배를 준비합니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점식식사를 한 후에 각자의 학교로 돌아갑니다. 2박 3일 동안 센터는 학생들의 이야기와 웃음소리와 찬양을 연습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케냐는 딱히 문화시설을 누릴 만한 곳이 없습니다. 물론 큰 쇼핑몰에는 영화관과 볼링장이 있기는 하지만 현지 학생들의 하루 세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가격이다 보니 갈 엄두를 못 냅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센터에서 지내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센터가 젊은이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센터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을 무료로 제공해 주신 사이먼 이사 부모님께 (케냐 현지인)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센터와 선교사 숙소의 땅 600평은 15년 동안 무료로 사용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도시 인근에 있는 센터가 사역에 유용하게 사용되길 원합니다.
2023년 전반기 사역
매주 4개의 대학에서 소그룹 성경공부가 있었습니다. 11개의 소그룹에서 66명의 학생들이 양육을 받았습니다. 그중에 훈련에 대한 열망이 있는 학생들은 TTS 훈련을 받게 됩니다. 훈련은 3학기 동안 진행되는데, 처음 시작은 많은 학생들이 도전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중간에 포기하기도 합니다.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성경시험을 필수로 통과해야 하고 과제가 꽤나 많습니다. 대부분 TTS 훈련을 받는 학생들은 리더들입니다.
부활절 기간 동안 TTS 수련회가 4박 5일 동안 있었습니다. 주제는 기독교 리더십이었고 14명의 리더 학생들이 참석했습니다. 4월 19일에는 학생들이 성 베네딕 아동센터(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하였습니다. 헤즈본형제가 자란 고아원에서 JDM대학생들이 예배하고 교제하며 식사를 준비하며 선물을 증정하였습니다.
6월 1일은 센터에서 가족의 날을 가졌습니다. 4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예배하였고, 전반기 TTS 졸업식을 갖었는데 헤즈본 형제가 졸업을 하였습니다. 또한 전반기 사역을 마무리하며 비전트립으로 리더 학생의 고향을 방문해서 마을전도를 하며 위로와 격려의 시간을 갖었습니다.